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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9 / 08
템플
       

템플 
 
신스랩 건축 
 
 
The nominated work for the third rendition of the Young Architects Programme (YAP), Temp’L has been revealed to the public in the courtyard of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MMCA Seoul).
 
Architect: Tchely Shin Hyung-Chul (shinslab architecture) Location: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Samcheong-ro 30, Jongno-gu, Seoul Programme: art installation Site area: 180㎡ Pavilion size: 1300(W)×1700(L)×800(H)cm Structure: steel frame, steel plate Structural engineer: thekujo Light engineer: shinslab architecture Design period: Feb. – July 2016 Construction period: May – July 2016 Completion: 4 July, 2016
 
materials provided by shinslab architecture, MMCA | photographed by Kim Yougkwan (unless otherwise indicated) 
 

 
건축을 벗어난 임시구조물, 예술의 옷을 입다
 
우현정


올해로 3회째인 한국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당선작, 템플이 7월 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임시(temporary)’와 ‘사원(temple)’을 합성하여 명명한 템플(Temp’L)은 폐선박이 거꾸로 뒤집힌 형태의 파빌리온이다. 8m 높이에 달하는 규모로 전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소격동을 거니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을 것이다. 템플에서 세월호 사건을 연상하는 것은 미디어를 통해 줄곧 지켜봐왔던 침몰의 순간이 청와대와 그리 멀지 않은 광화문 일대에서 재현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에 대해 이 작품을 만든 신형철(신스랩 건축 대표, 프랑스 그르노블 건축대학교 교수)은 “건축은 건축일 뿐,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작품을 보고 세월호를 떠올리거나 위로받고, 명상하고, 휴식하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라고 말하며 템플의 시작점을 르 코르뷔지에로 돌렸다. 작품이 작가와 관객의 해석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울 수 없는 상흔과 맞닿은 이미지가 지닌 힘은 얼마나 강력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내놓기 전에 템플이 어떤 맥락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이 배와 건축가의 사적인 대화를 엿보려 한다. 
 
 
The interior of Temp’L had been reconstructed with two types of trees as an attempt to feel closer to nature.
 
신형철은 수명을 다한 선박과 근대건축계 거장의 접점으로 한 장의 사진을 제시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저작 『건축을 향하여』에는 파리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인 노트르담 성당, 개선문의 뒤로 거대한 배가 정박해 있는 도판이 실려 있다. 작가는 20세기 산업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선박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의 용도를 바꾸고 구조를 비워냄으로써 건축과 연결한다. ‘아무도 보지 못한 건축의 형태가 나오지 않을까? 안에서 사람이 살 수 있지 않을까?’ 건축가의 재기발랄한 궁금증은 그가 참고자료로 전시한 올덴버그의 대형 조각, 항구에 정박된 채 해체된 선박사진과 함께 파빌리온의 맥락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 안에는 미술과 건축을 하나로 묶는 접근법과 선박을 폐기하면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두루 고찰하는 건축가의 진지함이 공존한다. 실례로 그는 고가의 고철 가격을 해소하기 위해 배의 일부를 건물의 지붕으로 쓰는 방안을 제안하며 템플이 실제 건축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와 더불어 “건축의 특징은 내부와 외부가 다르다는 데 있다”는 앙리 포시옹의 말을 빌려 대왕참나무와 마과나무로 템플의 내부를 자연에 가깝게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 생태학(ecology)이나 경제학(economy)에서 쓰는 ‘환경(eco)’의 그리스 어원인 오이코스는 ‘집’을 뜻한다는 점을 꼽으며 집에 대한 활동들이 자연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살펴보는 시도로 템플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 작품에 대해 션 앤더슨(뉴욕현대미술관 현대건축 큐레이터)은 “건축이 이미지를 넘어서는 시대에 템플은 모더니즘의 경계를 시험하고 도전하는 예술가와 건축가의 분석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이런 시도를 통해 일상에서 간과하고 있는 환경적인 요소를 포함한 여러 부분을 재구성해낸다. 이는 예술가와 건축가가 미술관 안팎에서 계속 질문을 제기하는 갈림길에 여전히 버티고 있는 요소들이다”라고 말하며 오브제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템플의 의미를 긍정했다. 
 
