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면으로 낙하하기> 전시 전경 ⓒKim Kyoungtae
고요하고 균질한 평면 이미지로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구축해온 김경태의 첫 개인전 <표면으로 낙하하기>가 5월 17일부터 6일 22일까지 전시장 휘슬에서 열렸다.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통해 삼차원의 대상을 이차원의 평면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해왔던 김경태가 이번 전시에서 선택한 피사체는 바로 큐브다. 이 스케일 큐브는 사방 1cm의 정육면체로 본래 미항공우주국에서 운석 촬영 시 크기와 방향의 기준이 되는 사물이다. 김경태가 말한 것처럼 “그 자체가 크기의 단위를 보여줄 수 있고 결과물의 형태가 투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물”인 큐브는 전시장에서 조금씩 다른 시점에서 촬영된,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평면 이미지로 펼쳐진다. 전시장 입구에 놓인 삼차원의 작고 매끈한 실제 큐브는 카메라의 초점 위치를 피사체에 조금씩 접근시키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한 다음 초점이 맞는 부분만을 자동으로 합성하는 방식을 통해 소실점을 잃고 이차원의 균질한 사진으로 전시장에 걸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렇게 평면성을 가지고 확대된 큐브 사진에서 우리는 눈으로만 볼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표면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큐브가 크롭된 사진 작품인 ‘스케일 큐브 1P’에서 그 비현실적인 질감이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포커스 스태킹은 사람이 눈으로 사물의 여러 지점을 훑어보고 뇌에서 하나의 사물로 인지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며 이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표면으로 낙하하기>라는 전시 제목처럼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물들의 표면으로 조금씩 다가가면서 그 본질을 이해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각문화 연구자인 윤원화는 저서 『그림 창문 거울』(보스토크 프레스)에서 “투시도법적 왜곡을 이용하여 공간적 깊이감을 표현하는, 소실점으로 빨려드는 듯한 역동적 운동감으로 거의 가상의 효과음이 들리는 사진들의 대척점에 김경태의 사진이 있다”고 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의 건축 사진가로서, 그가 생산하는 사진의 평면성은 건축이 삼차원적 조형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평한 바 있다.
김경태는 중앙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스위스 로잔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아트디렉션 과정을 마쳤다. <그래픽디자인서울, 2005~2015, 서울>(`일민미술관, 2016),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6), <종이와 콘크리트>(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6),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베니스비엔날레, 2018) 등의 전시에 참여하고 『On』(유어마인드, 2013), 『Cath』(미디어버스, 2014), 『Angles』(프레스룸, 2016) 등의 사진집이 있다. <박세미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