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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9 / 05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주)제이유건축사사무소
 
 
박제유는 (주)제이유건축사사무소 대표이며 미국 HOK사, 정림건축, 무영건축에 몸담았다.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고 UC 버클리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 2017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 운영위원장, 대한민국 APEC 등록건축사위원, 척수장애인협회 문화예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남산국악당(건축문화대상, 아천건축상 수상), 아리수 홍보관(서울시 건축상 수상), 국립국악원 연희풍류극장, 웅진백제 역사관 등이 있다.
 
A roof garden is planned on the housetop of the front mass. It shows the architect’s intention in solving the landscape by connecting the green road between the building and the forest.

 
지형에 안긴 건축

김홍일
(동국대학교 교수)
 
독립기념관 겨레의 탑 높이는 51m이다. 그 너머에는 거대한 한옥 형식인 겨레의 집이 있다. 그 거대함과 장대함을 보자니 우리 독립운동사를 화석화한 듯한 느낌이 든다. 문득 그저 양심 때문인지 우리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이름도 없는 그들이 떠오른다. 모든 것을 바쳐 조국 독립을 위해 애쓰시고 돌아가신 우당 이회영 선생과 그와 함께 했던 동료들이 이곳에 오신다면 좋아하실지 문득 궁금해진다. 독립기념관은 아직 살아계신 독립운동가들이 이제라도 자신의 활약상을 담은 자료를 보며 회상하고, 손자, 손녀와 손잡고 산책 나가듯 훌쩍 가서 이야기 들려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옛 동지들 생각이 나면 가끔 마당이라도 쓸 수 있는 곳, 언제라도 내키면 찾아가는 곳이어야 맞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공원, 깊은 곳에 던지듯 세워진 동상과 기념비,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변두리 미술관과 기념관은 이제 그만 만들어야 한다.
 
Taking an overall view, the building settles at the left end of a ridge that comes from Heukseongsan Mountain. It is clear that the architect put a lot of effort in finding a location that does not ruin the topographic meaning.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은 독립기념관의 기능 중 보조적인 것을 담당한다. 단체 관람객을 위한 컨벤션 홀, 그리고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무공간이다. 전시 기능인 주 건축을 도와주고 보좌하는 것이 겨레누리관의 임무다. 건물의 위치 역시 주축에서 빗겨나가 정문의 우측에 자리한다. 단체 관람객이 본 관람에 앞서 컨벤션 홀에 들러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독립기념관 전체 관람 동선을 고려하여 배치했다. 건물은 흑성산에서 내려오는 능선 중 좌측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이 풍수지리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배치를 찾고자 건축가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것은 서로 다른 높이의 등고선을 따라 하나의 매스를 길게 나누어 지형에 안기도록 한 접근법이다. 건물 정면을 보면, 맨 바깥 껍질에는 화강석의 가벽을 두르고, 그 뒤로 두 개의 매스를 겹쳐놓아 총 3개의 레이어가 지형의 높이 차이를 극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로와 가까운 쪽의 매스 지붕에는 옥상 조경을 계획하였는데, 이는 뒤편의 숲과도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건물로 차단될 뻔한 풍경을 디자인으로 극복하려는 건축가의 의도를 보여준다. 또한 교육센터와 강당 입구 사이에 형성된 중정에서는 뒤편의 매스를 띄워 건물의 배경이 되는 능선의 자연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 앞쪽으로는 계단식의 화계(花階)정원을 만들어 추후에 자연적 요소가 더해질 수 있게 공간을 마련했다. 답사를 갔을 때에는 아직 마무리가 덜 된 상태였으나, 곧 완성될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마치 능선의 숲 속 자연이 중정으로 폭포처럼 흘러 들어오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겨레누리관은 서쪽을 향하고 있다. 건축가는 쏟아지는 서향 빛에 대응하기 위해 벽돌로 스크린 벽을 쌓았다. 도로 전면의 화강석 가벽과 더불어 매스를 두른 이 벽돌벽은 자칫 답답한 성벽처럼 보일 건물의 표정을 건축적 파사드로 환원시키기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당초 가벽은 매스에서 툭툭 비어져 나온 공간과 연계되도록 계획되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단출하게 홀로 서 있는 벽이 됐다. 이로써 가벽은 조형상 꼭 필요한 요소로서 존재 이유를 가진다.

