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12월호 (통권 673호)
10월 26일, ‘서울디자인 컨퍼런스’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디자인 2023’의 부대행사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외 건축가 및 디자이너, 트렌드 전문가들을 초청해 ‘ESG 가치 실현을 위한 소통으로 장’으로 기획됐다. 첫 순서인 특별좌담에서는 최소현(네이버 디자인&마케팅 부문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이영혜(디자인하우스 대표), 반 시게루(시게루 반 건축사무소 대표), 비르짓 로만(디자인붐 공동 설립자)과 함께 ‘지속 가능한 도시와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행사의 특별 전시에서 재난주택 모듈 실물을 전시한 반 시게루는 종이(지관)를 활용한 종이 로그하우스(1995), 난민용 셸터와 페이퍼테이너 뮤지엄(2006) 등 전작들을 소개했다. 그는 고베 대지진 당시 지었던 종이 성당(1995)이 대만으로 이전 설치(2005)된 사례를 언급하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건축가들이 ‘임시’ 건축과 ‘영구’ 건축의 개념에 대해 다시 질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삶의 질을 높이는 작은 상업 공간에 대한 관심(이영혜)부터, 맹목적인 소비를 위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재료와 인간을 대등하게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책임감과 디자인 포용성(비르짓 로만)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어진 섹션에서는 분섬 프렘타다(방콕 프로젝트 스튜디오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코끼리와 인간(쿠이족)이 공존하는 마을인 엘리펀트 월드(2020, 「SPACE(공간)」 642호 참고)와 고령 여성들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의 식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설계한 식당 아티산스 아유타마(2021)를 소개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 공동체와 지역의 공존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 “디자인은 문제해결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고 했던 반 시게루의 언급처럼, 이제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상상과 도전이 현실에 뿌리내린 해법으로 나아갈 차례다.

반 시게루의 재난주택 모듈 전시 전경 ©Shigeru Ban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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