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Magazine
 
SPACE Magazine
Google
     
 
+ E-SPACE >> E-MAGAZINE >> ARCHITECTURE
2018 / 06 / 05
알로이시오 가족센터
       

알로이시오 가족센터

건축사사무소 오퍼스

우대성, 조성기, 김형종은 건축사사무소 오퍼스와 모노솜디자인의 건축가이다. IMF때 사무실을 만들어 20년을 같이 일하고 있다. 가치와 지향의 공통점보다 ‘또래 관계’가 서로의 삶과 세월을 이끌었다. 새로운 시도였던 ‘천년의문’ 프로젝트로 혹독하게 단련되었다. ‘잘’ 그리고 ‘늘’ 쓰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데 몰입하는 중이다. 이상보다 실현 가능한 현실에 초점을 두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건축을 한다. 고쳐서 쓰는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

 

 

 

 

엄마와 가족의 집

우대성(건축사사무소 오퍼스 공동대표)

알로이시오 가족_ 부모와 아들딸, 일반적인 가족 구성은 대개 이런 모습이다. 조금 더 확대해서 조부모와 친척까지 잡아도 스무 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보육시설인 알로이시오의 가족은 다르다. 창설자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와 150명의 수녀, 그들이 50년간 키운 1만 5,000명의 ‘아들딸’, 이들을 같이 키운 직원 수백 명,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해온 후원자 수천 명. 이들 모두를 알로이시오 가족이라고 부른다. 알로이시오 가족센터는 이들 모두를 위한 집이다.
우선 이 집에는 보육원 아이를 돌보는 수녀들이 산다. 수녀들이 모여 사는 곳을 교회법과 건축법에서는 수녀원이라고 부르지만 ‘엄마’들이 살고 있기에 ‘집’이라 부름이 마땅하다. 가족의 범위가 크고, 담아야 할 식구의 양태가 복잡하니 집보다 센터라고 부르는 게 적당했다. 그럼에도 이곳의 본질은 집이다.

 

 

                     창설자인 알로이시오 신부를 위한 전시공간은 따로 두지 않고 가족 모두가 드나드는 입구에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했다.


아이의 집에서 가족의 집으로_ 법은 참으로 묘하고 모순이 많다. ‘은퇴한 양육자는 아동과 한 공간에서 살 수 없다’는, 이런 법이 있을까 싶지만 현실이다. 커서 자립한 보육원의 아이들은 사회에서 중년이 되었고 이들을 키운 엄마 수녀들은 이제 고희를 바라본다. 수녀들의 은퇴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보육 공간은 몇 년 전 새로 지은 ‘수국마을’로 옮겨갔다. 이번 프로젝트는 30년간 아이들이 살던 이곳을 가족 모두의 심장 역할을 하도록 바꾸는 것이었다. 2층짜리 수녀원 건물을 허물고 지었던 아이들의 숙소가 다시 엄마와 가족의 집으로 바뀐다.
오래된 이 건물에는 도면과 다른 곳이 더 많았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중복도의 콘크리트 라멘구조 건물은 구조가 충분히 튼튼했고 기둥의 질서는 담백했다. 간결해서 새로운 쓰임을 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지속가능한 집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육해야 할 아이들이 수천 명이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이 집의 틀은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었을 것이다. 당시 지어지던 건물들에 비해 층고가 높게 설계된 것은 3층 침대를 설치해서 가난한 아이들을 가능한 한 많이 돌보기 위한 창설자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건물을 자르고 뚫고 붙였다. 제혀쪽매로 물려 있던 35mm 두께의 목재마루 널을 하나씩 뜯어 문과 벽의 마감재료로 다시 썼다. 아이들 방바닥에 깔려 잘 마르고 반질반질해진 것이다. 2층 바닥을 뚫어 높이를 확보한 성당은 반원 아치에 동쪽 창으로 빛의 호사를 부렸다. 건물 한 켠에 하늘나라에 간 수녀를 기억하는 ‘추모의 벽’을 만들었다. 성년이 되어 찾아온 아들딸들이 엄마수녀를 기억하는 곳이다. 숭숭 뚫린 벽돌 구멍은 꽃꽂이 받침이다. 평면의 폭이 깊어 북쪽 게스트하우스 공간이 부담스럽지만 북사면에 반사된 빛과 오래된 철쭉군락 덕에 오히려 아늑하다. 창설자인 알로이시오 신부를 위한 전시 공간은 따로 두지 않고 가족 모두가 드나드는 입구에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했다. 오가며 인사하고 메모하고 기도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인 수녀회와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거대한 팽나무 그래픽이 홀의 중심이자 포토존이다. 앞마당 ‘한 평 텃밭’은 은퇴한 수녀들의 소임처이자 방문자들의 노동 공간이다. 창설자의 기일엔 그가 좋아하던 꽃이 마당을 가득 채운다.

