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팩토리2에서 ‘25시 세일링(김보경, 김청진)’의 전시 <더블 컬리 루프>가 2020년 11월 11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됐다. 25시 세일링은 개인의 일상부터 사회에 이르는 다양한 이미지를 리서치하고 드로잉, 콜라주, 그래픽 디자인, 영상, 뜨개질 등의 기법을 통해 ‘중첩된 시간’을 표현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이번 전시에서 25시 세일링은 일제강점기 한양에 지어진 관공서, 은행, 기차역, 극장 등의 건축물을 탐색하고, 동시에 다른 도시에 위치한 건축물들과 함께 연계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일련의 작업은 과거 서울의 특정 지역에서 채집한 기억을 아카이빙하는 데서 출발하여, 한국과 동아시아 등의 식민지 시기 건축으로 이어지고, 현재 시간과 교차하며 쌓여나간다.
25시 세일링은 팩토리2의 내부 전시장뿐만 아니라 전면 유리창까지 전시 공간으로 삼았다. 유리창 너머에 있는 모니터로 가상의 스튜디오에 작업을 배치한 ‘더* ** *프 - 안쪽에서 *2020’ 영상이 재생돼, 길거리에서 전시 관람이 가능했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관람 방식은 일제강점기 건축물이라는 작업 대상을 대하는 방식과 맞닿아있다. 과거 건축물들은 정보가 많지 않은데 몇 장의 사진만 남아있는 경우 내부 공간은 알 수도, 접근할 수도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 남는다.
김보경은 “과거 건물을 외부에서 둘러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이동과 만남에 제한이 생기며 건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하며 이는 “작업 방식과 전시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이번 전시는 25시 세일링의 작업 방식이 전시의 형식 자체로 이어진 셈이다. <최은화 기자>
25시 세일링, ‘공간말기 - 짜깁기 연습 #010 앞 뒤로 말아 올리기’, 알루미늄 보드 위에 페이퍼 콜라주, 레이저 프린트, 21×29.7cm, 2020 ⓒ25hr sailing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