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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11 / 28
청운동 주택
       

청운동 주택

 

김현대 + 텍토닉스랩

 

김현대는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건축, 도시, 조경 등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형태적 상관성에 관심을 갖고 Transdisciplinary Tectonics in Transition을 주제로 지속적인 연구와 실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를,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건축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건축사 및 LEED AP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전공의 건축설계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5년에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임명되었다.

 

시간의 초상화
최두남
(서울대학교 교수)

건축가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시간의 좌표 위에서 어느 한 시대에 국한된 삶의 무대를 설계하지만 동시에 그 구상의 영원성을 갈구한다. 여기서 영원성은 현재, 과거, 미래 사이의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소통을 의미한다.

꺼지지 않는 불꽃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청운동 주택에서 가장 큰 화두는 건축의 ‘축’에 해당하는 축조 즉 ‘짓는 행위’의 중요한 근간을 이뤄왔던 도구-아치의 귀환이다. 건축가 김현대는 청운동 주택에서 고대, 특히 서양건축의 주 건축 어휘였던 아치를 현대에, 현대건축에 중요한 건축 표현 도구의 일환으로 사용하여 ‘옛것과 새것의 조화’라는 명제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우리가 대상이나 미디엄(medium)에 관계없이 시간의 중첩을 시도하는 그 자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 안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영구성에 대한 화답이며 특별한 동기가 수반되어야 하는, ‘성공하기 쉽지 않은 행위’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청운동 주택의 경우 건축가는 주된 동기를 건축 재료에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주택설계를 의뢰받고 벽돌을 주재료로 선택한 후 친숙하고 중후함이 배어 있는 벽돌과 함께 바늘에 실 가듯 따라붙은 아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건축가의 고뇌 속에서 우리는 동기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절제 속에 풍부한 감성으로 이루어진 그의 건축에서 우리는 시간의 중첩이 타협 없이 구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씨줄과 날줄의 조화
한마디로 청운동 주택에서 공간의 묘미는 물리적으로는 좌우 대칭적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경험적으로는 평면과 단면에서 자유로운 파격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평면상으로 청운동 주택은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9칸인 그리드를 바탕으로 각 층 평면들은 제각기 안팎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인위적인 질서의 개입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유기적으로 자유 분방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단면상에서 3차원적인 공간감이 훨씬 더 느껴지는, 단면 위주로 설계된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평과 수직의 역학관계는 역동적이고 상호 보완적이다. 예를 들어 진입 과정에서부터 살펴보자. 외부에서 첨탑처럼 느껴지는 건물의 전면부를 올려 바라보며 현관에서 대문까지 연결된 두툼한 캐노피 밑으로 대문을 열고 진입하게 되면 잠깐 수직 방향으로 방황했던 시선은 수평으로 제어되고 아치 현관은 부드러운 압축 공간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연결 통로를 통해 방문자들을 거실로 인도한다. 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은 이완되고 2개 층 높이로 치솟아 강한 수직부양의 유혹을 느끼게 하나 이내 곧 시원한 아치 오프닝을 통해 식당으로 시선과 발길이 옮겨지며 공간의 수직팽창은 견제되고 차단된다. 건축가는 제일 중요한 진입 동선상에서 평면과 단면을 탄탄히 3차원의 씨줄과 날줄로 엮어 팽팽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Put simply the charm of the spaces in the Cheongun Residence stems from the fact that, in spite of a physical environment that is symmetrical from right to left, the house allows one to taste a sense of unrestrained scandal.


