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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5 / 20
한양도성 순성안내쉼터
       

한양도성 순성안내쉼터
  
조진만 아키텍츠
 
 
 
Architect: Jo Jinman Architects Design team: Hong Ukee, Cha Seungyeon Location: San 1-6, Sajik-dong, Jongro-gu, Seoul, Korea Site area: 350.41㎡ Pavilion size: 10.5(W)×6.5(L)×4.5(H)m / 10(D)cm Structure: steel plate Structural Engineer: Thekujo Lighting design: Jo Jinman Architects Construction: S&C, Jeon Heung Total Art Company Design period: Mar. – Oct. 2014 Construction period: Mar.–June 2015 Client: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materials provided by Jo Jinman Architects |photographed by Roh Kyung 

 
공공을 잇다
 
우현정
 
한양도성은 신생 왕조의 권위를 세우는 동시에 적으로부터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성곽이다. 지난 600년간 원형을 유지해 왔지만 일제 강점기 도시계획과 한국전쟁으로 서대문과 소의문이 사라지고 평지의 성벽 대부분도 소실되었다. 수도와 지방의 경계이기도 했던 도성이 무너지고 한양은 인구 천만의 메가시티, 서울이 되었다. 수도의 울타리였던 도성의 사대문과 사소문은 사람과 물건이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로서 삶의 중심지였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지정학적 관계에 따라 오늘날 도성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현장 박물관이자 탐방(순성)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서울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성의 문화사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사람들이 이곳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방안을 모색하며 쉼터를 정비하고 신설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You can enter the visitors’ pavilion, installed on the uphill slope, either from the trail or the park. By reducing the wall that blocks off the canopy and stairs, they have conceived of an open space.
 
사직공원을 지나 인왕산 탐방로의 초입에 이르니 경사로를 따라 비스듬히 세워진 삼각형의 캐노피와 그 아래 계단식 스탠드가 있다. 2015년 6월 완공된 ‘한양도성 순성안내쉼터’는 도성을 찾은 방문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쉬어가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는데, 쉼터의 기능과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탐방 정보제공(한양도성 지도, 게시판, 안내 책자 제공) 2. 성곽 탐방 프로그램 운영의 거점 및 행사 장소 3. 인왕산로 출발 및 중간 경유지로서 휴게 및 모임 장소 제공이다. 서울시는 동서남북 주요 거점 4개 장소 중 유일하게 서부권역 쉼터만 공모전을 통해 신설하기로 한 뒤 한양도성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2014년 3~4월 순성안내쉼터 설계공모를 시행했다. 탐방로 초입에 있는 70m2 크기의 공원에 쉼터를 조성하는 공모전의 지침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공원과 성곽길 사이의 녹지에 공공공간을 세우는 계획안이 선정되었다. 사전 답사를 위해 현장을 찾은 건축가가 이 공원이 주민들의 ‘마당’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본 것이다. 그는 쉼터라는 이름에 앞서 장소와 그 속에 머무는 사용자의 경험,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관계를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심사위원 김광현(서울대학교 교수)은 “정형화된 형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동선으로 지형에 순응하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계획”이라고 평했다.
 

A terrace with six steps can be used as a resting place for the visitors and also stands for the spectators at cultural events. The wooden stairway connected directly to the trail makes the pathway smooth.
 
오르막길에 설치된 쉼터는 탐방로와 공원 양쪽에서 진입할 수 있다. 캐노피와 계단을 가로막는 벽을 최소화하여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2층 구조를 만들어 상층부에는 안내시설물이 있는 쉼터, 하층부에는 근린공원과 이어지는 편의시설로 제안했지만, 자문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유적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문화재 관련 법규를 따르고 상층부로 인해 성곽 입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쉼터 경사면의 높이 격차는 4m에 달한다. 이 지형에 맞는 캐노피를 만들기 위해 기본 도형에 직선과 곡선으로 변화를 주는 형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총 여섯 개의 삼각형으로 연결된 구조물이 완성되었다. 캐노피는 네 개의 삼각형이 맞물려 큰 삼각형을 이루고 양쪽으로 각각 하나의 삼각형이 바닥에 꽂힌 모양으로 기둥의 역할을 한다. 크게 보면 세 개의 삼각형이 성곽으로 이끄는 대문을 만든 셈이다. 총 여섯 단의 스탠드는 방문객이 앉아서 쉬는 공간이자 문화 행사가 있을 시 관람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옆에 놓인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탐방로로 곧장 이어지는 동선이 매끄럽다.

 
The architect focuses on the public nature of the experiences of the users. Here, our experience includes a kind of the time travel, remembering the people who walked along the Seoul City Wall in the past and recognizing those of the present, and also the space travel that connects the stories of people from different regions.
 
지붕과 기둥에 쓰인 강판의 표면은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듯 거칠고 이미 스탠드도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으로 얼룩져 있다. 쉼터가 완공된 지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새 변화가 느껴진다. 시간이 더 흐르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건축가는 사용자의 경험이 만들어내는 공공성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경험은 한양 도성과 서울 도심을 오가는 시간 여행과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공간 여행을 모두 포함한다. 순성안내쉼터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본다면, 사용자/관객의 경험으로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기재하는 1960년대 미니멀리즘과 거기에서 출발한 장소 특정적 미술을 떠올릴 수 있다. 사실 쉼터를 찾는 대다수 사람이 갖는 첫인상은 당혹감일 것이다. 성곽과 쉼터의 시차가 낯선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에 스며드는 설계 방식은 차치하고 뾰족한 형태와 금속이 주는 차가움은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현대적인 외형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주민들도 많았지만 건축가는 그런 의견 또한 장소의 담론을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표현했다. 『장소 특정적 미술』에서 “장소는 크기, 규모, 질감, 그리고 벽, 천장, 방의 치수 사이의 관계, 채광 상태, 지형적 특징, 교통 상황, 기후의 계절적 성격 등과 같은 개별 입지의 실질적인 물리적 속성의 집합으로 규정”되는데 쉼터에서 생성되는 경험은 이런 조건들이 우연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조합한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단순하고 비어 있는 듯 보이는 쉼터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람과 시간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경험이야말로 헛된 약속으로 흘러버릴 수도 있을 건축가의 바람, ‘열린 가능성’을 구현할 밑거름이다.
 

조진만은 2013년 서울과 베이징에서 설립된 조진만 아키텍츠의 대표이며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와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칭화대학교에서 수학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이로재와 네덜란드의 OMA를 거치며 유럽과 아시아 여러 국가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폭넓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 현재 신사동 두레주택, 베이징 업무시설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경주국립박물관 종합수장고와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공모전 등에 참여하여 입상한 바 있다 2015년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과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했다. 
 
 


 
tag.  설치미술 , 작가 , 조진만 , 한양순성쉼터 , 공공미술
       
월간SPACE 2015년 11월호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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