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땅, 궁극적 조건: 〈Earth Works〉

exhibition 김혜린 웹에디터 2026.06.17


'Forest' 전시 전경 ⓒDimitri Djuric

 

 

조병수(BCHO 파트너스 대표)의 전시 〈Earth Works〉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6일까지 런던 코로넷 극장에서 개최됐다. Thames & Hudson 출판사에서 출간된 『Earthworks』와 『Artworks』의 출판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로, 건축과 예술, 글쓰기를 통해 신체, 땅, 주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 온 조병수의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조병수는 오랜 시간 동안 땅을 지배하거나 변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들어가고 받아들이며 그 안에 머물러야 할 근원적 조건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건축, 회화, 설치 작업 전반에서 땅은 물질, 대기, 무게, 보이드, 빛, 그리고 지속성으로 나타나며, 건축이 그로부터 조용히 생겨나 다시 그 안으로 스며드는 토대가 된다. 그의 작업은 기념비성과 가시성을 거부하며, 절제와 비움, 그리고 삶의 경험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추구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관통해 온 몇 가지 핵심적인 개념과 감각을 다시 살펴본다. ‘Forest’는 원초적 물질로서의 땅, 다듬어지지 않은 정교함을 품은 한국적 감각인 막(Mahk)의 미학과 조병수의 공간 연구에 대한 탐구가 만나 형성된 몰입형 환경 설치 작업이다. 무대 전체에 걸쳐 매달린 그림들은 풍경과 회화,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적 장을 형성하며, 반복과 변주의 공간적 리듬, 그리고 신체적 감각에 의해 경험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에 반해 ‘Land Devided’는 땅을 공동의 기반이자 분열의 조건으로 바라본다. 조병수의 오랜 공간적 탐구를 이어가는 이 작업은 땅을 물질적·실존적 토대일 뿐 아니라, 분리와 소유, 파편화의 흔적이 새겨진 사회적·정치적 구성물로 성찰한다. 여기서 땅은 모두의 기원이면서도 동시에 갈등과 경계의 대상이 되는 장소로 드러난다. 작품은 연속성과 단절, 거주와 경계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드러내며 우리가 땅과 맺는 관계를 다시 묻는다.

〈Earth Works〉는 회화와 글, 재료 연구와 공간 개입을 통해 침묵과 물러섬, 그리고 본질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실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조병수는 땅은 더 이상 단순한 재료가 아닌 거주의 궁극적 조건임을 드러낸다. 

 

 

 

'막(Mahk)' 전시 전경 ⓒDimitri Djuric
 

'Land Divided' 전시 전경 ⓒDimitri Djuric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