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9월호 (통권 670호)
대지는 용인의 주택단지 끝자락, 산과 마을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한다. 뒷산과 면한 대지는 9m의 고저 차가 있는 가파른 지형으로 건축 행위를 위해 경사를 조정해야 했다. 우리는 대지가 형성된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땅이 지닌 지형의 흔적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이러한 태도는 경사지 주택단지에서 땅의 흐름을 지우는 개발 방식에 대한 의문이며, 동시에 자연과 건축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뒷산의 흐름이 마당으로 연속되어 언덕이 남겨진다. 지형을 품은 입체적인 마당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제2의 자연을 형성한다. 이는 동식물을 사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게 될 이들의 삶의 터전이자, 건축이 놓일 배경이 된다.
뒷산에서부터 흘러내린 구릉 위에 직교의 ㄱ자 건물을 놓는다. 구릉 옆에 위치한 1층에는 집의 중심 공간인 식당과 주방이 위치하며 처마가 있어 마당과 바로 연결된다. 구릉 위에 얹힌 2층은 서측으로 거실과 서재, 동측으로 마스터룸이 위치하며 모두 남쪽을 향한다. 마스터룸은 침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3면으로 빛이 드는 온실, 욕실로 구성된다. 거주 공간과 더불어 1층의 물고기방, 계단실 하부의 거북이방, 그리고 거주 공간의 일부로 구성된 온실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생활 방식을 담는다. 집과 마당, 땅과 건축, 사람과 동식물 사이 상호작용은 느린 호흡을 통해 집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언덕 위의 집은 이러한 관계를 위한 은유이자 실체이다.(글 나은중, 유소래 / 진행 방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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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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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리스 건축(나은중, 유소래)
이창수, 이정호, 강택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단독주택
661㎡
124.71㎡
295.01㎡
지상 2층, 지하 1층
2대
7.95m
19.19%
27.15%
철근콘크리트조
노출콘크리트, 콘크리트 정다듬, 투명삼중유리
노출콘크리트, 콘크리트 폴리싱, 수성페인트
(주)이든구조컨설턴트
(주)태인엠이씨
정담건설
2021. 5. ~ 12.
2022. 4. ~ 202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