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5년 2월호 (통권 687호)
〈돌과 연기와 피아노〉 전시 전경 ©Kim Hyerin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1월 26일까지 국제갤러리 서울점 K2와 한옥에서 박진아 작가의 개인전 <돌과 연기와 피아노>가 진행됐다. 박진아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Staff Only)’ 표지판 너머 일상적 노동의 현장에 방문해, 카메라 렌즈로 포착한 장면들을 유화와 수채화로 구현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돌, 연기, 피아노는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된 세 가지 공간인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을 지칭하는 제유적 표현이다. 작가는 카메라로 담은 장면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면들을 재조합하거나, 카메라의 왜곡을 화폭에 담아내는 등의 방식으로 회화에 추상적 감각을 더한다. 우연성과 순간성에 의해 일상의 찰나는 회화로 재구성되고, 새로운 시간성과 물질성을 갖게 된다. ‘키친’ 연작은 시간의 흐름이나 인물의 행위보다 키친이라는 공간과 연기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화면이 구성됐다. 박진아의 인물들은 어떤 행위를 하는지 유추할 수 없게 어정쩡한 포즈를 취하고 있거나, 같은 화면 안에서 분열되어 위치하기도 한다. 인물과 시간의 맥락을 소거하는 방식으로 작가는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노동의 공간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작품 속 공간을 실제의 공간과 유리시킨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새로이 만들어낸 시공간을 지나며, 캔버스를 통해 출입이 금지된 공간을 엿보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