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대한건축학회 건축센터에서 ‘건축사 자격제도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 연구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2012년에 건축학 교육과 인증제도, 실무수련 제도가 크게 수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건축사 자격 취득의 불합리성이 지적되자,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2018년 4월에는 ‘건축사 면허 확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안되기도 했다.
공청회는 2018년 6월 1일부터 진행한 건축사 자격제도 운영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뒤, 그에 대한 청중의 질문과 의견에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신범식(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 원장), 이종정(건축연구원 원장), 최재필(서울대학교 교수), 박창근(강원대학교 교수), 박창배(부산대학교 교수), 이준석(명지대학교 교수), 김진욱(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진혁(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 사무국장), 김홍수(대한건축사협회 건축연구실 연구위원)로 이뤄진 연구진은 건축학 교육인증, 실무수련 제도, 건축사 자격시험, 건축사 자격제도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5년제 건축학 교육(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의 낮은 실효성과 ‘건축사 시험(대한건축사협회)’의 저조한 합격률, 그리고 건축 실무가 고려되지 않는 불합리성이었다. 건축사 예비시험이 폐지되는 2020년부터는 4년제, 전문대, 고졸 건축인의 건축사 시험 응시자격이 박탈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따라 줄어드는 인력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 적은 응시생 대비 건축사 시험 합격률이 더 낮아지고 있는 문제도 통계로 드러났다. 1년에 단 한 차례 시행되는 건축사 시험, 학교졸업 후 자격취득까지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시간 등 국내 건축계가 고령화, 고립화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잇따라 지적되었다.
연구가 현황 조사에 집중한 만큼, 실질적인 논의는 질의응답 순서에서 활발하게 개진됐다. 4+2년제 같은 대안에서 배제된 전문대학 학생들의 문제와 이에 따른 지방 건축사사무소의 인력부족 문제(경기과학기술대학교 신동규 교수), 건축사를 취득하는 과정만 복잡해졌을 뿐 건축사들의 역할을 건물 설계에만 국한하고 있다는 협소한 업무 영역 문제(엘리펀츠건축사사무소 이양재 소장) 등 연구가 미처 다루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되었다.
논의는 건축사의 역할 자체를 총체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로 나아갔다. 단지 건축사를 취득하는 과정만 다뤄서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복잡한 자격제도로 인해 전문 인력이 줄어들고, 건축 관련 업무를 비전문가가 도맡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축계’가 이익집단으로 나뉘지 않고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로 공청회가 마무리되었다. <최나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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