3개의 켜 사이에는 기능적인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으며, 필로티나 옥상정원과 같은 디자인적 요소로 건물과 자연을 연결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좀 더 적극적인 개입으로 전체 매스를 관통하여 자연과 공간이 연결되는 볼륨이 있었다면, 그 볼륨이 3개의 켜라는 경직성을 깨고 좀 더 유연하고 강한 연결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건축가는 겨례누리관이 보조 기능을 담당하는 건축으로 주 건축물에 비해 눈에 덜 띄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대신 건물과 지형이 조화를 이루는 데 가치를 뒀다.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는 검이불루(儉而不陋)와, 화려하나 사치하지 않는 화이불치(華而不侈)의 전통 정신에서 그는 건물의 성격을 검이불루 정신에 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용한 재료와 조형적 기교는 검소하나, 자연에 스미는 배치와 중정, 그리고 마당은 단순하지만 화려한 공간을 만든다. 즉 단순히 검이불루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화이불치란 사치함이 없는 화려함을 공간을 통하여 표현했다.
겨레누리관을 세계적인 수준의 완성도 높은 건축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필자는 그 이유를 건축가에게 돌릴 수가 없다. 아직까지 국내 현실에선 건축가의 자발적 희생이 있어야만 이 정도의 완성도를 겨우 달성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세부마감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 넉넉한 설계 기간, 시공 시 디자인 관리가 가능한 제도, 좀 더 여유 있는 공사비 등이 건축가에게 주어진다면 남은 30%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홍일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프랑스 파리 벨빌 건축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D.P.L.G.(프랑스국가공인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귀국하여 위드, 플랜비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했고, 2000년부터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At the front side of the building, there is a wall finished with granite stones. One can see the three layers of the building overcome the difference of height in the rough terrain.
 


몸과 기능의 관계


박준호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독립기념관은 1982년 ‘독립기념관 건립 발기대회’를 시작으로 전 국민의 동의를 얻고, 1987년 8월 15일 충청남도 천안시 목천읍에 개장한 3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독립기념관 부지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흑성산을 중심으로 진입부의 주차장까지 연결되는 인공적인 직선의 축을 따라 형성되어 실로 인간을 압도하는 넓고 긴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5년 독립기념관의 광활한 부지 한편에 준공된 겨레누리관은 독립기념관 진입부 주차장 우측 작은 언덕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을 멀리서 바라보면 몇 개의 회색의 켜(전벽돌)와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하얀색의 켜(화강석)가 보인다. 그 회색의 켜는 건물의 몸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서향의 강렬한 햇살을 막아주는 기능적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하얀색 켜는 건물의 외주부에서 도로와 건물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향이라는 주어진 문제의 해결이 계획의 주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진 것이 확실하게 읽혀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두 개의 회색 몸과 몸 사이에 간격을 두고 마당과 중정을 계획하여 몸과 기능의 관계를 극대화했다. 겨레누리관의 주재료는 전벽돌과 시멘트 벽돌, 화강석, 목재 등을 사용하여 모노톤의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건축가는 전통건축의 요소들 중에서 석축, 성벽, 담 등의 색상과 질감을 재료와 건물의 구성에 반영하고 있다.

건물의 주 용도는 컨벤션 홀을 포함한 업무시설이다. 건물의 배치는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고, 동서로는 경사지를 이용한 공간 활용이 보인다. 도로에 가까운 전면의 매스 상부는 잔디로 덮인 경사지로, 평면적인 내・외부의 경계를 흐린다. 또한 전후 면 매스의 유리 커튼월을 전벽돌로 다시 한 번 감싸 단면적인 내・외부의 경계를 흐린다. 다만 그 위에 장식처럼 뚫려 있는 개구부는 건축가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소 상반되는 요소들로 보여진다.

