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2023년 3월호 (통권 664호)
〈드리프트: 지구와의 동기화〉/ Image courtesy of STORAGE by Hyundai Card
자연과 기술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 아티스트 듀오 드리프트(DRIFT)는 자연의 원리에서 발견한 구조적 규칙을 기술에 접목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난해 12월 18일부터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진행 중인〈드리프트: 지구와의 동기화〉는 드리프트의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대표작 다섯 점을 선보인다. ‘샤이라이트(Shylight)’는 식물의 수면 운동을 모티브로 한 움직이는 조각이다. 밤낮의 길이와 온습도 등 조건에 따라 개폐하는 꽃의 모습이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 공학적 설계를 통해 자연의 원리를 구현했다. 새의 날갯짓에 착안해 움직임과 균형에 대해 탐구한 ‘앰플리튜드(Amplitude)’는 20여 쌍의 투명 유리관이 스스로의 동력을 활용해 규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운동은 인간의 호흡, 심장 박동과 같은 신체 리듬을 연상케 하며, 인공의 물성을 통해 다시금 자연물로서 인간의 위치를 상기시킨다. ‘프래자일 퓨처(Fragile Future)’는 민들레 씨앗을 LED 전구에 붙여 만든 한 점의 조명이 확장된 설치 작품으로, 모듈을 통해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구조는 자연의 자가 증식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재현해 보인다. ‘머터리얼리즘(Materialism)’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을 가공 전 재료의 상태로 해체해 물질의 관점에서 우리 주변을 둘러싼 오브제를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발전시키는 공학적 사고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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