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미래를 복원하는: 김재경 개인전 〈팀버크래프트〉

exhibition 김혜린 기자 2026.05.07


「SPACE(공간)」 2026년 5월호 (통권 702호)

 

〈팀버크래프트〉 전시 전경, 앞의 작품은 빛의 루 모형 ©Kim Jaekyung 

 

세 그루 집 모형 ©Kim Jaekyung​

​

 

4월 1일부터 13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김재경(한양대학교 교수)의 『TIMBERCRAFT: Lost Tectonics from East Asia(동아시아 목조건축의 재창조-구조와 구축)』 출판 기념 전시회가 개최됐다. 김재경은 2015년 목조건축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이래, 한국 전통 건축 답사를 통해 구축 방식, 구법, 결구 체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왔다. 이러한 연구는 점차 확장되어 일본과 중국의 기념비적 건축 사례들을 함께 분석하며, 동아시아 목조건축 전반에 걸친 시각적 구성 원리와 그 의미를 탐구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이후 그는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동아시아 건축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그간 축적된 자료들을 책으로 정리했다. 동아시아 목조건축에 관한 텍스트와 이미지 자료는 다수 존재하지만, 건축설계의 과정, 구조 프레임, 그리고 조립 매뉴얼까지 포함한 체계적이고 실천적인 접근의 저서는 드물다는 점에서 뜻깊다. 약 10년에 걸쳐 준비한 이 책은 아홉 개의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정밀한 도면과 역사적 분석, 건축 전통에 내재된 사유와 가치를 풀어내는 에세이가 수록되었으며, 현대의 사례까지 함께 담아냈다. 책의 출판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구조적 논리를 탐구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김재경의 연구와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국의 부석사와 금산사, 일본의 동대사와 호류지, 중국의 보국사와 불궁사의 삽도들과, 그 구축적 논리를 설명하는 다이어그램들을 볼 수 있다. 책에 수록될 도판 일부인 정밀하게 그려진 삽도들은 동아시아 건축의 결구 방식을 드러낸다. 또한 그의 대표작인 치유의 집(2025, 「SPACE(공간)」 695호 참고), 빛의 루(2022, 「SPACE」 662호 참고), 세 그루 집(2019, 「SPACE」 620호 참고)과 목조건축의 규모 확장과 고층화를 위한 디자인 연구를 보여주는 아이소트리 모형도 마주할 수 있다. 우선 세 그루 집은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결구 원리와 구조 질서를 파라메트릭 툴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구조적 성능을 확보한 작업이다. 나무 구조체는 순수한 목재 결합으로 지붕을 지탱한다. 치유의 집은 보를 생략한 현대적 한옥으로, 서로 다른 개념의 목구조 방식을 통해 전통 건축의 결구와 공포(栱包)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한편 빛의 루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과 3차원 도면 기반의 조립 매뉴얼 개발, 증강현실(AR)의 도입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실험적인 건축이다. 구조는 촉석루 전면의 여섯 개 기둥을 오마주한 것으로, 전통 건축의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동시에, 그 구현 과정 역시 동시대적 기술을 통해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각 작품들은 사진과 다이어그램, 목재의 물성을 그대로 담아낸 모형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구현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모형들은 원 건축이 지닌 구조미학을 모형에서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며,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구조만 모형에 표현했다. 또 원 건축에 사용된 목재의 물성을 모형에서도 드러내기 위해 실제 건축에 쓰인 것과 동일한 재료를 사용해, 세 그루 집과 빛의 루의 모형에는 자작나무 합판을, 경주의 치유의 집 모형에는 집성재를 적용했다. 김재경의 연구를 결구, 구조, 공간 미학의 관점에서 담아내는 이번 전시는 잊혀진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구조적 논리를 동시대의 언어로 다시 호출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