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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2 / 02
코이카어린이집
       

코이카어린이집
 
오즈앤엔즈 건축사사무소 + 조인건축사사무소
 
Reviewer A
곡선의 매스 덕분에 보육실을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이 눈에 띈다. 내부에서 초기 설계 의도와 달라진 점이 아쉽지만 일반 어린이집과 비교해 진일보한 평면 구성이다.
Reviewer B
말발굽 모양의 형태로 내・외부 공간을 서로 엮는 모습이 참신하다. 아이들이 열린 공간에서 자연을 보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새로운 보육의 풍경
 
권형표(바우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직장 어린이집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영유아 보육시설을 지칭한다. 시설의 유형이 다양하여 회사 안의 한 부분이나 근거리에 있기도 하고, 규모가 큰 경우 다소 원거리에 위치한 사례도 적지않다. 실질적인 운영은 전문 보육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운영주체는 어린이집의 실질적인 사용, 관리, 보육자의 자격으로 어린이집 내부공간 계획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것은 직장 어린이집은 지금까지의 보육시설(국공립 또는 사설 보육시설)과 달리 어린이집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영유아의 부모가 설계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육시설 대부분이 부모의 요구나 이해관계가 배제된 채 계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직장 어린이집은 새로운 조건에서 계획되는 보육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어린이집 앞에 놓인 ‘직장’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특정 회사 또는 브랜드의 가치나 사회적 역할이 건축을 위한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런 측면에서 코이카어린이집은 공모전의 기획과 당선안의 선정, 선정 이후 진행된 실질적인 운영 방법과 구체적인 내부공간 계획과정 전반에 걸쳐 부모들(사내 TF팀)과의 실질적인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건축가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운영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는 하였으나, 보육 프로그램까지 TF팀과 함께 협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영유아 보육공간이 건축이라는 물리적 실체의 구축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영유아를 돌보고 함께 놀이하며 교육하는 구체적인 풍경을 그려보는 협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다. 
코이카어린이집은 벽돌과 목재를 이용하여 형태나 마감을 최소한의 어휘로 정리했다. 거대하고 중성적이며 무표정한 연수동을 마주하고 있고, 이곳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연수생을 위한 산책로와 정원, 운동시설 속에서 어린이집은 일면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존재한다. 연수동을 우회하여 주차장과 농구장을 거쳐서 건물을 길게 바라보며 진입하는 과정은 이런 느낌을 더욱 증폭한다. 연수동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건축가의 고민은 연수동을 마주한 목재루버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런 표피적인 접근이 스케일의 불균형, 프로그램의 간섭이라는 작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연수동과 어린이집 사이 공간에 필요한 건축적 배려, 요컨대 식재나 지형을 이용해 랜드스케이프를 다루는 적극적인 시도가 아쉬운 순간이고, 방문했던 날 마주했던 연수생을 위한 커다란 배구장의 높은 네트에 매달리며 노는 어린이들이 이런 생각을 거들었던 탓이기도 하다. 어쩌면 중정으로만 한정했던 직장과 어린이집의 관계, 정확히는 직장 어린이집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에 대한 건축적인 고민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건물은 1층과 2층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면서 순환하는 복도공간이 중정을 향하여 열려 있는 공간 구조다. 이 복도의 바깥으로 보육실이 있고 보육실의 슬라이딩 도어가 열릴 때 몇몇 기능적인 방을 제외한 전체 공간이 하나로 연결된다. 전체 공간이 중정을 두고 시각적인 소통이 가능한 구조다. 이를 두고 건축가는 ‘안전하고 자유로운’이라고 표현했다. 예를 들어 1층 유희실에서 노는 영유아들을 2층에 있는 교사가 볼 수 있으며, 특정 시간에 전체 보육실을 동시에 열어 선형적으로 연결된 전체 공간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의 구조를 가졌다. ‘안전하고 자유로운’이라는 건축적인 전략은 주어의 부재에서 오는 아쉬움을 동반한다. 자유로움이 안전에 대한 긴장을 동반해야 하고, 안전함은 일정한 통제 안에서 가능한 심리적 상황이라고 전제할 때 이런 의도가 공간을 한정하고자 한 것인지, 이 공간을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를 의미하고 있는지가 모호하다. 다행히도 이런 의문과는 별개로 중정을 위요하며 순환하는 복도를 오고가는 경험을 통해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개념이 흥미로운 풍경들로 드러나고 있다. 리듬감 있게 열리고 닫히며 중정을 거쳐 반대편 공간을 마주하는 개구부가 그것이다. 이 조리개를 통해서 중정과 내부공간의 아이들이 중첩되기도 하면서 내부의 연속적인 공간이 개별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어린이집 전체를 깊이 있는 풍경으로 만드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선형적으로 순환하는 복도공간과 중정이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놀이와 돌봄, 교육이라는 새로운 보육의 풍경을 제공하는 순간이다.
 
권형표는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디지털공간연구소 C SIDE의 선임연구원을 지내며 다양한 디자인 실험을 진행했으며, 김이건축과 현대종합설계에서 건축실무를 경험했다. 2009년 바우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여 현재 김순주와 함께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 파티오하우스, 양평 파빌리온 등이 있다.
 
