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쳉, ‘사절, 신들의 품안에 거하다’, 2015 / 자료제공_삼성미술관 리움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이안 쳉의 개인전 〈이안 쳉: 세계건설〉이 3월 2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인공지능(AI)과 게임 엔진을 사용해 가상 생태계를 만드는 선구적인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인간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애니메이션 1점을 포함해 총 5점의 작품이 관객들을 맞는다.
전시는 화이트 큐브와 스크리닝룸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전시장 입구를 따라 좌우로 늘어선 대형 스크린에는 그의 대표작인 ‘사절’ 3부작(2015~2017)과 ‘BOB’(2018~2019)이 상영된다. 주인공 ‘사절’의 의식이 진화하는 과정을 담은 세 영상에서 사절은 각각 주술사의 딸, 시바견, 수퍼지능인 어머니AI로 모습을 달리하며 등장한다. 이렇듯 가상세계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주인공이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보여주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작업에 대해 작가는 “영원히 반복해서 스스로 플레이되는 비디오게임”이라 설명한다. 그가 게임이라는 가상세계를 통해 구축한 세계관은 장편 애니메이션 ‘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2021)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인간이 성장 과정에서 최적의 인생 경로를 따라가도록 고안된 인공지능 ‘BOB’이 신경계에 심어진 소녀 찰리스의 입을 통해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이 나보다 내 삶을 더 잘 살 수 있다면, 인간인 내가 할 일이 남아있기는 할까?” 부모나 스승을 통해 학습된 가치관에 따라 성장하다 뒤늦게 이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찰리스와 얼마나 다른 것일까? 전시장을 나온 뒤에도 머릿속에서는 이 질문이 계속 맴돌 것이다. 무한히 반복되는 게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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