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요시하루 츠카모토, 조병수, 마리아 델 카르멘 가르시아 산체스 / Screenshot from YouTube
지난 5월 30일, 오사카 엑스포에 참여한 유럽연합(EU)이 오사카 엑스포 참가의 일환으로 개최한 콘퍼런스 ‘NEB Goes to Osaka: 비전에서 실천으로: 아름답고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삶의 공간을 향하여(NEB goes to Osaka: From vision to practice: Towards beautiful, sustainable and inclusive living spaces)’가 막을 열었다. 행사는 5월 30일부터 31일 양일간 진행되었으며, 이번 콘퍼런스는 뉴 유러피언 바우하우스(New European Bauhaus, NE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엑스포의 주제인 ‘미래 사회를 위한 디자인(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에 발맞춰 지속 가능성, 포용성, 아름다움이라는 NEB 비전을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한국의 건축가로 조병수(BCHO 파트너스 대표)가 초청받아 기조 연설과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의 소개 및 연설은 제시카 로스월(Jessika Roswall, EU 환경 집행위원)과 톰 뇨키(Tom Gnocchi, 주일 유럽연합 대표부 부대표)가 맡았으며, 첫 번째 패널 토론은 아츠시 다카노(Atsushi Takano, 가고시마 대학 교수), 쉬티엔티엔(Xu Tiantian, 디자인 앤 아키텍처 대표), 노리히사 가와시마(Norihisa Kawashima, 노리 아키텍츠 대표), 마르코 후투넨(Marko Huttunen, 리바디 아키텍츠 파트너), 율리아 미꼴라(Juulia Mikkola, 리바디 아키텍츠 파트너)가 '지역 건축에서 배우기-아름답고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미래를 위한 전통 지식'을 주제로 진행했다. 다음으로는 클레르 르나르(Claire Renard)와 장 세바스티앙 블랑(Jean-Sébastien Blanc, 스튜디오 5.5 공동대표)가 연설을 진행했다.
두 번째 패널토론은 마리아 델 카르멘 가르시아 산체스(레이 후안 카를로스 대학교 교수), 조병수, 요시하루 츠카모토 (아틀리에 바우와우 대표)가 ‘건축적 행위, 인간–자연 관계, 그리고 공간에 대한 재고찰’을 주제로 진행했다. 패널 토론 전에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조병수는 ‘건축적 행위의 재고찰, 막- 불완전함과 비움’을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자신을 “그저 건축가로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보내는 일상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며, 식사 후 사무실 뒤편 언덕을 산책하며 휴식을 취하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과 회의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건축가로서의 일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자연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애호를 넘어선다고 덧붙이며, 한국의 자연과 기후, 그리고 한국인이 자연을 인식하는 방식은 서구나 일본과는 뚜렷이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매우 춥고, 겨울에는 영하 15도에서 20도까지 내려가며, 여름에는 몬순으로 인해 매우 덥고 비가 심하게 내리는 극단적인 기후를 갖고 있다”며, 이처럼 극단적인 자연환경이 한국 고유의 문화와 건축미학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식 미학이 완결성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반면, 한국의 미학은 ‘미완성’과 ‘거친 막’의 미학에 기반한다고 말한다. “약 2,000년 전 중국 건축이 한국에 들어온 이래 한국 건축의 발전은 오로지 ‘배치’에 집중돼 왔고, 1,000년이 지나며 자연 지형인 산과 언덕의 형태를 따르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나는 이론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국은 기후의 극심한 변화와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된 지형으로 인해 완성에 집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긴 한국적 태도를 반영하는데, 이를 조병수는 ‘막’의 미학이라고 명명한다.
이어 그는 자신이 참여한 전시 및 건축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그는 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일환으로 진행된 전시〈Nobody Owns the Land: Earth, Forest, Mahk〉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완벽한 것을 만들려 하지 않고, 누워서 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를 통해 ‘미완성된 공간의 감성’을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시의 막사발에서는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접적인 경험과 인식에 대한 요소가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이는 그가 하버드대학교 석사 논문 「경험과 인식(Experience and Perception)」(1991)에서 제시한 그의 개념이 잘 드러나는 작업이기도 하다. 또 다른 프로젝트인 땅집(2009) 또한 이러한 사유에서 기반한 작품으로, 형태나 표현 없이 강렬한 경험을 전달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이어진 패널 토론의 말미에서 “건축가나 디자이너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답하며 조병수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국가, 다른 국가 모두 상호 의존적이며, 그 상호 의존성을 믿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의 의미는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고, 건축가는 사람들의 경험과 인식을 위해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그 뜻을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는 환경, 건축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통과 현대 건축 기법의 통합, 도시 전환 과제에 대한 접근, 그리고 자연과 건축 간의 연결성 강화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교류한 뜻 깊은 자리였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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