 
 
 
 
건물이 놀이공간이 되다

남정민(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코이카 어린이집은 한국국제협력단 단지 내 비교적 넓고 여유 있는 자투리땅에 자리 잡고 있다. 넓은 버스주차장을 지나서야 나오는 단지의 후미진 곳으로, 주변에 대한 고려 없이 세워진 무표정한 연수동 건물과 대왕판교로 쪽의 시선을 막는 것이 유일한 목적으로 보이는 빽빽한 숲 사이에 위치한다. 건축가가 어린이집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물리적 환경이나 풍경을 존중하여 계획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도 이런 여건 때문에 주변의 풍경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어린이집 한가운데 중정을 두고 건물이 그 주변을 두르도록 만들어 내부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자 했을 것이다.
건물은 촘촘하게 마무리된 나무루버와 벽돌로 마감되었는데, 외부로부터 내부의 어린이 공간을 보호하듯 묵직하게 서 있다. 벽돌 틈새로 보이는 외부로 나 있는 창들은 크기가 다양하고 개수가 적지 않지만, 주의 깊게 고려된 크기와 위치 덕분에 밖에서 안으로 시선이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이는 어린이집에 인접한 산책로를 거닐지도 모를 낯선 외부인의 시선을 방어한다. 반면에 방문객이 주 출입구 쪽으로 가까이 접근함에 따라 전면부의 ‘브릿지 도서관’ 아래 필로티 부분에서부터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내부의 중정으로 시선이 점진적으로 열리면서 접근하는 사람을 향해 건물이 활짝 열리는 모양새로 방문객을 밝게 맞이한다.
필로티를 거쳐 내부로 들어가면 외부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밝고 환한 실내가 펼쳐진다. 중정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을 통해 실내 어디에서나 중정과 건너편의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고, 내부는 햇빛이 가득하여 밝은 실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는 중정의 놀이터뿐 아니라 하늘이 더 많이 보이는 그야말로 내부는 중정과 하늘로 활짝 열린 공간이다. 중정을 향한 창들은 교사에게도 어린이들을 관찰하고 보살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실내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동선과 시선이 입체적으로 연속되고 연결되는 내부공간이다. 어린이들이 1, 2층을 오가며 실내의 연속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여 놀 수 있게 계획되었고, 두개 층 높이로 시원하게 뚫린 진입부의 실내 유희실은 연속된 놀이활동의 결점이 되어 건물을 관통하는 놀이경험의 정점이 된다. 1층에서 완만한 지형의 단차를 활용한 실내 경사면 또한 높은 벽 없이 공간을 분할하면서도 접근이 쉽도록 연결하여 건물 내부의 공간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기존의 어린이집들이 관리상 편의를 우선시하여 복도에 방들을 일렬로 배열하고 층층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보육실 안에 어린이들이 얌전히 있도록 가두어 두었다면, 코이카어린이집은 어린이의 활동을 장려하여 건물이 하나의 커다란 연속된 동선을 가진 놀이터가 되도록 구성하였다. 어린이들이 건물 전체를 아우르며 최대한 뛰어놀 수 있도록 계획함으로써 획일적인 평면의 아파트 공간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새로운 공간적 경험과 자극을 준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 계획안에 비해 소극적으로 구현된 보육실의 가변적 구획의 경우, 의도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실제 어린이집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중정을 둘러싼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공간 구성과 동선 및 개구부 계획은 형태와 공간 구성 사이에 이질감이 없도록 하나로 통합해내는 건축가의 역량과 건축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부분적이지만 운영 방식에 따라 유희실과 보육실의 영역이 허물어지며 유치원 건물을 통째로 하나의 연속된 커다란 놀이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은 교육 및 보육 공간에 대한 건축적 해결책을 제시한 적극적 노력으로 높이 살 만하다.

남정민은 연세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OMA, 케네디 앤 비올리치 아키텍츠, 모쉐 사프디 어소시에이츠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 서울에서 OA:Lab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꽃+유치원으로 2015년 AIA 국제지역디자인 시상식에서 명예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설계: 오즈앤엔즈 건축사사무소(최혜진) + 조인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추민정(조인건축사사무소) 위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대왕판교로 825 용도: 노유자시설 대지면적: 50,450m2 건축면적: 315.8m2 연면적: 499.4m2 건폐율: 15.15% 용적률: 48.18% 규모: 지상 2층 주차: 3대 높이: 6.6m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점토벽돌, IPE루버, 노출콘크리트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 자작나무합판 구조설계: 터구조 기계・전기설계: ㈜수양엔지니어링 시공: 강산종합건설 주식회사 설계기간: 2014. 5.~9.  시공기간: 2014. 12.~2015. 8. 공사비: 약 11억 5천만 원 건축주: 한국국제협력단
 
자료제공 오즈앤엔즈 건축사사무소 ㅣ 사진 신경섭 


 
최혜진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도시건축 전문사 과정을 수학했다. 건축사사무소 O.C.A.와 아뜰리에 장누벨,제이이즈워킹에서 건축, 인테리어 실무를 익힌 후 2012년 오즈앤엔즈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도시, 건축, 인테리어의 경계에서 유연한 디자인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목동보건지소, 원신흥동성당 등이 있다.

 
 
tag.  건축 , 건축사진 , 도면 , 공간 , Architect , 유치원
       
월간SPACE 2016년 1월호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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