양면성의 실체
깊이가 있는 것은 모두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복합적이다. 그것들은 명료해 보이지만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직설적이지만은 않은 숨은 은유가 포함되어 있으며 구상적이지만 추상적인 개념에 출발점이 있고 옛것이지만 새로운 지혜를 보여준다. 청운동 주택에 내재된 실체를 밝히자면 건축가는 이 주택을 통하여 양면성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각 층 평면에서 행위의 전개는 산문적이나 빛을 타고 내려오는 단면상에서 감성의 울림은 시정의 산물이며 개방된 실내 공간의 숨소리는 역동적이나 노출콘크리트의 담백함 속에는 조용한 침묵이 자리하고 있다. 직각을 마다하고 곡선으로 돌아가는 거실 콘크리트벽의 부드러움에서는 관용의 미소가, 이를 바라보고 있는 2층 난간의 목재 손잡이에서는 단호함의 고뇌가 느껴진다. 노출콘크리트의 측면에서는 축조의 중후함이, 흰색의 실내 벽에서는 깔끔한 섬세함이 와닿으며 2개 층 높이의 거실에서 느껴지는 장대함은 단단히 오르는 계단의 차분함 앞에서 잠재워진다. 이렇듯 곳곳에 산재한 양면성의 노출은 우리들의 이성과 감성 그리고 시각에서 인지되어 숙성되고 마침내 공간적 체험을 통하여 건축적 총체성으로 완결되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청운동 주택에서의 양면성의 발현은 상이함의 상충에서 오는 불협화음이 아니라 다양함의 조화에서 만개한, 긴장감 속의 편안함이다.

상생의 미학
청운동 주택에서 남쪽 입면은 건축가에게 구성과 균형, 그리고 조화의 능력을 시험하는 최대의 격전지로서 오프닝의 크기, 비례, 모양, 스타일들이 평면에서 그대로 밀려와 제각각 혼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시각적 비중과 상호 간의 위계를 통하여 무질서 안의 암시된 질서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아무 타협 없이 자유분방함 속에 묘한 긴장감까지 느껴지는 남쪽 입면은 시간 중첩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청운동 주택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청운동 주택에서 아쉬운 점은 얇은 창호 틀로 마감된 아치 오프닝 창들이 아치의 역동적인 윤곽으로 마감된 보이드와 이를 지탱하고 있는 외벽 간의 긴장감과 물성의 현격한 차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는 것이다. 또한 건물 전체 입면상에서 전후면 입면과 측면 입면들 사이에 드러나는 이질적인 상이점은 극복해야 하는 숙제로 남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사이에서 용기와 지혜는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져왔다. 그들에게 지혜는 탐하는 바에 대한 확신을 의미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앎이 있는 자는 그대로 행동하는 것-그것이 바로 지혜이기 때문이다. 청운동 주택에서 우리는 건축가의 지혜와 용기 그리고 아름다운 보상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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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남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U.C.버클리와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샘터화랑으로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서종갤러리, 부암동 주택, 글래스하우스, 논현동 빌딩 등이 있다.

The smoothness of the living room concrete wall, which turns into a curve after having been rejected as a slant, embodies a smile of tolerance, while the wooden handle on the second floor railing that faces this, give off a sense of the agony that accompanies resolution.

The Cheongun Residence’s shortcomings result from the fact that the arch opening windows, which have been finished with thin frames, seem insufficient bear the burden of the tension



 

오래된 새로움
김현석
(준 아키텍츠 대표)

 

연구와 작업
청운동 주택의 설계를 처음 본 것이 벌써 1년 반 전의 일이다. 초기부터 3×3칸 그리드를 기본 질서로 삼았고, 조금씩 살이 붙여지고 조형적인 면이 더해지면서 완성되어갔다.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 특히나 주택설계에서는 먼저 건축적, 공간적 의도나 이론을 갖고 작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건축적 의도 외에도 삶의 다양한 필요들을 작은 공간에서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며, 이런 시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건축주를 만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운동 주택은 초기부터 분명한 건축적 의도를 가졌음에도 다양한 기능적 요구를 건축주와의 소통을 통해서 수용해나갔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더군다나 그 건축적 의도가 건축가 자신의 디자인 욕망이나 한눈에 들어오기 쉬운 무엇인가를 실현하는 것보다는 더 진중하고 깊이 있게 역사와 콘텍스트를 통해서 이 집이 가져야 할 가치를 탐구했다는 점은 높게 살 만하다.

