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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 모던보이의 근대공원 산책』​

book 2020.03.16


 

 

『모던걸 모던보이의 근대공원 산책』​

우리나라 근대공원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김해경 지음, 정은문고 펴냄

 

우리나라 공원의 13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공공공간으로서 공원에 투영된 사회적 가치와 도시문화를 살펴보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원은 ‘근대’와 함께 유입되었다. 1888년 개항 이후 인천의 각국 조계지 사이에 조성된 각국공원을 시작으로, 1896년에는 독립협회 주도로 민중의 성금을 모아 독립공원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1907년에는 왕실 주도로 탑골공원이 종로 한복판에 조성되었다. 개화기 지식인들에게 공원은 녹음과 불거리가 있는 위생적인 공간이자 일반 대중 모두에게 열린 이상 공간으로 여겨졌다. 서재필은 모든 계층의 사람이 공원에 모여 앉아 연설을 듣고 얘기를 나눌 것을 권하기도 했다. 1920년대는 근대공원이 성장하는 시기로 장충단공원, 사직단공원, 효창원공원, 훈련원공원 등이 들어섰다. 근대공원의 확장은 그 시대 도시문화를 만들었다. 공원은 인공 자연을 향유하는 대중 장소였으며, 공공과 상업이 공존하고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는 데이트 장소였고 룸펜과 노인이 머무는 소외의 공간이기도 했다. 공원 한쪽에는 아동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공원은 근대화의 산물인 한편 식민화의 현장이기도 했다. 대한제국 군인의 추모 공간이었던 장충단공원에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가 들어서는 등 조선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조선 왕실의 궁궐은 식물원, 동물원 같은 볼거리를 갖춘 ‘테마파크’로 변했고 각 지역에 늘어가는 신사(神社)도 공원이 되었다. 

해방 이후 공원에 대해서는 독립관 복원, 장충당공원 리모델링 등 이해 부족이 낳은 근대공원 복원의 오류들을 살펴본다. 또한 공원의 본래 맥락과 상관없이 이념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지는 등 정치적 선전의 장이 되거나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장소가 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시간의 층위와 장소성이 옅어진 현재의 모습도 짚어본다.(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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