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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프레임 속 움직임, 건축가의 시선을 담아내다: 〈2025 건축가 사진전 – Static Movement〉

exhibition 진윤수 학생기자 2025.03.21


「SPACE(공간)」 2025년 3월호 (통권 688호) 

 

 

〈2025 건축가 사진전 – Static Movement〉 전시 전경 ©Jin Yoonsoo 

 

 

황임규의 ‘Architectural Drawing series SSD108’ ©Hwang Limkyu 

 

건축가의 시선이 담긴 사진은 시간과 공간의 찰나를 담아내는 또 다른 건축이 된다. 2024년 개최됐던 <2024 건축가 드로잉전 思惟(사유)>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2025 건축가 사진전 - Static Movement>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진행됐다. 건축가들의 사유 방식을 그려낸 드로잉전에 이어, 이번에는 사진을 매개로 그들의 시선을 담아낸다. 

 

전시에는 민현준(건축사사무소 엠피에이알티 대표), 유이화(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대표), 최욱(원오원아키텍스 대표) 등 기성 건축가를 비롯해 젊은 건축가까지 총 23명이 참여해 각 2~4점의 사진을 출품했다. 이들은 건축 작업 전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매체인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감각을 공유한다. 전시의 주제 ‘Static Movement(정적인 움직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관람객들은 사진전을 둘러보며 ‘정(靜) 속의 동(動)’을 발견할 수 있다. 

건축가 23인의 사진 속에는, 피사체와 촬영자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순간들이 담겨 있다. 사진은 정지된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내재된 역동성, 즉 공간과 그를 둘러싼 요소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관계 속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정적 매체를 통해 움트는 과정과 흐름을 붙잡아보는 것은 건축가들이 제안하는 공간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이 될 것이다.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는 천창 일부를 찍어 프레임에 담긴 기둥이 없었다면 마치 패턴처럼 보였을 류인근(요앞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의 ‘수열로 구축된 천창’과, 장노출 기법을 활용해 건축물의 시작부터 완공까지의 과정을 마치 드로잉처럼 담아낸 황임규(예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의 ‘Architectural Drawing series’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건축을 ‘건축가가 의도한 장면들의 결합’으로 해석하는 류인근과 건축물을 ‘인간 의지의 결과’로 바라보기도 하는 황임규의 작품에는 건축 속에 담긴 ‘의지’를 읽어내는 시선과 직관이 드러난다. 의지를 담고 선 건축물은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우연과 교류하는데, 그중 한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건축 해석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이성범(이성범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철야 후 아침’, ‘출장길에서의 조우’, ‘황혼에서 새벽까지’, ‘조기 퇴근’은 건축가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이다. 설계실에서 밤을 새운 후 잠시 재정비하러 나온 건축학도들의 모습, 마감 기한으로 인해 건축가들이 한 번쯤 마주했을 새벽 하늘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밤을 지새운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각성감과 예민함 그리고 고요함에의 공감은 전시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유쾌한 방법일 것이다. 

전이서(전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시간을 품은 창’ 시리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 빛이 건축과 맺는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건축이 단순한 정적인 구조물이 아닌 살아 있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건축과 빛,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건축이 시간을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건축설계를 위한 작업적 도구로서의 활용을 넘어, 건축가들의 렌즈로 포착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건축가들의 시선이 담긴 사진은 그 앞에 선 관람객의 시선과 맞닿아 재해석된다. 건축가와 관람객의 시선이 포개지며 새로운 해석의 기회를 제공하는 <2025 건축가 사진전 – Static Movement>은 2월 24일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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