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10월호 (통권 683호)
공공과 민간의 경계에서 도시가 겪는 변화에 주목하는 전시가 암스테르담과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다. 먼저 암스테르담 건축센터(Arcam)의 <형태는 금융을 따른다: 스프레드시트로서의 도시>다. 여기서 ‘금융’은 부동산 개발업체나 자산운용사의 민간사업이 아니라 암스테르담 시 정부의 공공사업을 가리킨다. 암스테르담은 전체 토지의 80%를 시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독특한 도시다. 시는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된 수익을 비영리 사업에 투입한다. 전시의 앞부분이 암스테르담의 입찰 및 임차 제도가 도시의 외양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보여준다면, 후반부는 시의 토지 자산 감소가 민간에 대한 시의 통제력 약화로 이어지는 현상을 지적한다.
시카고 건축센터의 <실험실로서의 루프: 다운타운을 변화시키다>는 오피스 공실 증가, 리테일 감소 등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현실에 도시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묘사한다. ‘루프'는 시카고의 다운타운에 위치한 중심업무지구 ‘시카고 루프(Chicago Loop)’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전시 내용을 그 구역에만 국한하지는 않았다. 이 전시는 시카고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세 가지를 꼽는다. 일리노이 주 정부 청사에서 구글 사옥으로 용도 전환된 톰슨 센터, 시카고 북부의 생태공원이자 부유식 습지인 와일드 마일, 시카고 강 남안의 공공 공간인 리버워크다. 1960년대에 ‘직주근접’의 이상을 구현했던 마리나 시티도 중요한 역사적 선례로 언급된다. 시카고를 관통하는 자전거 길, 강, 철도를 따로 묶어 소개하는 ‘재연결' 섹션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운동하는 공간: 에스토니아 건축의 한 세기> 전시 전경 Image courtesy of Kristo Kooskora, Estonian Museum of Architecture

<아세안 건축가 도서 전시회> 설치 전경 Image courtesy of ARCHINESIA
에스토니아 건축박물관에서는 <운동하는 공간: 에스토니아 건축의 한 세기>가 열리고 있다. 에스토니아 건축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상설전시다. 「SPACE(공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공동 큐레이터 카를-다그 리게는 “다층적이면서도 다가가기 쉬운” 전시를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타임라인’ 중심의 연대기적 구성과 ‘테마 블록’을 활용한 주제별 구성의 병치에서 이 전시의 다층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 사회, 도시, 집, 여가 같은 주제 설정은 다소 평이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접근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큐레이팅 관점에서 참신한 부분이 있다면 ‘환상’이라는 제목을 단 테마 블록으로, 사변적, 개념적 상태에 머문 프로젝트를 따로 모아 소개한다. 에스토니아 건축박물관은 수장 공간 부족으로 인해 상설전시가 수장고 기능을 겸한다. 형태가 재정을 따르는 셈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비에스디 시티(BSD City)에서는 <아세안 건축가 도서 전시회>가 개최됐다. 인도네시아 건축 전문지 「아키네시아(ARCHINESIA)」와 건축 전문 출판사 이마지북스(IMAJIBooks)에서 공동 주최한 행사다.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와 건축회사의 작품집 스물 여섯 권을 전시했다. 그중 베트남의 건축회사인 H&P 아키텍츠와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공간서가에서 출간한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를 전시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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