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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밝히는 박물관: 취장박물관 증축

네리&후 디자인 앤드 리서치 오피스

글
린든 네리, 로잔나 후
사진
주 룬쯔(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네리&후 디자인 앤드 리서치 오피스
진행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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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 2023년 6월호(통권 6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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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서부 도시 시안에 위치한 취장박물관은 2012년 네리&후 디자인 앤드 리서치 오피스(이하 네리&후)가 설계한 웨스틴 호텔의 일부로 계획됐다. 중국 고대 수도이자 중북부 지역의 문화, 산업, 정치 및 교육의 중심지로 성장 중인 시안에 들어서는 웨스틴 호텔과 박물관은 그 자체로 역사를 상징하는 배경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현대적 건물이기를 의도했다. 시안의 대표적인 문화재로 요새처럼 넓게 펼쳐진 성벽을 꼽을 수 있는데, 건축가는 이를 모티브로 삼았다. 완만하게 뻗은 매스에 경사진 지붕과 돌출된 처마를 계획해 중국 전통의 건축적 요소를 디자인에 결합했다.

취장박물관은 웨스틴 호텔의 지하에 자리한다. 호텔 동쪽 입구에 있는 넓은 계단을 지나 깊숙이 진입하면 박물관에 다다르도록 설계됐다. 이는 시안 외곽의 신석기 유적지인 반포마을이나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진시황릉 병마용갱 등 지역 문화유산에 착안한 구조이자 시퀀스다. 박물관은 지하를 기념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지역의 고대 벽화를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의 특성을 고려해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 또한 전형적인 화이트 큐브의 미술관과는 다르게 계획됐다. 역사적인 예술품은 엄격한 습도, 조명 및 온도 제어를 통해 관리되어야 한다는 조건하에 박물관 벽에 금속 케이스를 설치하고 그 안에 벽화를 하나하나 배치해 방문객이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웨스틴 호텔과 박물관이 완공된 지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 클라이언트는 설계자인 네리&후에게 박물관의 증축을 의뢰했다. 호텔 내 박물관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은 역사 도시인 시안을 관광하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에게 각광받았다. 또한 박물관으로 향하는 동쪽 입구는 가로에 개방감을 더해 호텔을 방문하는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클라이언트는 바로 이 장소에 새로운 건축 아이콘이 될 건물을 요청했다. 이에 건축가는 박물관의 확장된 문화적, 상업적 기능을 충족할 뿐 아니라 도시의 앵커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상징이 될 수 있는 도시 기념물로서의 건축을 제안했다. 증축 건물은 부지 주변의 기존 건물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매스와 디테일을 섬세하게 고려해 디자인했다.

 

ⓒSTUDIO FANG 

 

건물은 총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선큰 베이스(Base)와 순환하는 산책로(Sculptural Walk), 들어올려진 플랫폼(Platform), 그리고 원형 극장 형태의 기념비(Monument)가 그것이다. 지상층은 보행로에서 완만하게 가라앉은 높이에 자리한다. 건축가는 박물관으로 향하던 길에 놓인 기존 계단을 일부 보존해 연속성을 강조했다. 지하 1층과 지상층에는 리테일 공간과 공중화장실이 들어섰다. 박물관과 레스토랑 등 기존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일뿐 아니라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전시 관람 목적 외에도 필요에 따라 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입구 근처의 계단을 일부 유지하는 한편,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지하 2층의 박물관으로 진입하는 동선을 마련했다. 불투명한 박스 형태의 조형물 안에 숨겨진 에스컬레이터는 지상층에서 지하 2층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시퀀스를 조성한다. 이는 지하로 향하는 여정을 박물관 경험의 시작점으로 여긴 건축가의 뜻을 반영한다. 한편 에스컬레이터의 채광정으로 유입되는 빛은 통로와 지하 선큰에 가닿아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상부와 하부를 잇는 플랫폼은 가구식 구조로 이루어졌다. 격자로 늘어선 기둥과 유리 ​커튼월은 상부를 지탱하는 동시에 지상층의 리테일 공간을 구성한다. 리테일 공간은 의도적으로 커튼월 구조로 표현됐다. 바닥에 새겨진 언어와 인위적으로 조성된 원형 매스 간의 분리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증축 건물의 핵심은 2층 라운지와 야외 원형 극장의 형태를 띤 기념비에 있다. 마름모꼴의 붉은 트래버틴 석재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해 빛의 투과를 강조하는 입면은 라운지를 거니는 방문객이 조각난 유리 사이로 드는 빛과 솟아오르는 볼륨에 둘러싸여 압도적인 분위기를 경험하게 한다. 원형 매스는 기념비적인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동시에 입면에 부여한 규칙성을 통해 인접 건물과 관계성을 형성한다. 속이 빈 그릇 모양의 원형 극장으로 고안된 2층 야외 테라스는 기존 박물관의 북서쪽 끝에 있는 통로와 이어진다. 테라스는 휴식, 식사, 레저 등 박물관의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동시에 공연이나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의 장소로 대중에게 개방되어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글 린든 네리, 로잔나 후 / 진행 김지아 기자)

 

* 이 글은 건축가의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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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든 네리, 로잔나 후
린든 네리와 로잔나 후는 네리&후 디자인 앤드 리서치 오피스의 창립 파트너다. 네리와 후는 건축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예일대학교, 홍콩대학교를 포함해 다양한 대학에서 강의와 강연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