컨벤션 홀의 주 진입은 북측의 끝 지점에 있다. 주 진입의 위치는 기존의 독립기념관 동선과 연결되어야 하는 주어진 요건의 일부분으로 보인다. 전체 건물의 규모와는 맞지 않는 커다란 크기이나, 컨벤션 홀 이용객의 사용 빈도와 인원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입구의 정면에 ‘겨레누리관’ 현판이 회색 전벽돌 위에 하얀색으로 선명하게 붙어 있고, 그 지점을 지나면 마당에 진입하게 된다. 아마도 건축가는 이곳을 ‘마당’의 의미로 경험되기를 기대한 것 같다. 그리고 관람객은 거대한 화계의 벽과 마주하게 된다. 정면으로 보이는 계단식 조경과 상부로 지나가는 매스는 입체적인 깊이의 공간을 보여주고 있으나, 건물 전체의 구성에서는 어색한 모습으로 보인다. 마당으로 명명(命名)된 장소 또한 마당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정의되지 않은 빈 공간에 가깝다. 진입 방향 우측의 문으로 실내에 들어서면 컨벤션 홀이 있고 그곳을 지나 복도를 따라 가면 중앙의 직원용 출입구에 이른다. 직원용 출입구에서 엘리베이터 사이에 있는 중정은 다리처럼 연결된 통로를 중심으로 이형의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당초 하나의 중정으로 계획되었으나, 발주처의 요구에 의해 반으로 잘리고 그 기능과 효과는 삭제됐다.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중정은 두 개의 건물을 연결하는 전이적인 공간으로 주요한 역할을 맡는 장소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갇힌 외부를 보는 느낌이다.
발주처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부분과 건축가의 전문가적 이상은 부단히 상충되었을 것이라 상상된다. 아마도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심정으로 설계부터 완공까지의 과정을 인고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공공건물’의 현실을 다시 확인하는 부분이다. 우리의 건축이 한 단계 발전하는 초석은 공공건물의 완성도에 있다. 개인 소유의 건물은 사용자가 한정적이지만, 공공건물의 사용자는 무한대이기 때문이고, 건물의 규모는 일반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며, 건물이 자리 잡는 장소 또한 주요하거나 접근이 용이한 곳이기 때문이다.

건축을 학습하고 경험하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교훈적으로 암기하는 내용이 있다. 니콜라스 페브스너가 정의한 ‘건축(architecture)’과 ‘건물(building)’의 비교이다. ‘건물’은 기능적인 완성도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건축’은 미학적 완성도를 부여해야 하며 감동을 주어야만 한다. 건축가는 건물을 만들 것인지, 건축을 할 것인지의 갈림길 위에 서서 언제나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겨레누리관은 ‘보편 타당’한 건물이다. 건축설계에 정해진 공식이 있다면, 그 공식에 철저히 상응하는 건물이다. 건물의 배치가 그렇고, 단면적 공간 구성이 그렇고, 서향에 대응하는 방법이 그렇고, 재료의 사용 또한 그러하다. 시작의 단계에서 의도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설계에서 시공의 단계를 거치며 현실적인 상황과 관계 속에서 다듬어지고 잘려나가며 모난 곳이 없는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재료와 기술의 사용 또한 새롭거나 놀랍지 않다. 건물 전체에서 잘못된 부분도 없으나 그와 동시에 감동을 주지 못한다.
 
 
박준호는 뉴욕 공과대학과 프렛대학교 건축과, 프렛대학원 건축과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 레이먼드 에브라함, 레비우스 우드, 가말 엘 조비 등 페이퍼 건축가를 도우며 작업을 시작했고, 뉴욕 퍼킨스 이스트맨 아키텍츠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서울로 돌아와 정림건축과 공간건축에서 근무했고, 이후 EAST4를 설립,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한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스트락스 어쏘시에이트의 디자인 연구소 소장이자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다.
 
 
The main material of the Gyeorenuri Hall is whole brick and cement brick, granite and wood, giving off a monotone air of tranquility.
 
Passing through the entrance lobby, one emerges into the courtyard. It is probable that the architect intended that this place be experienced as a madang.
 
 

설계: (주)제이유건축사사무소(박제유)
설계담당: 정협, 이영철, 이승룡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삼방로 95 독립기념관 내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2,609,571㎡
건축면적: 2,233.74㎡
연면적: 4,421.28㎡
규모: 지상 4층
높이: 17.3m
건폐율: 0.89%
용적률: 1.1%
구조: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철골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화강석, 전벽돌,커튼월, 목재루버
내부마감: 친환경 수성페인트, 우드플로링, 자작나무 유공판, 로이복층유리, 목재루버
구조설계: (주)환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설계: (주)차림설계기술
전기설계: (주)서원엠이씨
시공: (주)금성백조건설
설계기간: 2013. 5. ~ 2014. 1.
시공기간: 2014. 7. ~ 2015. 9.
공사비: 108억 원
건축주: 독립기념관
자료제공 (주)제이유건축사사무소 | 사진 윤준환
 
 
 
tag.  건축 , 건축사진 , 건물 ,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 제이유건축 , 박제유 , 공공건축
       
월간SPACE 2016년 9월호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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