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3월호 (통권 664호)
과거 동서양의 화풍이 확연히 구분되듯 도시를 그리는 방식도 달랐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지도와 그림을 결합해 도시를 묘사했다. 그림지도(pictorial map) 혹은 카르토그라프(cartograph)라 불리는 이 자료는 건물, 도로, 수목 등 도시를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으로 그려낸다. 정보가 지도보다는 부정확해도 그림보다는 충실하다는 특징이 있다. 동양의 경우 도로나 하천 등은 2차원 도면으로, 둘러싸고 있는 산세는 3차원의 동양화로 표현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가지마저도 그림인 동양풍 그림지도(회화식 지도), 관측자 위치를 도시 안으로 옮긴 도시 풍속화도 있다. 이처럼 도시를 나타내는 다양한 기법들에 대해 저자 손세관(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은 ‘도시그림’이란 용어를 쓴다. 책은 도시마다 도시그림을 펼쳐놓고 그것에 묘사된 도시와 건축은 물론 배경이 되는 미술사, 지리학, 역사 등을 짚어가며 미시적, 거시적으로 소개한다. 그의 말마따나 “이렇게 동서양의 15개 도시를 다 읽고 나면, 도시 문명을 비교론적 관점에서 이해하게” 된다. (한가람 기자)
손세관 지음
도서출판 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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