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 106'(2016) / 이미지제공_국제갤러리
“어쩌면 풍경이고 정물이고 간에 모든 사물을 초상사진 하는 기분으로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피사체가 되신 분의 신분과 성격, 삶의 역정, 지금의 기분과 표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내가 세상만물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이 이러하다.”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영화감독 박찬욱의 사진전 <너의 표정>이 10월 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진행 중이다. 그는 영화 ‘아가씨’ 촬영 중 직접 찍은 사진을 엮어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2016)를 펴내고, 서울 용산 CGV 아트하우스 ‘박찬욱관’ 입구에 ‘범신론’이라는 제목으로 주기적으로 사진을 전시하는 등 자신의 사진 작품을 조금씩 대중에 공개해왔다. <너의 표정>은 박찬욱의 첫 개인전으로, 전시 오프닝과 함께 출간된 동명의 사진집에 실린 그의 사진 중 30여 점을 선별해 선보인다.
김혜리(씨네 21 편집위원)는 “여기 스토리텔링의 구속에서 풀려난 이야기꾼이 있다”는 문장으로 전시 소개글을 시작한다. 촬영에 앞서 철저하게 구체적인 사전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유명한 박찬욱에게 사진이란 영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매체다.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는 순간조차 철저하게 인위적인 계획 아래 만들어지는 영화와는 가장 멀리 떨어진 영역일 것이다. 작가 스스로 사진 작업은 지독히도 치밀한 영화 작업에 대한 ‘해독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표현할 만큼, 그의 사진에서는 우연과 즉흥성이 큰 몫을 한다.
상업 영화감독으로서 작품에 시대성을 담는 감각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단련해온 그는 익숙한 풍경과 사물에서 낯설고 생경하지만, 또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표정을 발견해낸다. 그의 첫 사진전은 예기치 못한 아름다움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확장해나갈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너의 표정>
기간: 2021.10. 1. ~ 12.19.
장소: 국제갤러리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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