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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1 / 06
마당통하는집
       

마당통하는집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최홍종은 명지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홍익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대표작으로는 가회 한경헌(2014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준공부문 한옥대상 수상), 운중천 이웃집(2016 경기도 건축문화상 금상 수상) 등이 있다. 그는 20년에 걸친 실무기간 동안 도시설계, 주거단지, 주상복합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건축을 좀 더 쉽게 대하는 태도’에 주목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완성하고자 노력 중이다.

 

Ironically, the architect provided partially open gardens to the defensive community with a view to relieving a part closure of the complex.

 

소통의 공간을 찾아서
이윤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집으로부터의 시작_ 전통적으로 건축가의 건축언어는 초창기 소규모 주택설계에서 펼친 작은 시도를 통해 발전되고 점차 그만의 독특한 건축으로 확립되어간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경우도 투겐타트 저택(1930)을 통해서 바닥에서 천장까지 전면 유리창을 먼저 실험했다. 이후 창의 근대적인 기능과 개념을 유리 마천루 습작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다. 헤르조그 드 뫼롱의 경우에도 도미누스 와인하우스(1998) 그리고 이탈리아 타볼레에 지은 208m2 작은 규모의 스톤하우스(1988) 설계에서 형태를 절제하되 벽과 지붕, 창문과 같은 근원적인 건축 요소에서 출발하는 설계를 시도했다. 이후 재료의 본성과 잠재성에 주목하여 구축과 형태를 결합하는 그들만의 건축언어가 뚜렷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루이스 칸의 경우 주택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와 공간의 근원으로 모든 건축물의 시작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주택 설계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보호된 커뮤니티 안에서 열린 공간 짓기_ 2010년 이후에 급증한 단독주택 설계시장은 획일화된 아파트 주거문화에서 벗어나고자 한 기성세대의 수요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2000년 초반 이후 서울 근교에서 시작된 고급 주택단지 개발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집에 대한 비평에 앞서 먼저 이 프로젝트가 속한 주택단지의 형성 과정이 흥미로웠다. 남서울 컨트리클럽 내에 지난 30여 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어 있던 땅이 2000년 분당구청이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전원택지로 조성됐다. 이후 동호회 회원 중심의 ‘남서울 파크힐’이라는 명칭하에 LA의 베버리힐스와 같은 고급 단독주택단지를 표방하면서 250~450평 규모로 95개의 필지가 분양됐다. 이곳은 거주자를 위해서만 단지 입구의 차량 차단기가 열리는 ‘게이티드 커뮤니티’로, 특히 골프CC로의 최적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어 대다수의 주민이 레저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즉 건축가의 말을 인용하자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다소 폐쇄적인 방어 단지인데, 그럼에도 건축가는 아이러니하게 커뮤니티에 부분적으로 개방된 마당을 제공하여 단지의 폐쇄성을 일부 해소하고자 했다.


인지할 수 있는 외부 공간_ 마당통하는집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부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외부 공간의 배치에 맞추어 내부 공간이 기능적으로 배치됐는데, 특히 전면의 마당이 실내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루도록 배치됐다. 또한 1층의 동선계획은 세밀한 기능에 반응해 설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방과 이어진 다용도실에는 전용 출입구를 따로 두어 현관을 거치지 않더라도 야외 서비스 공간으로 나갈 수 있게 배려했다. 단차가 있는 야외 주차장과 마당 사이에는 개폐 가능한 낮은 철문과 동시에 마당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을 두었다.


방 구획하기_ 방은 구조체에 의해 한정되는 공간의 단위로, 이 집에서도 각각의 방들은 개별적인 직육면체의 형태를 구성하면서 외부적으로도 자신의 볼륨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북측 인접대지로 창을 만들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삽입한 2개의 선큰 중정은 자연스럽게 각 방들이 개별적으로 완결된 형태를 구성하게 만들었다. 건축가는 이 개별적인 방들을 일직선의 복도로 엮어내며 건물 전체의 형태를 완성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입면에서 드러나는 창문 프레임 분할은 다분히 관습적인 시스템 창호의 모듈을 따른 것이라 결국 평면에서 강조되는 각 방들의 공간적 완결성, 혹은 입면에 대한 건축가의 설계 의도를 읽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밝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어둠의 공간에 대한 배려와 세밀함이 결여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적절한 스케일’의 볼륨과 적정한 디테일로 인해 다소 일반화되어 있는 건축가의 구축 언어가 그만의 독특한 건축으로 발전되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이윤희는 캔사스주립대학교에서 건축 학사, 실내건축 학사를 취득하고,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에서 실무를 익힌 후 귀국하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에이디에스랩(ADSlab) 기반으로 건축물에 대한 리서치와 실무 건축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The interpretation of the mass and space, which meets with the street 8m to the east, has an excellent urban aspect.

The carport (a semi-open external space)

Internal spaces were arranged in a functional manner in line with the arrangement of external spaces that are particularly centred on ‘gardens’.