 
The layers of paint have been reapplied over 20 times, and the face of the ship that was scarred with rust was transformed into the former glory the beauty as found in antique pieces. /ⓒKim Wonkook
 
파빌리온 주변에 산재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이제 미술관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 배에 초점을 맞춰볼 차례다. 한 해 폐기되는 선박 수는 대략 1,300여 척에 달한다. 주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중국 등에서 관련 산업이 발전했기에, 건축가는 각국의 상황을 확인하고 적절한 배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운송 일정, 제반 비용, 조립 과정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고 부산을 거쳐 목포에서 ‘그린 505호’를 만났다. 35년간 내륙과 제주도를 오가며 모래와 화물을 실어 나르던 이 배를 보는 순간 주인공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배를 찾는 과정이 프로젝트의 80%였다고 말하는 건축가에게 혹자는 ‘우연’이라 대응하지만, 그는 ‘직관’에 따라 이 배를 해체하고, 운송하고, 조립하였다. 화물칸을 제외한 선수 부위를 19개로 나누어 세 차례에 걸쳐 통행량이 적은 새벽 시간에 서울로 옮기고, 해체 작업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다시금 배를 재건한다. 구조설계나 설치가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창의적 대안으로 뒤바꾸고 배가 지닌 본래 구조에 맞춰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물, 쉼터, 그늘’의 키워드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물론 변화는 있었다. 애초에 계획하던 배의 종류, 무게, 크기가 달려졌고(여객선에서 화물선으로 변경, 30톤에서 60톤으로 무게 증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무동과 비슷한 높이 11~12m에서 8m로 조정), 내부에도 2층 높이의 전망대를 세워 경험의 폭을 확대하였다. 곳곳에 통풍을 위한 창을 뚫어 내부와 외부의 풍경을 연결해 새로운 시각적 관계를 형성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걷어내 배가 지닌 본질을 한층 더 부각하고자 했다. 템플에서 오래된 사원을 발견했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신형철은 ‘오래된 물건이 가진 새로운 가치’를 말하며 배의 표면에 드러난 세월의 흔적에 주목한다. 20여 회에 걸쳐 색칠한 페인트와 그 아래 보이는 녹슨 결은 흉터가 난무했던 얼굴이 골동품에 깃든 아름다움으로 탈바꿈한 증거다.
 
 
Windows were installed at different places for ventilation, connecting the internal and external scenery, establishing a new visual relationship, and by eliminating unnecessary parts.
 
한편 이번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 멀티미디어 홀에서는 피포 초라(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 건축 선임 큐레이터)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그는 건축이 순수 미술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경향을 역사적 사례로 설명하며 미술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임시건축물을 어떻게 읽을 지 제 관점을 피력했다. “사실 1940~70년대에 건축이 주목했던 것은 세계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었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세계가 거의 구현되자 과거를 평가하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건축이 예술과 매우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제는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 재고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히며 그는 또한 “건축이 예술이라는 영역 안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설치물로서의 임시건축이 가장 중요한 기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템플은 건축과 미술의 경계가 허물어진 영역 중간에서 하나의 예술로서 자리하고 있다. 
 

The concept of a temple was also applied to the relationship between activities surrounding the home with nature, by alluding to the fact that the Greek origin of the word Oikos means ‘home’, of which, the word environment (eco) derives and present in the words ecology and economy.
 
신스랩 건축은 프랑스와 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건축사 설계 연구소로 공간 속에 인체가 중심인 설치미술, 패션 디자인, 건축, 도시계획 등을 실험한다. 신형철, 클레어 신, 신혜리(패션디자이너), 정이녹(대표)이 공동 대표이다. 프랑스 사무실의 샤를 지라드(파트너), 카미유 찰브라, 하비에르 가르시아 곤잘레스와 한국 사무실의 이수호, 최승열(고문)로 구성되어 있다. 신형철은 1999년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 건축학교를 졸업하고 베르사유 건축대학교 미술과 부교수, 파리 라빌레뜨건축대학교 도시계획과 강사, 그르노블 건축대학교 디자인과 정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로베르 오젤 건축공모전, 슈빌리-라-류 시청 문화회관, 김창렬 미술관 현상설계 등 건축뿐만 아니라 패션으로도 포르토 패션 어워드, 브라더 컵 패션 어워드, 디나르 페스티벌 1등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 완성된 대표 작품으로 가평에 위치한 생명의 빛 예배당이 있으며 현재 서울 수서동에 주택을, 가평에 노인복지 주택을 시공 중이다.
 

 
 
 
 
 
tag.  설치미술 , 아트 , 전시 , 미술관 ,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 신형철 , 템플 , 신스랩 건축
       
월간SPACE 2016년 8월호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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