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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미술관, 문화유산의 관계를 묻다: 〈갈라 포라스-김: 국보〉

exhibition 김지아 기자 2023.12.14


「SPACE(공간)」 2023년 12월호 (통권 673호) 

 

문화재를 지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지정된 문화재는 어떤 방식으로 분류되고 관리될까? 역사와 언어, 문화라는 무형의 유산이 정치사회적 맥락에 의해 규정되고 정의되는 방식에 주목해온 갈라 포라스-김의 개인전이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가와 미술관, 법령이라는 제도가 유물과 맺는 관계를 탐구한 세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세 작품이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열 점의 국보와 나란히 놓여 그 관계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유하도록 이끈다는 점이다. 

고미술 소장품 상설전이 열리는 M1관 2층에 들어서면, 쇼케이스에 진열된 유물들 사이로 남북한의 유물을 한데 모아 촘촘히 그린 회화 ‘국보 530점’(2023)이 벽면을 메우고 있다.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등재 순서대로 남북한의 국보를 나열한 작품은 남과 북이 분단되기 전 조선이라는 나라의 문화유산이 해방 이후 둘로 나뉘고, 서로 다른 체계에서 분류되고 관리되어온 역사를 다시 한 폭의 캔버스에 포개어 국보의 의미를 되묻는다. 리움미술관이 일본에서 들여온 고려 회화 ‘아미타여래삼존도’(14세기)와 함께 전시된 ‘일제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2023)은 일제강점기 전후 시기 해외에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37점을 그린 작품으로, 비단 한국뿐 아니라 식민 통치를 받은 국가들이 마주한 문화유산 반출과 환수의 문제를 다루며 시사점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청자 동채 표형 연화문 주자의 연출된 그림자’(2023)는 미술관이 도자기를 전시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좌대 위에 유물 대신 종이를 놓은 이 작품은 미술관이 고미술을 연출하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그것이 유물의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곱씹게 한다. 전시는 2024년 3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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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530점’ 설치 전경 / Image courtesy of Leeum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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