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 『르 코르뷔지에 미워』(도서출판 집, 2021)에서 르 코르뷔지에 건축의 오류를 그의 건축론에 빗대어 신랄하게 비판했던 요시다 켄스케가 그의 두 번째 책에서 일본 건축 콤페의 추악한 역사를 파헤친다. 저자는 타이완총독부 청사(1907)부터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 국립 신경기장(2012)까지 일본 근현대 건축의 역사를 쭉 훑으며 건축 콤페에서 행해진 부정, 불공정과 불합리성을 꼬집는다. 심사위원이 갑자기 바뀌고, 선정된 안을 시공하면서 임의로 변경하고, 공모지침을 여겼음에도 당선되고, 결과에 반대하는 여론에 떠밀려 콤페를 다시 실시하는 등. 이 불편한 역사를 들여다본 저자는 애당초 건축설계를 공평하게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 책에 ‘건축 콤페는 이제 그만하지 그래?’(일본어 원제)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옮긴이는 저자의 주장이 단순히 ‘콤페 무용론’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국회의사당, 오사카 시청사, 히로시마 평화기념 가톨릭 성당 등 역사에 남을 명건축이 만들어진 과정과 건축가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기록이라 설명한다. 실제로 책에 언급된 100여 명이 넘는 건축가의 이름과 대표작을 정리한 부록을 통해 독자들은 일본 근현대건축의 흐름을 짚을 수 있을 것이다. 일감이 필요한 건축가들이 겪게 되는 지나친 경쟁, 저작권에 대한 존중 없는 현실, 세간의 관심(표심, 정치적 프로파간다)을 위해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제도라는 저자의 지적은 한국의 현실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신진 건축가들의 등용문이자, 콤페를 통해 많은 공공건축이 생산되는 우리 건축계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시다 켄스케 지음
강영조 옮김
도서출판 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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