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Magazine
 
SPACE Magazine
Google
     
 
+ E-SPACE >> E-MAGAZINE >> ARCHITECTURE
2017 / 01 / 16
       

 

OBBA

 

곽상준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이스 연과 매스스터디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소정과 함께 OBBA를 설립했다. 현재 홍익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이소정은 이화여자대학교 환경디자인과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네덜란드의 OMA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와 매스스터디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곽상준과 함께 OBBA를 설립했다. 서울대학교, 홍익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는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The house comes into view, with its low-lying stone walls located at one corner of the hilly village on the inlands of Ganghwa-do.

 


다이어그램과 구축 사이
이진욱
(이진욱건축사사무소 대표)


집의 부제(The Layers)처럼, 주된 ‘다이어그램’이 평면에서 명확하게 읽히는 이 집이 주는 실제 느낌은 어떨지, 이 다이어그램의 힘은 어떤 실체적 공간으로 발현되고 있을지,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이른 아침 강화도를 찾았다. 태양의 하루 움직임이 집의 안과 밖을 어찌 헤집고 있을지에 대한 기대는 잔뜩 흐린 날씨 덕분에 접어야 했지만, 강화도 내륙의 작은 마을 한 켠에 낮게 깔린 돌 벽들이 먼저 보이는 집의 모습은, 그리 튀지는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이 집의 존재감을 인지시켜 줬다.
단층으로 풀어낸 나지막한 집의 앉음새가 편안한 뒤쪽 야산과 멀리 앞쪽의 저수지 사이에서 조망과 일상을 담아내기에 충분해 보였기에, 2층 이상을 욕심내지 않은 건축가와 건축주의 선택은 충분히 수긍이 되었다. 그렇게 건물은 남북으로 경사진 긴 대지 한가운데에 낮게 깔린 단층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를 간결하게 점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쪽 저수지 방향의 마당과 남쪽 동산 방향의 마당으로 외부 공간을 크게 나누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전원 속 대지의 어디를 어떤 방식으로 점유할지 결정할 때 하나의 건물에 대한 구체적 설계 이전에 대지 전체와 주변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여기서 건축가의 전략은 건물을 긴 대지의 가운데에 낮고 납작하게 펼치듯 자리 잡게 하여 앞뒤 마당의 성격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건물로서의 집은 그 마당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연결체이자 경계로써 자리 잡게 된다. 이 지점에서 내부가 궁금해졌다. 특히 네 개의 켜로 도면에서 읽히는 집과 이를 강조하는 돌로 마감된 벽체들은 과연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을지, 켜의 다이어그램이 가져다 줄 공간의 성격들은 어떠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부 공간에서의 건축적 특징과 그 개연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다. 내부에서 켜의 다이어그램과 그것을 강조하는 돌벽들의 연속이 가져다주는 공간의 성격이 묽어지면서 외관에서 가진 기대만큼의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인상이다. 앞서 밝힌 대지 전체의 물리적, 환경적 특징에 대해서 서로 그 길이를 달리하며 켜를 나누는 돌 마감의 벽체들은 각각 남북의 마당들과 인접한 테라스나 정원을 만들어내고 또한 각각 조금씩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틀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앞뒤로 조금씩 다르게 위요하며 뻗어 나온 벽체들은 어느 정도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듯하다. 또한 이 벽체들은 대지 전체를 바라보며 선택한 배치전략에 건축적 장치로 더해져 남북의 외부 공간들과 저마다 조금씩 다른 색깔로 관계 맺게 하고 있음도 명민한 선택으로 읽힌다.
그러나 아쉬움은 그러한 내・외부의 남북 경계 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특히 커진다. 이는 아마도, 네 개의 켜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네 개의 서로 다른 공간의 질적 차이를 내포하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외부로 확장된 가벽들이 일궈내는 부분들 외의 영역들인 주 내부 공간의 모폴로지는 어쩌면 요즘 유행하는 4베이 아파트 평면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켜의 아이디어가 평면적 다이어그램의 한계에 빨리 갇힌 채, 좀 더 건축적인 구체적 구상들로 확장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각 켜마다 조금씩 다른 단면적 높이 차가 있었으면, 그리고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고창 등으로 들어오는 빛들의 변화까지 일상 속에 있게 했다면 단지 내부 마감재의 부분적 적용 차이에 의한 공간의 변화보다 다채롭고도 풍성한 일상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건축가로서의 욕심일 수도 있지만 건축주가 특별히 원했다는 돌벽들이 콘크리트 벽 위에 붙는 마감재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돌로 축조된 구축적 벽체로써 그 ‘켜’들을 생성해냈다면, 건축가가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 공간의 아이디어들이 우리가 좀 더 기대하는 ‘건축’에 가까이 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이는 여러 가지 현실적 조건과 상황 속에서 건축가가 늘 부딪히는 선택과 결정의 지점에서, 이 집의 건축가뿐 아닌 나를 포함한 대개의 건축가들이 각자 마주하는 고민들과 연관된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직은 젊은 이 집의 건축가들에게 또 다른 기대를 가져본다.

