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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 06 / 24
움직임의 원리
       

움직임의 원리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
 
 
 
 
Artist: United Visual Artists (UVA)
Location: Hyundai Motor Studio, 738 Eonju-ro, Gangnam-gu, Seoul, Korea
Size: media wall_interior 9.7×3.4m, exterior 22×3.4m, sculptures_1.9×1×0.7m
Interactive engineer: UVA
Engineering design and construction: Studio Sungshin
Design period: Dec. 2013–Mar. 2014
Construction period: Feb.–Apr. 2014
Completion: Apr. 2014
Client: Hyundai Motor Studio

materials provided by UVA│photographed by Shin Kyungsub (unless otherwise indicated)
 

 
도시의 속도와 여행

심영규
 

지난 4월 30일 영국의 아티스트 그룹인 UVA(United Visual Artists)의 벤 크루나잇과 프로듀서인 케리 엠슬리와 만났다. 이들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그리고 건축을 배경으로 협업한다. 새로운 기술과 재료의 예술적인 표현 방법, 기술의 통합 방법을 고민한다. 이들은 최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1층 갤러리에 ‘움직임의 원리(Principles of motion)’를 작업했다. UVA는 주로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을 발견해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들은 빛과 소리로 작품을 만들기에, 갤러리같이 어두운 방 안에서 크고 강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공공공간이고 시선이 많이 분산되는 브랜드 체험관이다. 또한 도시를 향한 미디어 파사드는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설치미술과 건축_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지금까지 작업해왔던 일반적인 갤러리와 달리 독특한 환경이다. 건물 자체가 팔레트이자 캔버스다. 실제로 “누구에게나 오픈된 장소에서 작업했다는 점이 독특했다. 우리는 기존에 사용하던 스케일과 빛 같은 요소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고, 사람들의 동선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었다. 이번 작업의 목표는 매력적인 장소를 만들어 사람들이 이끌려 스스로 찾아오는 공간을 만드는 것인데, 이전에 진행했던 작업과 반대의 성향이었다. 인지에 대한 개념과 인공적이고 자연적인 것 사이의 긴장감을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술회했다. 더 큰 도전은 갤러리뿐 아니라 도산공원 사거리 교차로를 캔버스로 활용해 도시 특성을 연구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디어 파사드의 영상을 건물 밖 환경의 움직임과 속도를 반영해 조율했다. 결국 화이트 큐브에서 주어진 조건을 조절하며 만든 설치미술이 아니라 주위 건축 환경에 영향을 주고받는 일종의 장소특정적 ‘건축’이 된 것이다.
 
 
 
 
Movement is expressed through the use of a turbo speed camera making slow motions, and by dividing the video into small parts with time differences and letting them flow left and right.
 
 
정주와 여행_ 이들은 여행자다. 6개월간 서울과 파주의 도로를 누비며 한국의 풍경을 영상으로 담았다. “여행을 통해 여유롭게 눈앞에 있는 사물을 관찰하고 배우는 법을 체득한다.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고,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여행의 보상이다.” 이들은 영국 시간대에 맞춰 작업을 진행했다. 저녁에 주로 작업했기 때문에 서울의 야경과 일출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긴 하루 작업을 마치고 정처 없이 도시를 거닐었다. 이렇게 다니며 긴장을 풀고 한강의 장관을 보며 다리를 건너곤 했다.” 이들은 이런 인상적인 풍경을 ‘움직임의 원리’에 따라 표현했다. 이를 위해 건물 내・외부에 상영할 영상(The Rhythm of a journey)을 만들고 1층 갤러리에 회전하는 디스크 5개(Motion Perception)를 만들었다.
영상은 시속 50~60km로 움직이는 자동차 안에서 창밖의 풍경을 담았다.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슬로 모션을 만들고 영상의 폭을 잘게 나눠 시차를 두면서 좌에서 우로 흘리면서 움직임을 표현한다. 촬영된 영상은 거꾸로 상영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간이 흘러가지만, 리와인드되는 영상 속의 사람들은 리와인드된 채 반대로 움직이며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회전하는 5개의 디스크는 최초엔 3개의 프로토타입으로 구상했다. 지름 20~100cm 가량의 다양한 크기의 아크릴 디스크에 촘촘히 구멍을 내 LED 조명을 달고, 가운데는 스피커를 설치했다. 각각의 디스크가 같은 방향으로 돌거나 반대 방향으로 돌기도 하고, 디스크 간격이 같거나 달라지는 변수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된다. 디스크가 회전하며 ‘점’ 같은 빛이 ‘선’으로 바뀌고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면 움직임과 공간의 깊이가 표현된다. 빛의 형태에 따라 소리의 주파수와 크기가 변하며 이 소리와 회전이 하나처럼 보이기도 한다.
 
