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_미식
서울 동대문의 작은 골목에 들어서면 철물점, 인쇄소, 비닐상사 등이 즐비한 풍경 사이로 파란 깃발이 휘날린다. 깃발을 따라 오래된 건물 2층에 들어서면 갤러리 겸 카페 ‘미식’이 나온다.
천장에 매달린 형형색색의 조형물, 훌라우프 같은 팔걸이를 양 옆에 단 의자, 부재 접합부마다 금속부재가 덧대어져 한국 고가구를 떠올리게 하는 스툴과 테이블, 사이버틱한 스툴과 테이블이 공간 곳곳에 놓여있다. 각각 콩과하, 설수빈, 최원서, 텍모사의 작품이다. 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전시 <미학적 참조>는 사랑과 스티로폼, 아르데코와 기하학, 장식과 산업 재료, 사이버틱 장식과 휠이라는 작품의 원형과 결과물 사이를 조명한다.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만지고, 앉고,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과 가구를 주제로 하는 전시에서 작품은 주로 눈으로만 볼 수 있거나 사용하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만 체험할 수 있는 관람의 대상이지만, 이곳에서의 작품은 음료를 마시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경험의 대상이다.
미식을 운영하는 안서후(프랙티스서울 공동대표)는 미식을 “신진 작가의 작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작가들간의 교류가 일어나는 콜렉티브이자, 해외 갤러리에 국내 작가를 소개하는 매체이자, 작가들이 다양한 작업과 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에이전시”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 하에 미식은 2019년 오픈 이후, 3개월마다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며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식의 일곱 번째 전시인 이번 전시는 4월 25일까지.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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