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영, ‘굴러온 길(Rolling)’, 철, 분체도장, 가변크기, 2020~2021. (Image courtesy of ONE AND J. GALLERY ⓒUno Yi)

정소영, ‘섬 그리기(Drawing an Island)’, 단채널 영상, 5분 33초, 2020.
지질학을 통해 역사의 면면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온 작가 정소영의 개인전 <해삼, 망간 그리고 귀>가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6월 3일부터 7월 11일까지 열린다. 정소영은 이번 전시에서 지질학, 지정학, 해양학 연구를 기반으로 직조한 여러 이야기를 담은 아홉 점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정소영의 조각은 우리의 삶을 둘러싼 무수한 물질이 지나온 시간을 사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작가는 우연히 발견한 작은 돌맹이에서 지구의 시간을 상상하게 되었고, 자신이 딛고 있는 땅 속으로(지질학), 그리고 땅 위로(지정학) 시선을 이동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바다의 시공간(해양학) 속으로 상상의 지평을 옮겨 사유를 이어간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해삼’과 ‘망간’은 끊임없이 분화하는 잠재성을 지닌 유기체와 비유기체, 그것들이 지나온 시간을 비유하는 것이고 ‘귀’는 그것들에 다가가려는 인간의 태도를 의미한다.
‘굴러온 길’(2020~2021)은 20210년 강원도 원주에서 철수한 미군부 캠프롱의 시민개방 행사를 위해 2020년에 제작된 작업이다. 이 조형물은 캠프롱에서 채집한 도토리, 솔방울, 낙엽 등과 함께 캠프롱 교회 내부에 설치되어 냉전시대, 전쟁, 국가안보 등의 궤적을 담았다가 이번 전시에서는 대립과 동맹의 관계를 심해로 이동하여 생태계와 자연의 구획의 궤적을 짚는다. ‘섬그리기’(2020)는 정소영이 2018년 가파도 레지던시(월간 「SPACE(공간)」 608호 참고)에 체류하던 중 촬영한 영상이다. 한 척의 배가 밧줄을 늘어뜨린 채 바다 위를 이동하며 원을 그리는 장면이 이어진다. 주변을 통합하는 원의 태도로 바다의 원초적인 힘과 이를 구분하는 이념의 경계를 흔들며 우리의 바다, 그리고 지구의 바다를 사유하게 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개체의 시간과 역사가 교차하는 찰나와 궤적을 보여주는 아홉 가지 사건들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전시 <해삼, 망간 그리고 귀>
일정: 2021년 6월 3일 (목) ~ 7월 11일 (일), (화요일~일요일, 오전 11시~오후6시)
장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원앤제이 갤러리
참여: 정소영
기획: 배은아
입장료: 무료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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