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소다미술관에서 기획전
먼저 손주휘는 컬러칩으로 루프리스 갤러리에 벽을 세웠다. 8000여개의 컬러칩으로 이루어진 ‘스케일’은 바람에 열리고 닫히는 구조물로, 바람이 부는 순간 경계의 안과 밖을 연결하며 커다란 창으로 변모한다. 컬러칩이 바람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 리듬감 있게 들썩이는 모습 등은 관람객에게 살아 숨 쉬는 듯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손주휘는 “올바른 재료와 색을 선택하고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컬러칩은 건축사사무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구”라며 “유난히 바람이 센 이 지역에서 자연의 힘을 빌어 건축적 경계를 흐리는 구조물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주는 단단하고 무거운 금속판을 이용해 가볍고 자유로운 바람의 움직임 ‘바람모양’을 구현했다. 시뮬레이션으로 바람이 부는 순간 천의 모습을 포착한 뒤, 이를 레이저 커팅으로 재단한 269개의 삼각형 금속판으로 정교하게 결합·재현했다. 이용주(이용주 건축 스튜디오 대표)는 “미술관의 야외 콘크리트 벽과 대비를 이루는 ‘바람모양’은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모습이 다양하게 변하며 관람객에게 시각적 흥미를 주고 이들의 동선을 유도해낸다”고 설명했다.
에이앤엘스튜디오(신민재, 안기현)는 단열재 아이소핑크로 루프리스 갤러리를 채우고 비워내며 층과 틈을 만들었다. 이들이 제작한 ‘층층틈’은 수평의 층으로 시야를 촘촘하게 가리면서 그 사이 틈으로 깊은 공간을 보여준다. 벽과 기둥에 의해 수직적으로 나뉘는 공간을 주로 경험하던 관람객들은 수평으로 나뉜 ‘층층틈’의 공간에서 상하의 움직임으로 공간이 탐색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에이앤엘스튜디오는 “우리 신체 치수와 눈높이에 맞추어진 기존의 수직적 공간과 달리, 낮은 단위의 공간과 깊게 형성된 틈은 들여보기·내다보기·낮춰보기 등 다양한 움직임을 발생시키며 비일상적인 공간감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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