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Magazine
 
SPACE Magazine
Google
     
 
+ E-SPACE >> E-MAGAZINE >> ARCHITECTURE
2017 / 02 / 07
에지하우스 Ⅱ
       

에지하우스 Ⅱ

이중원 + 아이에스엠건축연구소

 

이중원은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미국 MIT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9년간 건축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학과장이자 아이에스엠건축연구소 파트너이다. 저서로는 『건축으로 본 보스턴 이야기』(2012)와 2015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건축으로 본 뉴욕 이야기』(2014)가 있다.

이경아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미국 MIT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보스톤에 소재한 GoodyClancy 건축사사무소에서 8년간 실무를 익혔고, 미국 건축사이자 AIA 정회원이다. 현재 아이에스엠건축연구소 대표이다.


 

공공의 요구와 사적 프로그램 사이
정귀원
(제대로랩 디렉터)

 

중심 공간과 조망
유난히 높은 층고와 통 크게 열린 유리창으로 요약되는 2층 서재는 판교 에지하우스Ⅱ의 중심 공간이다. 통상 내부로 수렴되는 일반적인 서재 공간과 사뭇 달라 보이는데, 무엇보다 붙박이 책장 앞의 책상이 가리키는 방향은 건축주가 이 공간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준다. 사실 동쪽으로 열린 유리창 너머 테크노밸리에 미치는 조망은 이 집이 존재하게 된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판교에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물색하던 집주인은 이웃집으로 둘러싸이게 될 답답한 필지 대신 동쪽으로 탁 트인 지금의 땅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다.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일군의 나무들이 경부고속도로의 소음마저 어느 정도 해결해주니 미세한 경사지 혹은 비정형의 땅 같은 핸디캡은 전혀 문제될 게 없었던 것이다.

모퉁이집
언제나 땅이 내주는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건축가의 몫이다. 에지하우스Ⅱ의 대지는 두 변이 도로와 접하고 북쪽과 동쪽은 다각, 남쪽과 서쪽은 직각을 이루는 형태로 모퉁이에 있다. 이처럼 모퉁이에 들어서는 집은 대체로 일반 필지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보행자들에게 지각된다. 따라서 건물이 어떤 형상으로 어떻게 분절되는지, 가로에 면한 두 개의 독립적이고 2차원적인 파사드가 어떤 얼굴을 할 것인지, 개구부는 또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 등은 건축가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설계자들 또한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지니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프라이버시 확보라는 이유로 공용도로를 면해서 창을 적게 내고, 그로 인해 투명해야 하는 담장은 문자뿐인 투명이 된다. 건축주의 프라이버시 확보가 에지하우스Ⅱ의 외관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시 말해 도시와 단절된 채 웅크리고 돌아앉은 집, 또는 지하층 채광을 이유로 한층 높아진 성채와도 같은 집 대신 “스케일을 통해 거리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집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집은 분절된 볼륨과 과감한 개구부 등으로 보행자들에게 인간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는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집의 중심 공간인 2층 서재가 땅의 예각을 그대로 살린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대지경계선에서 뒤로 물러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또 북동쪽 코너의 계단실에도 닮은꼴의 테라스가 등장한다. 다각형 땅의 힌지(hinge)에 위치한 이 계단실은 필지를 ‘다각형에서 사각형으로 치환’한다는 점에서 땅의 효율적 활용에 묘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재 공간과 함께 거리를 밝히는 등불이 되거나 거리와 소통하는 장치가 되었다. 물론 다소 소극적이긴 하지만 서쪽과 남쪽도 예외는 아니다. 2층 매스가 1층보다 살짝 앞으로 내밀어진 형태는 볼륨의 분절을 꾀하며 마치 캐노피처럼 작동하는데, 이 캐노피에 조명을 설치하여 건물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도 육중함을 덜기 위한 수법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캐노피가 혹서와 혹한을 지닌 우리나라 기후에 서늘한 그늘을 만들거나 따뜻한 빛을 집안 깊숙이 끌어들이는 데 필요한 처마의 기능을 대신할 것이란 기대는 필자의 과장을 조금 보탠 덤이다.
이처럼 외관의 단조로움을 해소하려는 건축가들의 노력은 재료와 디테일에서도 나타난다. 다양한 재료를 아기자기하게 사용하여 친근감을 시도하는 건물들과 달리 이 집은 돌(사비석)을 기조로 약간의 철과 유리가 사용되었을 뿐이다. 대신 분절된 매스에 따라 사비석 패널의 가로세로 방향을 달리한다든가, 사비석 사이 줄눈을 깊게 판다든가, 매스와 매스가 만나는 부분이나 건물 모서리에 산화스텐 패널을 접어 넣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입면에 리듬과 깊이를 더하고 긴장감을 주고자 했다.