 


 

위상학으로의 극복과 도전
홍재승
(메조 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소장)

 

형태, 개체의 사유에서 관계와 구조의 사유로_ 이 집을 처음 대면했을 때 잘 정돈된 모더니즘 형식을 감지했다. 주변의 몇몇 위압적이고 폐쇄적인 대저택에 비해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라는 박스형 매스는 확연히 시선을 잡는다. 네 입면은 모두 상호 관계적이다. 열림과 닫힘, 하단과 상단의 명료한 재료 분리 등 단순함 속 연속적 공간의 흐름은 마치 빌라 사보아를 거니는 것과 같은 산책 미학이 있다. 필자는 곧 단순한 감상자에서 이 집의 거주자 입장으로 전환해 공간을 살피기 시작했다. 계획은 밀도 있게 구성됐고, 실들과 남동향의 정원은 합리적 배치로 안정적이었다. 만약 이런 합리적 조직 속에 ‘명명되지 않은 공간’이 녹아 있었으면, 필연이 아닌 우연적인 이벤트까지 포괄하는 삶도 덤으로 얻지 않았을까? 서양식 공간 구조를 갖춘 건축물을 전통건축과 비유함에서 오는 오류가 있겠지만, 99칸의 대저택에 있는 영역과 영역 사이의 모호한 비결정적 공간을, 나는 이 집에서 찾아보고 싶었다.


관통, 외부에 의한 내부로의 보이드 전략_ 도시적 측면에서 동측 8m 도로에 접한 매스와 공간 해석은 탁월하다. 남향에 면한 안채가 안정적이고 기능적인 데 반해 여기엔 조직화된 비움이 있다. 경사면을 따라 차례로 지하 주차장 출입구, 외부 주차, 현관, 부엌의 서비스 동선이 놓였다. 필로티로 들려진 전면 매스는 이름같이 ‘마당통하는집’으로서 모든 사적 공간을 공공화하며 다양한 지역적 이벤트를 수용한다. 열린 마당은 이 집의 백미로 ‘수평적 관통’이라 할 수 있다. 3세대가 살 수 있는 집으로 실내에는 3개의 사적 영역과 주방, 거실, 취미실의 공적 영역이 있다. 지하 선큰 마당에서 1층의 다이닝룸, 2층의 방을 연결하는 ‘수직적 관통’ 또한 3세대 그리고 손님이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위상학적 창구의 역할을 한다. 다만, 가족을 모으기엔 집의 규모에 비해 다이닝룸 공간의 구심력이 약하고 외부와의 연계성이 소극적인 것은 건축주의 삶을 반영한 것이겠으나, 현대 주거 환경에서 비중이 커가는 ‘식(食)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 설정과 탐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풍경 담기, 풍경 되기_ 건축가는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검박한 아름다움, 즉 화이불치(華而不侈)로 그 가치를 더하고 싶어했듯, 이 집의 파사드는 풍경이 되어 자신을 최소한의 볼륨으로 비물성화하고 있다. 고혹한 자태의 소나무는 건축화된 하얀 캔버스에 그림자를 드리우니,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실내 각 공간은 외부 경관을 다양한 비례로 끌어들이고, 층고가 높은 2층 서재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실용적 측면을 고려해 선택했겠지만, 파사드에 머시룸 크림 석재와 대비되는 부분에서 목재 무늬 알루미늄 대신 천연 목재를 고르거나, 혹은 북측 자연석 쌓기가 전면까지 감아 돌아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집이란 그 특정 건축주의 일상을 담는 그릇이기에 건축가가 자신의 해석과 의도를 강하게 주장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수용과 저항에 균형을 잡는 것이 본디 건축가의 직능이 아닐까 싶다. 마당통하는집은 건축주의 신임 속에 집요한 설계 과정 및 현장 관리로 완성도를 높인 조형적・공간적 사유가 잘 스며든 보기 드문 수작이다. 그렇기에 질문한다. 작은 집, 큰 집이라는 계량적 차원을 넘어 삶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 집에 얼마나 담을 수 있는지, 그런 유형으로서 이 집의 위상은 어디쯤인지. 모더니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고의 결과일까? 아니면 미완의 역사에 대한 발전적 계승일까? 건축가 최홍종에게 마당통하는집은 진행 중인 도전이고 숙제이기도 하다.

 

 

홍재승은 건축가이며 작가다. 홍익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을 거쳐 런던 메트로폴리탄 대학과 베를라게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코라 도시 연구소, 플로리안 베이겔 아키텍츠 건축, 이안심슨 아키텍츠에서 10여 년간 활동했고, 국내의 정림건축, 아키플랜에서 디자인 총괄 건축가로 재직했다. 현재 메조 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소장이며 홍익대학교 건축공학부 겸임교수이다. 대표작으로 제주 도립 김창열 미술관이 있다.

 

The rear view of Through Garden House

Individual rooms naturally compose completed forms to reveal the existence of independent rooms while completing the form of the entire building by combining the entire forms of the building with the corridor spaces.

 


 

설계: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최홍종)
설계담당: 전봉수, 박새민, 선혜령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1-6번지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160㎡
건축면적: 231.62㎡
연면적: 794.89㎡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주차: 6대(지상 2대, 지하 4대)
높이: 8m
건폐율: 19.96%
용적률: 32.76%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머시룸 크림 석재, 럭스틸, 목무늬 알루미늄
내부마감: 트래버틴, 비닐계 페인트, 온돌마루
구조설계: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대광 ENG
시공: (주)제효
설계기간: 2014. 11. ~ 2015. 3.
시공기간: 2015. 4. ~ 2016. 2.
건축주: 인호진


자료제공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 사진 신경섭

 
tag.  건축 , 건물 , Architect , 최홍종 ,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 마당통하는집 , 성남주택
       
월간SPACE 2016년 12월호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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