 

이진욱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영국 UCL 바틀렛 건축학교에서 건축과 도시설계를 전공했다. 조병수건축연구소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스튜디오잇지를 설립해 활동하면서 강경 한의원, 앙평 송학리 주택 등을 설계했다. 2003년에 이 작업들로 제1회 신인건축상(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주요 작업으로는 M빌딩 리노베이션, 딥블루 하우스, 플렉스폼 서울사옥 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며 파트너 황정헌과 함께 이진욱건축사사무소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The strategy of the architect here is to build the house in a flattened manner at the centre of an elongated site, thereby creating a new landscape for a front and backyard.

 


벽의 기능성과 의미
임지택
(한양대학교 교수)


주택은 강화도의 저수지 근처 한적한 도로에 접한 나지막한 산의 초입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온화한 풍경에 둘러싸인 대지는 극적이진 않지만 편안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적당한 경사는 주위의 마을과 저수지로 풍경을 열어주며 빛과 바람을 받아들이기에 적당해 보인다. 주택의 첫인상은 돌로 뒤덮인 5개의 거대한 절편으로서의 벽이 만들어낸다. 건축가는 “풍경에서 보이는 산의 겹침과 건축주의 인생을 상징하는 나이테와 같은 공간 구성을 위해 레이어 개념을 콘셉트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벽들은 레이어의 개념으로 설명되고 집의 전체 구성을 지배한다. 벽들은 집의 구조이며 주요 가구들을 수용하고 무엇보다 주요 공간 구획 장치로서 집의 공간을 4개로 크게 나눈다. 공간구획을 위해 단순한 벽을 선택한 건축가의 전략은 훌륭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벽이 만들어내는 주택의 모습은 어딘지 의아하다. 첫 번째 의문은 풍경을 자르는 절편 같은 벽의 엉뚱한 존재감이다. 담이라 부르기엔 너무 거대하다. 높이뿐 아니라 길이 또한 의도적으로 강조되어 있어 풍경을 강하게 잘라낸다. 주변의 부드럽고 온화한 지형과 비교하면 벽의 형태는 강한 이질감을 만들어낸다. 잘 드러나지 않는 대지의 길쭉한 경계가 너무 쉽게 주택의 긴 벽으로 치환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벽은 집이 마치 4개의 유닛으로 나눠진 펜션처럼 보이게 한다.
전통적으로 벽이 지붕보다 높은 경우는 벽의 기능성과 의미를 강조할 때이다. 대표적으로 도시에서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용도나 연립주택 세대 간의 프라이버시 확보용을 들 수 있겠다. 벽은 어쨌든 분리와 단절의 상징이다. 한편 벽 자체를 파사드로써 강조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언어로써의 벽은 근대에 들어와서 면을 사용해 매스와 볼륨의 해체를 시도한 데 스틸(De Stijl)의 전형적인 건축 수법이기도 하다. 데 스틸에서의 벽은 나누는 벽이 아니라 닫힌 공간과 매스의 분해를 통해 소통과 움직임을 만들려는 추상화된 면으로서의 벽이다. 현대건축에서 등장하는 가벽들은 보통 데 스틸의 전통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강화도 주택 켜에서의 벽은 이런 면으로 볼 때 소통과 움직임을 만들기보단 공간과 풍경들을 자르고 분리하는 도구로써의 절편으로 인지된다. 마치 조각가의 석고 작업에 사용되는 그것처럼.
두 번째 의아함은 벽과 그 사이에 끼워져 있는 공간과의 관계이다. 보통 이런 강한 벽이 공간을 나누면 벽과 벽 사이의 공간은 벽과 다른 성격의 물성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다. 건축가는 이런 경우 내부와 외부 벽의 연속성을 위해 내·외부의 마감을 고민할 것이고, 실내 공간을 위한 앞뒤의 창호는 벽과 다른 방식으로 가볍게 처리할 것이다. 그러나 강화도 주택에서 내·외부를 관통하는 동일한 무게감의 돌벽은 벽의 존재 의도를 퇴보시킨다. 먼저 선택한 언어에 위배되는 사용 방식이다. 창문과 지붕 사이의 인방 벽체도 실내의 공간 콘셉트를 방해한다.
세 번째 의아함은 재료에 관한 건축가의 태도이다. 건축주의 선호에 의해 돌을 선정했지만, 재료의 형태, 색상과 사용 방식은 건축가의 몫이다. 돌의 색상과 다듬은 방식은 벽이 건축언어로 선택된 것만큼이나 부자연스럽다. 자연적 형태의 돌은 보통 건축물에 지역성을 강조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 그 외는 기하학적으로 재단된 돌을 사용함으로써 벽의 추상성을 획득한다. 이 주택에서의 돌은 첫인상이 낯설다. 풍토를 연상할 만한 개연성이 전혀 없다. 시공 방식에서도 자연석 쌓기를 모방한 방식이지만 시공자의 이해부족으로 인해 쌓기보다는 타일붙임을 연상시킨다. 여기에는 기하학적으로 재단된 돌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자연석 형태를 사용했기에 풍토에 맞는 석종 선택과 쌓기에 어울리는 수평적인 붙임 방식을 사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벽은 돌로 보이나 진정한 돌의 물성을 찾기는 힘들다. 지붕 또한 박공과 외지붕이 혼합된 애매한 형태다. 벽이 이미 지붕을 나누었다면 지붕은 자유롭게 벽들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었으나, 벽에 관입되며 서로 수평적인 연속성을 갖고 있어 집 전체의 조형이 모호해진다. 이해하기 힘든 두께의 지붕 처마선은 벽과 싸우며 공간 레이어 개념을 훼손시킨다.
그러나 이 모든 논의에도 불구하고 이 주택은 매우 잘 만들어진 전원주택이다. 경험이 적은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이라고 보기에는 인테리어와 전체적인 마감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거주자의 생활을 충분히 쾌적하게 담아낼 수 있는 훌륭한 전원주택으로 손색이 없다.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건축가들이기에 앞으로 여러 현실의 한계와 부딪치며 자신만의 건축적 언어를 완성해나가길 기대한다.

