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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發電)과 발전(發展)

exhibition 2019.12.26


전기가 발견되면서 공장은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도시는 사람들이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진화했다. 근대사회의 포문을 연 전기는 이제 우리 생활에 필수적 자원이 되었다.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전기우주>가 문화역서울 284에서 2019년 12월 13일까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전기 발전의 원리와 역사적 사건을 배열하면서, 전기가 생활문화사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문화역서울 284에 입장하면 입구 바로 앞에 배치된 거대한 크기의 서울 화력발전소 사진에 압도당한다. 가동되고 있지 않지만 기계적 구조가 주는 중압감이 상당하다. 서울 화력발전소의 공간을 담은 사진들은 발전 메커니즘을 표시한 전체 계통도와 함께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어, 관람객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전시 홀 한 켠에 있는 ‘당인리발전소’는 고암 이응노가 서울 화력발전소의 4,5호기가 준공된 시기에 그린 수묵화로, 지금까지도 흉물로 여겨지고 있는 발전소의 보일러와 터빈을 회화적 요소로 해석한 것이 인상적이다. 50년의 시차를 두고 그려진 권민호의 ‘전기 풍경’은 이응노의 작품보다 발전소 풍경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그는 실제 발전소 단면도에 자신이 경험한 발전소 주변과 목격하지 못한 공간을 중첩했는데, 겹겹이 쌓인 이미지가 마치 공상 과학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전기는 1960~70년대 서울의 풍경을 크게 바꿔놓았는데, 정재호는 ‘빛의 연인들’로 산업화된 도시의 야경을 담은 당시의 한국 영화를 소개했다. 그는 영화 속 야경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과 소품을 클로즈업하여, 동일한 규격의 연작으로 그렸다. 공간 디자이너 박길종은 전기 관련 제품을 판매하면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전파사를 전시장에 재현했다. 전파사는 지금은 쉽게 발견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전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제품들을 판매한 과거의 공간 유형이다.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전기 관련 제품을 실물과 시각자료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전기를 발전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생활문화 면에서도 접근하여, 다양한 작품과 큐레이션으로 소개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지닌다. <김예람 기자>

 


<전기우주> 전시 전경 / Images courtesy of Culture Station Seoul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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