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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의미를 제고하다: 콜로키움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

seminar 김혜린 기자 2025.01.20


「SPACE(공간)」 2024년 1월호 (통권 686호) 

 

콜로키움 온라인 회의 장면,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백영, 박우, 샹 뱌오, (아래) 저장촌 최초의 의류도매시장, 타오위안시장(桃源市) Image courtesy of Northeast Asia Center, SNUAC 

 

저장촌 최초의 의류도매시장, 타오위안시장(桃源市) Image courtesy of Geulhangari / ©Xiang Biao 

 

2024년 12월 5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와 한국사회사학회가 공동 개최한 콜로키움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가 온라인(줌)을 통해 진행됐다. 이번 콜로키움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 연구소장인 샹 뱌오의 저서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跨越邊界的社區:北京“浙江村”的生活史)』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샹 뱌오가 6년간의 저장촌 생활과 20년간의 추적 관찰 끝에 완성한 이 책은 2000년 중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현대 중국 도시 사회의 변화를 심도 깊게 통찰해낸 사회학·인류학 명저로 손꼽혀왔다. 책에서는 당시 거주 이전이 자유롭지 않았던 윈저우 출신 농민들이 경계를 넘어 도시로 올라오며, 베이징 외곽에 형성한 동향촌인 ‘저장촌(浙江村)’이 어떻게 1990년대 베이징에서 가장 큰 저가 의류 생산, 판매 기지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이유와 변모 과정을 분석한다. 또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국가와 사회,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 통치와 저항의 역동적 관계를 사회학, 인류학 관점에서 담아냈다. 

 

이번 콜로키움의 진행은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한 박우(한성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이후 김백영(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개회사와 샹 뱌오의 발표가 이어졌고, 이어 이승철(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과 박석진(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 연구원), 김란(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의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발표에 앞서 샹 뱌오는 “오늘날 전쟁, 정치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불확실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류학자로서, 더 나아가 연구자로서 마음속에 떠오른 질문은 점점 불확실해지는 세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관찰하고, 사고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라고 운을 뗐다. 샹 뱌오는 가난한 이주민에 불과했던 저장촌 사람들이 베이징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던 이유를 설명하며, 이주민 공동체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기만 한 게 아니라, 베이징의 지역사회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협력 관계를 유지한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다. 또 이런 사회적 연결망을 중심으로 이주민 공동체가 어떻게 발전을 이뤄나갔는지 그 발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당시와 달라진 현대사회의 변화와 문제점을 분석해 앞으로 현대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짚었다. 

 

토론에서 샹 뱌오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저장촌 이야기는 특정 역사적 맥락에 한정된 이야기이지만, 사회적 연결망 형성을 통해 공동체와 사회를 발전시켜나간 하나의 비교모델로서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그는 오늘날 자본주의와 발전된 기술들은 우리를 공동체로부터 고립되게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이런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고립된 개인들을 모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극단적인 개인화와 양극화의 문제를 겪고 있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나 ‘사회적인 연결망’은 그 존재가 희미하다. 어느때보다 공동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현재 한국에서 과거 저장촌 사람들이 보여준 공동체의 발전을 되돌아보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시대적 차이를 넘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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