 

임지택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와 독일 국립 베를린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수학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대심리 주택, 판교Y ’s 주택 등이 있고, 2010년 경기도 건축문화상, 2013년 서울시건축상 등을 수상했다. 도시건축과 텍토닉에 기반한 구축적 건축 작업을 추구하며 현재 한양대학교 에리카 건축학부에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시에 2001년부터 건축사사무소 이애오에서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Walls in and of themselves form the structure of the house and accommodate furniture, serving as major divisional tools and partitioning the house into four separate spaces. 

Moderate slopes make the surrounding towns and the seas embrace the shifts in light and wind.

 


설계: OBBA(곽상준, 이소정)
설계담당: 김재호, 김다애
위치: 인천시 강화구 내가면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113㎡ (806㎡)
건축면적: 218.68㎡
연면적: 218.68㎡
규모: 지상 1층
주차: 2대
높이: 5.28m
건폐율: 27.13%
용적률: 27.13%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철평석 마감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마감, 석재, 돌
구조설계: 터구조(박병순)
기계·전기설계: 아이에코
시공: 효상건설
설계기간: 2014. 11. ~ 2015. 6.
시공기간: 2015. 8. ~ 2016. 1.
건축주: 김성언, 전성자


자료제공 OBBA | 사진 신경섭

 
tag.  건축 , 건물 , Architect , OBBA , 곽상준 , 이소정 , 단독주택 ,
       
월간SPACE 2016년 12월호 (589호) 
 
기사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달아주세요.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 다른 기사 보기
무엇을 위하여 고가를 걷나: 서울로7017
폴리하우스
파주 옳은휴식 'HARU'
녹아드는 풍경들: 사무소효자동
자동차가 꿈꾸는 도시
일상의 깊이: 제이엠와이 아키텍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변화들
매일유업 중앙연구소
기억과의 대화: 최춘웅
삼양 디스커버리 센터
남동 나비집
현대해상 하이비전 센터
파이빌 99
대구은행 제2본점
에지하우스 Ⅱ
화개의 집
초년생의 눈에 비친 건축설계의 자화상
옛 서울시장 공관 리모델링
가회동 성당
고덕119 안전센터
퀸마마 마켓
마네티 쉐럼 뮤지엄
판교주택
피노파밀리아
마당통하는집
보라매공원 근로환경 개선시설
한옥마을의 新택리지
하우스 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
Trio HOUSE
 
 ISSUE TO TALK
 E-MAGAZINE
ARCHITECTURE
URBAN
INTERIOR
PEOPLE
ART & CULTURE
BOOKS
ACADEMIA
 DAILY NEWS
 
best tag.
이우환, 무회건축연구소, 김재관, 판교주택, 인물, 도서, 건축사진, 이미지, 음악, 도면, 디자인, 환경, 서평, 서울, 미술, , 아키텍쳐, 단행본, 인테리어, 건물, 도시, 전시, 공간, 건축가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5만원 이상 결제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LG U의 구매안전(에스크로)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결제대금예치업 등록번호: 02-006-00001
사업자등록번호 206-81-40424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2013-서울서대문-0150호 | 대표자 황용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박성진
㈜CNB미디어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52-20(연희동) 03781 | 대표번호 02-396-3359 / 팩스 02-396-7331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름 김아름 | 소속 공간연구소(차장) | 전화번호 02-396-3359 | 이메일 editorial@space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