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비무장 지대의 경관과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시
전시장 초입에 지도 형태로 펼쳐진 ‘철원, 토포스’는 산, 평지, 하천을 보여주면서 이 공간 너머에 도시의 지정학적, 지형학적 특성에 관한 내용이 펼쳐질 것을 암시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군사시설과 자연경관을 담은 사진 연작 ‘국가경관 : 전망대’와 ‘이미지 프로파간다’를 지나면 가상의 건축물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독일 베를린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이브리드 스페이스 랩이 디자인한 파빌리온 ‘DMZpace’다. 이 삼각형의 인공 구조물은 전쟁 당시에 미군 기지로 활용된 소이산 봉수대를 모티프로 제작되었으며, 작가는 파빌리온을 설치하여 역사의 아픔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철원의 지정학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전시장 한 켠에는 구술채록을 통해 파편화된 전쟁의 흔적들을 한데 모은 작업들도 자리하고 있다. 섹션 ‘민북마을, 모노토피아’의 두 작품은 1960년대 말에 조성된 전략촌인 이길리, 유곡리, 양지리를 다루면서 국가의 대북정책이 개인의 일상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통제된 공동체’는 마을 건축의 양식과 공간구조를 열거하면서 정치적 경관을 보여주고, ‘민북마을 연구’는 영농중심형 재건촌의 흔적이 2012년 민간인 통제선 북상 이후 점차 사라지는 현상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섹션에서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군사 접경지역인 백령도를 다루는데, 실향민들이 북녘의 자연을 보면서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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