 

 

                      1층 홀과 카페는 아이들의 공연장으로, 기념품 판매처와 간이식당, 만남의 장 등으로 끊임없이 바뀌며 쓰인다.

 

                     3층의 가운데 부분에 중정을 두고 주변에 도서실을 배치했다.


쓰는 사람이 완성한다_ 이곳을 쓸 사람도 이곳의 쓰임도 다양했다. 예측이 어려웠다. 그래서 기본 틀을 만들고 쓰는 사람이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하도록 비웠다. 가족센터는 문을 연 첫해에 2만 명이 다녀갔고 4,000명이 묵었다. 가족과 외부 손님이 반반이다. 1층 홀과 카페는 아이들의 공연장으로, 기념품 판매처와 간이식당으로, 작은 영화관, 상담실, 만남의 장으로 끊임없이 바뀌며 쓰인다. 집 주인이 자기의 환경을 가꾸고 채우고 변화시키는 것은 인간이 집을 짓는 기본이다. 한 평 텃밭 마당엔 계절마다 다른 식물이 자라고 꽃이 핀다. 보리를 수확하고, 수박, 오이, 가지, 고추가 달려 그것을 나눈다.
건물을 지을 때 한 번에 완성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집은 쓸 사람이 채워가며 완성한다. 프로젝트는 그렇게 기획되었다. 수녀들의 섬세함과 부지런함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설계: (주)건축사사무소 오퍼스(우대성, 조성기, 김형종)

인테리어: 모노솜디자인

설계담당: 박유선, 양군수, 김종도, 이상대, 김창선, 최은림, 남성진, 황승호, 김희연

위치: 부산광역시 서구 천해남로 7

용도: 종교시설, 사회복지시설

대지면적: 21,630m2

건축면적: 1,762m2

연면적: 5,856m2

규모: 지상 5층, 지하 1층

높이: 16.6m
주차: 37대

건폐율: 8.15%

용적률: 27.07%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벽돌, 드라이비트

내부마감: 스터코, 목재, 우레탄(바닥)

구조설계: (주)HILL엔지니어링

시공: 남흥건설

기계 및 전기설계: (주)한길엔지니어링

설계기간: 2011. 8. ~ 2013. 1.

시공기간: 2013. 1. ~ 2014. 8.

건축주: (재)마리아수녀회

진행 이성제 기자 | 사진 윤준환 | 자료제공 (주)건축사사무소 오퍼스

 
tag.  건축 , 건물 , 알로이시오 가족센터 , 건축사사무소 오퍼스
       
월간 SPACE 2018년 06월호 
 
기사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달아주세요.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 다른 기사 보기
건축을 배운다는 것의 의미
가거지지 (可居之地)
깍지집
역사지구 건축재생을 위한 공간 엮기: 중국 창저우 칭궈썅 지구
KB 청춘마루
K26 다이빙풀
불완전함이라는 가능성: 네임리스 건축
판교 K&L 주택
다시 깨어난 브루탈리즘: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공간의 울림, 건축영상
풍경이 되거나, 풍경을 담거나
플레인 하우스
로모 V-하우스
미래를 감각하다: 현대자동차 파빌리온
아이거 뭉크 융프라우
양산 어린집
청운동 붉은 벽돌집
화정동 삼각집
면목 119안전센터
운중 아스펜
VT 하가이스케이프
성북동 두 집
루브르 아부다비
유한테크노스 신사옥
W주택
매곡도서관
동쯔관 보급형 주택
텅 하우스
보통의 집
청운동 주택
 
 ISSUE TO TALK
 E-MAGAZINE
ARCHITECTURE
URBAN
INTERIOR
PEOPLE
ART & CULTURE
BOOKS
ACADEMIA
 DAILY NEWS
 
best tag.
이우환, 무회건축연구소, 김재관, 판교주택, 인물, 도서, 건축사진, 이미지, 음악, 도면, 디자인, 환경, 서평, 서울, 미술, , 아키텍쳐, 단행본, 인테리어, 건물, 도시, 전시, 공간, 건축가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5만원 이상 결제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LG U의 구매안전(에스크로)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결제대금예치업 등록번호: 02-006-00001
사업자등록번호 206-81-40424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2013-서울서대문-0150호 | 대표자 황용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박성진
㈜CNB미디어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52-20(연희동) 03781 | 대표번호 02-396-3359 / 팩스 02-396-7331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름 김준 | 소속 공간연구소 | 전화번호 02-396-3359 | 이메일 editorial@space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