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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손끝의 감각을 살려줄 <2021-2022 에르메스 홈 컬렉션>

exhibition 한가람 기자 2021.12.29


2021년 10월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서 촉감을 살린 가구와 오브제를 전시하는 <2021-2022 에르메스 홈 컬렉션>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에르메스가 2021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공개한 제품군을 한국에서 두 번째로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매년 4월에 개최하나 2021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9월로 미뤄졌다.

전시는 평소 매장으로 사용하던 3층을 다섯 개 방으로 나누어 구성했고 전시 디자인을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시노그라피에 맞춰 계획했다. 가벽에 입힌 기하학 패턴과 선명한 색은 기존 공간과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인도에 있는 건축사무소 스튜디오 뭄바이(대표 비조이 자인)와 협업한 가구가 있는 공간이었다. 스튜디오 뭄바이는 이번 작업에서 건축-예술-재료 간의 경계를 탐구했는데, 대표적 예로 의자 ‘시아주 데르메스’가 있다. 나무로 구조를 짠 후에 종이에서 추출한 미세한 섬유로 마감을 하고 그 위에 한 줄 한 줄 손으로 직접 페인트를 칠한 가구다. 유기적 형태에 더해진 세로줄 무늬가 이국적 느낌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우둘투둘한 촉감을 일으킨다. ‘리나주 데르메스’는 돌로 만든 테이블이다. 언뜻 보기엔 돌 두 개를 붙인 것 같지만 하나의 돌을 깎아 만들었다. 상판에 그어진 수많은 선은 석공 장인이 눈금자를 사용하여 하나하나 조심스레 그은 자국이다. 원자재가 풍기는 아름다움이 장인의 섬세한 실력과 만나 더욱 극대화되었다. 그 옆으로는 에나멜 구리 접시 '시알크'를 진열한 공간이 이어졌다. 에나멜 구리는 구리 시트에 스텐실을 사용해 에나멜을 입혀 만드는데, 두 재료의 조합은 만졌을 때 미묘한 차이를 선사한다. 또한 차가운 금속과 다채로운 색은 마치 칠보 공예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나머지 세 공간에는 지안파올로 파니가 디자인한 테이블웨어 ‘히포모빌’, 캐시미어로 만든 플래드 등과 같은 기존 제품들도 함께 전시하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원격화되어 가는 오늘날, 무언가를 실제로 만지는 경험은 더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로 다양한 소재를 탐구한 이번 에르메스 홈 컬렉션은 무뎌진 손끝의 감각을 되살려주는 듯하다. 

©Marvin Leuvrey / 사진제공_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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