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8월호 (통권 669호)


정의엽, ‘평면과 입체 사이’ 연작, 캔버스에 유채, 100×80.3cm, 2023
평면적 입체와 입체적 평면 사이
화가 서용선은 “이미지란 사람의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고, 화가의 작업은 이미지를 만드는 형식을 넓히는 행위”라고 했다. 이 말은 공간적 이미지를 만드는 건축가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의 작품은 현실의 3차원 공간을 캔버스에 2차원으로 이미지화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로 가득하다. 실재를 여전히 알아볼 수 있게 완전히 추상화하거나 개념화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적 혹은 원근법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포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와 실내 공간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격자 형태의 선들은 투시도 같은 공간지각을 형성하는 듯하나, 실재 공간의 재현으로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그의 그림에서 비롯된 익숙한 공간지각과 이미지에 대한 의문과 비틀기는 이 건축물을 설계하는 방향이 됐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어떤 원초적 감각은 강렬한 원색의 선과 덩어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빨간색은 대상을 여백과 분리하기도 하고 연결하기도 하며, 사실적이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하며, 상징적인 동시에 심리적이다. 나는 이러한 생각을 건물이 서 있는 방식 혹은 건축적 경험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탐색했다. 건물은 마을 입구의 도로변에서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게끔 배치됐다. 정면에서 볼 때 건물은 마치 평면에 그려진 떠 있는 정육면체처럼 지각된다. 거푸집의 철저한 격자 패턴과 이음매의 두께가 없어 보이는 격자창의 구멍들 그리고 모든 창과 난간 등의 디테일까지 칠해진 붉은색은 3차원적 구조체를 2차원적 이미지로 만든다. 배면의 규칙적인 창은 풍경을 내부에 액자처럼 보여주고, 전시할 때는 그림이 걸리는 모듈이 된다. 건물의 내부 혹은 주변을 돌아보다 보면 건물의 두께가 굉장히 얇다는 것을 깨닫고, 정면에서 본 정육면체 이미지는 깨어져 익숙한 공간지각이 흔들린다. (글 정의엽 / 진행 한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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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엔디(정의엽)
양준희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648번길 4-1
근린생활시설
625㎡
124.43㎡
491.03㎡
지상 5층
4대
21.35m
19.9%
78.56%
철근콘크리트조
노출콘크리트
페인트
(주)유진구조이앤씨
유성기술단
2020. 8. ~ 2021. 6.
2021. 6. ~ 2022. 10.
서용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