중심 공간: 오래된 것에서 오는 새로움
한옥의 마당, 툇마루, 대청, 누마루 등 우리 건축의 원형적 공간을 모티브로 삼은 공간들이 요즘 자주 거론된다. 하지만 서구 르네상스 시대의 공간을 21세기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흔히들 한옥의 핵심적인 공간인 마당을 우리 고유의 것이라 더 가치 있다고 평가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당의 가치는 한옥만이 아니라 인류문화의 보편적인 가치에서 왔다고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어 있는 외부 공간이 집의 중심이 되는 경우는 전 세계의 어느 역사 속에서나 존재했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처음에 건축가가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르네상스의 공간, 서구의 공간 양식 등을 이야기했을 때 ‘뜬금없이 무슨 이야기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 건축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동양, 서양, 과거, 현재, 미래,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편적인 가치의 재해석에서 오는 편안함과 새로움이 이 집의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This is compounded by the material qualities of the exposed concrete that exist as sleek curves, the light that slowly emanates from the inner spaces, and the central space which firmly holds the centre together both horizontally and vertically without being too overwhelming.


품위 있는 건축
투시도와 모형으로만 보던 이 집을 처음 직접 봤을 때 생각났던 단어는 ‘품위’였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전체 매스의 안정감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변주, 매끄러운 곡면으로 존재하는 노출콘크리트의 물성, 내부 공간에서 은은히 퍼지는 빛, 그리고 수직, 수평으로 강하게 중심을 잡아주면서도 위압감을 주지 않는 중심 공간에서 근래에 국내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기품이 느껴졌다.
사실 이런 중심 공간을 만드는 것은 주택에서 여러 기능상의 제약을 가져온다. 기초가 되는 구성이 기능에서 출발하지 않고 공간의 가치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좁고 긴 2층의 안방, ㅁ자 형태의 좁고 긴 3층 방들은 근래 국내 주택과는 많이 다르다. 이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었던 건축주가 궁금했다. 우연한 기회로 건축주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제야 남은 한 조각의 퍼즐이 완성됐다. 평생을 학자로서 연구하고 주변을 살피며 살아왔던 기품 있는 삶이, 다소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건축가가 제안한 품위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편리함, 가성비, 새로운 재료와 시각적인 시도 등을 쫓는 최근의 건축 트렌드를 뛰어넘는 새로움 … 우리가 건축가 김현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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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를 마치고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 라 빌레트 국립고등 건축학교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를 전공하고 프랑스건축사를 취득했다. 2010년 한국에 돌아와 아뜰리에 리옹 서울을 거쳐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준 아키텍츠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였다.

It may not be purely by chance that what is most notable about the projects is the sense of comfort and novelty that stems from the reinterpretation of universal values.



설계: 김현대(이화여자대학교)+텍토닉스랩
설계담당: 김수경, 김다솜, 임윤택, 양효실, 최수진, 강소리
위치: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553.85㎡
건축면적: 163.26㎡
연면적: 313.11㎡
규모: 지상 3층
주차: 4대
높이: 11.3m
건폐율: 29.48%
용적률: 56.53%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고벽돌, 사비석
내부마감: 콘크리트, 원목마루, 트래버틴, 석고보드 위 도장
구조설계: (주)밀레니엄구조
기계설계: 우진설비
전기설계: (주)극동문화전기설계
시공: (주)자연과환경
설계기간: 2016. 4. ~ 2016. 8.
시공기간: 2016. 9. ~ 2017. 8.

 

진행 박성진 편집장 | 사진 신경섭 | 자료제공 텍토닉스랩

 
tag.  건축 , 주택 , 건물 , 아치. 파사드. 그리드 , 대칭 , 텍토닉스랩
       
월간 SPACE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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