The Edge House II offers pedestrians a humane and non-monotonous form through its segmented volume and bold opening. A typical example, is the second floor study room - the central space of the house - which retreats from the property line between the terrace and follows the sharp angle of the site.

 

외향적 혹은 내향적
에지하우스Ⅱ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선행된 수많은 볼륨 스터디는 각각의 공간을 점유하는 가족 구성원의 관심사나 취향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됐다. 물론 집은 단순히 여러 기능을 가진 방들의 조합이 아니며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조건들을 담아내야 한다는 명제는 전혀 새로울 게 없지만,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성향은 프라이버시와 공공의 영역을 구분하고 둘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는 데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바깥주인과 안주인의 성향에 따라 2층 서재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면서도 외향적인 성격을 띠고, 1층 주방과 거실은 공적 영역이면서도 내향적인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거실 공간은 주방의 작은 창을 제외하면 가로를 향해 굳게 닫혀 있지만, 그 대신 내정으로 조심스럽게 열려 있다. 작은 정원은 남서쪽에 배치되었는데, 건축지정선은 동북쪽에, 외부 공유공지는 남쪽에 두어야 하는 땅의 조건 때문에 발생된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하다. 특히 동쪽 벽에서 연장된 가벽은 정원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면서 집주인에게 프라이버시를 조금 더 보장하고, 가로 보행자에게는 입면 비례상 시각적인 안정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외부 공유공지
규모가 크지 않은 거실 영역에서 맛본 공간의 풍요로움은 특별했던 경험으로 기억된다. 보통 안방처럼 개인적인 공간을 2층에 배치하는 판교의 다른 집과 달리 에지하우스Ⅱ는 노년을 준비하는 집주인의 요구에 따라 드레스룸, 화장실 등이 딸린 규모가 꽤 큰 안방을 공적 영역인 1층에 두고 있다. 평면상으로도 상대적으로 거실부가 굉장히 옹색해 보이는 공간 구성이다. 하지만 하나의 공간 안에 다양한 기능의 공간들이 외부로 열리거나 닫힘으로써 성격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 탓에 실제 체감되는 공간감은 전혀 빈곤하지 않다. 예각 모서리 부분을 그대로 살려 거실장을 둔 거실은 창 하나 없이 내밀하다. 작은 창이 시작되는 벽 쪽의 소박한 주방은 별도의 보조주방으로 기능에 소홀함 없이 거실 영역의 균형 있는 공간 분할을 돕고 있다. 반면 12인용 식탁이 자리 잡은 다이닝(dining)은 출입구 쪽 통로와 연결되고 정원으로 조망이 열려 있어서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선이 머무는 거실 앞 정원의 한계는 명확하지 않다. 남쪽 다른 필지들 사이의 공유공지에 이 집의 정원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은 정원 3개가 모이니 제법 규모 있는 오픈 스페이스다. 덕분에 안방과 2층 아들방 창이 남쪽으로 시원하게 열렸다. 이웃한 두 필지가 각각 대지경계선에서 내놓은 2.5m 외부 공유공지는 판교의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것으로 시각적 통로를 열어주고 근사한 녹지 공간을 선사한다. 마찬가지로 이 집의 공유공지는 옆집의 정원이 될 수 있다. 아이에스엠 건축가들은 이를 “대지 조건들이 일으킬 수 있는 작은 기적”이라 표현하며, 인접 필지의 공유공지 현황을 세밀히 파악하는 일이 중요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들이야말로 판교의 단독주택을 다르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라고 피력한다.

With the exception of the small window in the kitchen, this living space is tightly shut-off from the road, and instead it is carefully angled towards the inner garden.

Characterised by an exceptionally high floor, with a wide, open window, a two-storey study forms the central space of the Pangyo Edge House II.

