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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쓰는 또 다른 방법 : 『자연스레』

book 조응철 기자 2024.08.27


 

『자연스레』는 김영배(드로잉웍스 대표)의 첫 건축작품집이다. 1인주택, 주말 별장 같은 주거 공간부터 브랜드 라운지, 전망데크를 비롯한 체험 공간까지, 총 일곱 개 프로젝트를 100페이지 안에 담았다. 각 챕터는 ‘자연'과의 주제적 연관성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데, ‘영감’, ‘조화’, ‘재료’, ‘시간’ 같은 세부 키워드가 자연이라는 중심 주제로부터 가지처럼 갈라져 나온다기 보다는, 저자가 시골에서 만났던 오미자 덩쿨처럼 아기자기하게 얽혀있다는 인상을 준다. 갑작스런 비약이나 파격 없이, 잔잔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꼬리에 꼬리를 문 자연에 대한 건축가의 생각”이라는 소개문을 되뇌게 된다. 이런 독특한 짜임새를 음미하는데 뜻밖의 도움을 주는 것은 책의 레이아웃이다. 본문을 한 두 문단씩 뜯어 이 페이지 저 페이지에 떨어뜨려놓아, 생각을 정리해가며 읽게 된다. 『자연스레』에는 심오한 관념어도, 전문적인 건축용어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가 개념적 사유의 정합성이나 보편성보다는,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연의 “미묘한 변화"와 교감하는 태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삐뚤빼뚤한 소나무를 켜서 얼기설기 쌓아” 만든 제천 시골집의 휜 목재와 배 부른 흙벽을 일일히 묘사할 때, 저자는 건축 상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건축에 집어넣을 조형적 힌트를 얻는 것에 가깝다. 기존의 지붕을 내리고 새로 올린 비정형 지붕이 목구조의 삐뚤빼뚤함과 “뒷산의 능선", 어느 쪽과도 잘 어우러지는 이유다. “신축인지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했는지 모르게 만드는” 김영배 건축의 오묘한 맛. 『자연스레』는 그 맛의 깊이가 충분하게 우러나 있는 책이다.​

 

김영배 지음 

바이블랭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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