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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스튜디오

사무소효자동

서승모
사진
진효숙
자료제공
사무소효자동
background

깊이가 있는 가로 풍경

 

파사드 VS 표층

이탈리아의 가로 풍경을 보면 건물과 길이 이분화되어 있다. 반면 도쿄의 가로 풍경에서는 건물과 길을 이분화하기 어렵다. 담, 처마, 정원, 화분, 그리고 자전거, 처마까지 높인 분재, 2층에 걸린 세탁물과 건물이 뒤섞여 가로 풍경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오노 히데토시는 과거 건축 도시론에서 가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포괄하는 언어가 부재했음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여러 요소를 포함한 가로 풍경의 입면을 ‘표층’이라고 정의한다. 표층은 파사드의 표피적 성격과 다르다. 건축, 자연, 삶의 요소가 켜켜이 쌓여 구성된 ‘깊이를 갖는 층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가로 표층은 건물 파사드가 연속된 것으로, 도쿄의 가로 풍경과 변별된다고 말한다.

위 내용은 오노 히데토시가 쓴 ‘마을의 표층’(마키 후미히코 외, 『숨박꼭질하는 도시(見えがくれする都市)』, 1980)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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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가로 풍경 = 적층, 그리고 깊이를 갖는 개구부

그렇다면 서촌의 가로 풍경은 어떠한가?

자동차가 지나갈 수 없는 좁은 골목에 늘어선 한옥들, 필로티 주차장이 연접하는 4, 5층의 다세대주택들, 2층 양옥의 담과 한옥이 혼재하는 가로, 도로폭 확보를 위해 절단된 한옥, 적산가옥의 단면이 마주하는 이형의 소방도로, 합벽 건축과 이격 거리가 준수된 건축물의 혼재, 막다른 골목과 절개된 언덕에 접하는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유형이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한다.

N 스튜디오는 지하를 파고, 지상에 볼륨 세 개를 적층한 구성이다. 무심하게 툭툭 쌓아놓은 젠가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역보 구조로 계획했다. 보가 없는 노출콘크리트 천장은 층간의 구조적 속박에서 자유롭다. 지하에는 작업을 수납하는 창고가, 1층에는 다실을 겸한 주거가 위치한다. 2층은 남측으로 크게 열려 자연채광이 가능한 작업실이다. 그리고 옥상에 작은 방이 있다.

지하층의 오브제는 지면과 지상층 사이에 부유하는 틈을 통해 가감 없이 노출된다. 지상 1층은 세 개의 개구부를 갖는다. 다실은 가로와 건축 사이에 관입된 목구조다. 차를 마시는 행위가 보고 보여짐으로써 단조로운 입면에 깊이를 부여한다. 그리고 다실의 장지문 개폐 변화에 따라 행위, 오브제는 가로와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반층을 오르내리는 계단, 1, 2층 문은 측면 개구부에 위치한다. 처마이면서 현관인 공간이다. 그림자가 드리우기 때문에, 열린 관계 속에서도 프라이버시의 확보가 가능하다. 남측 벽에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위치한다. 파노라마 창은 외벽에서 돌출된 창으로, 금속 구조에 의해 지지된다. 내부라기보다는 남측 한옥 지붕과 하늘 사이에 위치한 투명한 틈이다. 옥탑은 인왕산을 조망하기 위한 창이면서, 동시에 작은 방이다.​ 

N 스튜디오의 개구부는 적층된 층 사이의 틈이거나, 관입된 다실이거나, 깊이를 드리우는 처마이거나, 부착된 틈, 인왕산을 바라보는 작은 망원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로에 농밀하게 영향을 미치는 평면적인 건축 언어다. 높이 값을 갖는다는 이유에서 입면적일 뿐이다. 반면 오노 히데토시 교수의 표층은 가로의 직교 방향으로 겹겹인 쌓인 입면적 성격에 가깝다. 깊이를 갖는 개구부 사이로 삶과 가로가 밀접하게 만나기를 바란다. 그렇게 삶의 풍경이 짙게 묻어나는 ‘서촌성’이 지속됐으면 한다. 그리고 파사드, 표층을 매개로 하는 타국과는 다른 가로 풍경을 상상한다. <진행 박세미 기자>

 

 

반층을 오르내리는 계단, 1, 2층 문은 측면 개구부에 위치한다. 처마이면서 현관인 공간이다.

 

1층에는 다실을 겸한 주거가 위치한다.

 

다실은 가로와 건축 사이에 관입된 목구조다. 차를 마시는 행위가 보고 보여짐으로써 단조로운 입면에 깊이를 부여한다.

 

2층은 남측으로 크게 열려 자연채광이 가능한 작업실이다.

 

파노라마 창은 외벽에서 돌출된 창으로, 금속 구조에 의해 지지된다. 내부라기보다는 남측 한옥 지붕과 하늘 사이에 위치한 투명한 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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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동(서승모)

설계담당

이인수, 김승택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용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119m²

건축면적

69.1m²

연면적

158.42m²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높이

7.84m

건폐율

58.07%

용적률

100.22%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시멘트벽돌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페인트

구조설계

은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주)성지이앤씨

시공

(주)사람중심건설

설계기간

2015. 10. ~ 2017. 5.

시공기간

2017. 6. ~ 2018. 1.


서승모
건축가 서승모는 1971년 일본 교토 출생으로, 경원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예술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미술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 후, 2년간 동 대학 비상근 강사였으며, 2004년 서울에서 독립했다. 이후, 2010년 사무소명을 사무소효자동으로 개칭하여, 현재 주거, 호텔, 업무시설 등 다방면으로 설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SJ한옥 리노베이션’, ‘Vinyle & Plastic 입면 디자인’, ‘C house’, ‘류이치 사카모토 전시장 디자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