 
착시와 잔상_ 이 작업은 움직임과 공간의 깊이를 시지각으로 인지하는 원리에 대한 탐구다. 인간의 시각적 인지 능력을 분석해 수많은 ‘점’을 활용한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또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시지각의 착시로 움직임을 표현했다. 디스크는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지만, 속도와 빛에 변화를 주면 관람객의 뇌는 비워진 공간을 스스로 채워 나가기 때문에 조각난 부분을 직선으로 인지한다. 또한 하단 영상의 경우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장면과 조각들을 경험할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개인적으로 각기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속도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관객에게 작업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싶다. 그리고 추상적인 개념을 활용해 작업하는 것을 선호한다. 관객이 작품을 감상할 때 스크린에 띄워져 있는 영상과 아래에 있는 바퀴 사이의 수평적인 측면을 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알맞은 속도의 영상을 선정할 때 클로즈업과 줌아웃 영상을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매체가 필요했다. 하지만 모션페인팅과 같이 사람들의 시각점은 작품과 관객 사이의 ‘관계 경험’에 영향을 준다.” 즉 역으로 작품이 전시된 장소의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
 
The work is set up in the complex Dosan road to be appreciated at various levels, while walking on the road, moving in a car, and from close or from far away. Especially when a car slows down to turn the corner in the intersection, the video can be seen more effectively. This is because the speed of the slowing car and the speed of the film is about the same.
 
 
©Nicolas Found
As the disks spin, the light that looks like a dot turns into a line, and as the sound plays from the speakers, the depth of movement and space is made manifest.
 
속도와 거리_ 서울의 복잡한 도산대로에 설치된 작업은 다양한 층위로 감상할 수 있다. 대로를 걸으면서, 차를 통해 이동하면서, 그리고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를 타고 사거리의 코너를 돌며 속도가 느려지면 영상이 눈에 더 들어온다. 자동차가 코너에 다가왔을 때 느려지는 속도와 작품의 영상이 흘러가는 속도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시간에 쫓겨 바쁘게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교차로에서 바라본 작품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영국에서는 도산대로처럼 큰 규모의 교차로가 없는데 이렇게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는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목적지에만 집중하지 않고,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녁시간 먼 곳에서 보면 작품의 느낌이 다르다. 50cm까지 근접한 거리에서 모션페인팅을 바라보는 느낌도 새롭다. “아주 먼 곳에서는 동작만 확인할 수 있지만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객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작품에 가까이 다가갈 때 느껴질 수 있다. 즉 우리는 사람들이 움직이며 작품에 ‘동참’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싶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아주 느리고 명상적이다. 작품이 아주 정신 없고 어지러운 느낌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들의 눈은 모션페인팅을 가까이서 볼 때 카메라처럼 작동된다. 장소를 제대로 경험하려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작업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이다.
 

현대 도시에서 자동차는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기술(현가장치와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함)이 발달할수록 탑승자는 인체의 속도감, 공간 속의 방향감각, 대지와의 접촉을 느끼지 못한다. 「SPACE」 2013년 12월호 기사에서 폴 비릴리오와 팀 인골드가 지적했듯이 이것은 여행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손실’과 ‘소외 현상’이다. UVA는 도시의 여행에서 출발과 도착이 아닌 이동이라는 행위 자체에 집중했다. 좋은 디자인이 결핍된 경험을 가져오가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지가 아닌 이동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일상이 지루하기 때문에 여행을 간다. 모든 것이 낯설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이 낯설다면 더 이상 무료하지 않다. UVA의 작업을 통해 시각적인 새로움과 여행의 설렘을 떠올릴 수 있다. “서울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곳 사람에게 일상적이고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도 우리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도로에 써 있는 한글을 볼 때 글자가 아닌 기하학적 형상으로 보인다.” 이들의 작업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생각해보고 잠시 시간을 내어 주위를, 발견하지 못한 것을 둘러보라고 권한다.
 

 
2003년 설립된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UVA)는 런던을 기반으로 조각, 설치, 라이브 공연, 건축 등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아트/디자인 스튜디오다. 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예술의 방향을 제시해 기술과 재료를 진화시키며 다양한 기술을 통합하고 협업하는 열린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복합적인 형태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간단한 형태를 목표로 인공적인 것과 현실의 것 사이의 갈등을 드러내고자 한다. UVA는 영국 왕립예술박물관,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서펜타인 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했고 전 세계를 무대로 전시 투어를 하며 토론토와 이스탄불에는 이들의 대규모 영구 설치 작품이 있다.

벤 크루나잇은 UVA에서 구조, 조명과 사운드 디렉터다. 그는 2008년 UVA에 합류하기 전에 아룹엔지니어링에서 4년간 조명 디자이너로 일했고, 국립 호주대학교를 졸업했다.

케리 엠슬리는 UVA와 커미셔너,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프로듀서로 15년 이상의 전문적인 이력이 있고 UVA와 7년간 일했다. 그는 영국을 포함한 국제 현대 미술 작가를 위한 비주얼 아트와 디자인 프로젝트의 개발과 프로듀싱을 주로 한다.
 
 
 
tag.  디자인 , 전시 ,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 , 현대모터스튜디오
       
월간SPACE 2014년 6월호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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