 

판교주택의 정체성
아이에스엠은 지금까지 판교에 십여 채의 집을 지었다. 이제는 판교의 주택 전문가가 됐을 법한 이 건축가들은 포트폴리오가 보여주는 진화의 특징으로 단순화를 든다. 70평 내외의 대지 위에 구성원들이 가진 다양한 삶의 조건에 대응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공간 배치를 해야 하며, 도시의 일부로서 적절한 공간적 스케일을 존중해야 함은 물론, 바로 이웃한 공동체의 프라이버시까지 배려해야 하는 작업의 결과가 단순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조율의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건축가들은 에지하우스Ⅱ를 두고 건축주의 요구와 대지와 그 주변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기적들의 모음집”이라 자평했다. 이는 공공성을 담보하면서 사적 프로그램을 충족하는 방법, 즉 판교주택단지의 조건 안에서 개개의 주택이 가져가야 하는 고유하고 사적인 부분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후기를 통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와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책임”의 접점에 “이 시대 판교 단독주택의 정체성”이 있음을 천명한 이 건축가들의 다음 판교 작업이 벌써 궁금해진다.

-

정귀원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건축에서 건축 실무를 익혔다. 월간 「SPACE(공간)」, 「건축인 포아(POAR)」 등의 건축 전문지를 거쳐 건축 리포트 「와이드AR」의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제대로랩의 디렉터로 한국 건축・도시와 관련된 기획 및 출판에 관여하고 있다.

The second floor study room is an exceedingly private space, yet it assumes an extroverted personality.

 


 

설계: 이중원(성균관대학교) + 아이에스엠건축연구소(이경아)
설계담당: 이효민, 홍성준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546-6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61.1㎡
건축면적: 130.27㎡
연면적: 303.73㎡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높이: 9.95m

주차: 2대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돌마감(화강석),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 알루미늄 커튼월시스템
내부마감: 원목마루,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무늬목 마감
구조설계: (주)티엔아이엔지니어링
기계・전기설계: (주)태인엔지니어링
시공: 다산건설엔지니어링(주)
설계기간: 2014. 11. ~ 2015. 3.
시공기간: 2015. 6. ~ 2016. 1.
사진 박영채 | 자료제공 아이에스엠건축연구소

 
tag.  건축 , 건축사진 , 건물 , 단독주택 , 판교주택 , 분당주택
       
월간SPACE 2016년 12월호 (589호) 
 
기사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달아주세요.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 다른 기사 보기
무엇을 위하여 고가를 걷나: 서울로7017
폴리하우스
파주 옳은휴식 'HARU'
녹아드는 풍경들: 사무소효자동
자동차가 꿈꾸는 도시
일상의 깊이: 제이엠와이 아키텍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변화들
매일유업 중앙연구소
기억과의 대화: 최춘웅
삼양 디스커버리 센터
남동 나비집
현대해상 하이비전 센터
파이빌 99
대구은행 제2본점
화개의 집
초년생의 눈에 비친 건축설계의 자화상
옛 서울시장 공관 리모델링
가회동 성당
고덕119 안전센터
퀸마마 마켓
마네티 쉐럼 뮤지엄
판교주택
피노파밀리아
마당통하는집
보라매공원 근로환경 개선시설
한옥마을의 新택리지
하우스 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
Trio HOUSE
 
 ISSUE TO TALK
 E-MAGAZINE
ARCHITECTURE
URBAN
INTERIOR
PEOPLE
ART & CULTURE
BOOKS
ACADEMIA
 DAILY NEWS
 
best tag.
이우환, 무회건축연구소, 김재관, 판교주택, 인물, 도서, 건축사진, 이미지, 음악, 도면, 디자인, 환경, 서평, 서울, 미술, , 아키텍쳐, 단행본, 인테리어, 건물, 도시, 전시, 공간, 건축가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5만원 이상 결제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LG U의 구매안전(에스크로)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결제대금예치업 등록번호: 02-006-00001
사업자등록번호 206-81-40424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2013-서울서대문-0150호 | 대표자 황용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박성진
㈜CNB미디어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52-20(연희동) 03781 | 대표번호 02-396-3359 / 팩스 02-396-7331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름 김아름 | 소속 공간연구소(차장) | 전화번호 02-396-3359 | 이메일 editorial@space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