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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재구성 : 얼바닉30 플래그십 스토어

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

글
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
사진
텍스처 온 텍스처
자료제공
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
진행
김혜린 웹에디터
background

 

 

감각의 재구성: 비례감각, 재료감각, 빛과 온도의 감각

 

도시에 대한 기억은 단지 시각적인 풍경이 아니라 우리가 거닐고 머무르며 경험하는 감각의 조합들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감각의 총합은 공간을 장소로 인식하고 기억하게 하는 본질이다. 우리는 도시의 영감을 받은 브랜드의 가치를 건축적 언어로 구현하고 실체화함으로써 공간의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이용자가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전이하여 온전히 체화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건축의 형태와 조형으로 그 가치와 정서를 직접 드러내기 보다는 온전히 체감하고 감각되는 경험들로 기억되는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과거에서부터 현대건축에 이르기까지, 건축의 형태는 언제나 기능과 미의 조화를 다루는 주요한 건축 언어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소비사회에서는 상업적 요구가 건축의 형태와 조형을 압도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상업적 가치를 위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에 치중하여 외형적 복잡성과 차별성에 집착하기까지 하는 이러한 현상은 더이상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주변 근저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눈에 띄는 조형성은 단기적인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듯 하지만, 미적 과시의 과잉은 도시적 맥락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지역사회와의 괴리감을 유발할 수 있다. 시장의 논리에서 건축의 외형적 과시는 경쟁력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건축이 단발적 기호/이미지로 소비되어 소진되고 기능적, 심리적 회의를 초래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건축 조형과 형태에서 비롯되는 시각적 차별성은 잠시 제쳐두고, 감각과 경험을 중심으로 한 건축적 제안을 통해 도심 속 근린생활 건축의 다원화와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다양한 감각들- 비례감각, 재료감각, 빛과 온도의 감각 등-이 시선과 움직임에 따라 은근하게 드러나는 공간의 깊이와 울림, 감도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층위로 쌓아가며 고유한 장소성과 브랜드 가치를 체득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네모 반듯한 형태의 밝은 톤의 외관은 우리 주변의 여느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들여다 보면 새삼 눈에 띄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낯선 마감과 가공 처리한 외벽의 재료들. 그 사이로 드문드문 자리잡은 투박한 창 주위로 깊이감과 입체감을 만드는 겹겹의 인방 디테일. 그리고 약간 귀엽기까지 한 창호 두겁석, 창호 프레임과 짝을 이루는 철재 난간 등 최소 단위의 건축적 요소들의 다채롭고 세밀한 조율을 거쳐 감각적인 재료와 질감으로 버무려져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데, 이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조형성에 해상도를 높이며 주변의 여타 건물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용자의 감각을 자극한다. 이는 사물의 본질과 미학을 담아내고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면서도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건축적 언어를 매개로 구축하고, 공간을 통해 그 감수성을 경험하게 하려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의도와 그 맥락을 같이하기도 한다.  

 

 

 

 

 

 

기능하는 장식, 감각되는 피복

 

한편 앞서 언급한 건축 요소들이 전체에서 너무 사소하거나 지나치게 장식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뒤따를수 있다. 하지만 아돌프 로스가 ‘장식은 범죄다’라고 비판한 기계적으로 복제된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장식의 의도적 남용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파사드에는 기능적 역할을 하는 창호 주변 -인방과 창 틀, 두겁(곡면으로 마감되고, 하부에는 귀여운 물끊기 홈이 있다)-과 난간, 재료간 접합부 및 모서리 처리, 그리고 물성을 드러내는 재료의 표상이 형태와 조형을 대신해 건축의 장식이자 동시에 입면 요소가 된다. 이 최소한의 장식은 과하거나 불필요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눈에 띄도록 계획되지는 않았지만 겸손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기능적, 미학적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간결한 모노 톤의 외벽 석재는 재료의 물성이 세밀하게 조율되어 시간과 계절감에 따라 빛과 그림자를 통해 표정과 깊이감을 만들고, 인위적 장식이나 작위적인 조형성 없이도 재료의 질감을 통해 풍부하게 지각하게 한다. 이는 아돌프 로스가 주장한 바와 같이, 진정한 건축적 아름다움은 장식이 아닌 재료 본연의 특성과 형태에서 비롯된다는 주장과 나란히 볼 수 있다.

 

 

 

 

 

 

내부로 이어지는 재료의 질감과 물성은 이 경험을 외부에서 내부로 확장시킨다. 단순명료하게 전개되는 공간의 구조와 마감은 각 층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용된 재료(석재/원목/콘크리트)를 통해 기능마다 다른 공간감을 가지고, 빛을 반사, 굴절, 산란시키는 반투명한 유리와 거울을 통해 내부 공간이 뒤엉키게하거나 확장시키며 공간의 온도와 분위기를 다양한 감각들로 지각하게 한다. 대리석 계단, 경질의 어두운 목재와 철재로 구성된 난간, 도어의 핸들, 조명들, 그리고 앞으로 빈 공간을 필요에 따라 하나씩 채워갈 오브제들은 공간을 구성하는 재료의 물성과 어우러지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담하게 드러내는 기능적일 수 밖에 없는 장식들이 될 것이다. 

 

 

지하1층 전시공간 평면도(왼쪽), 1층 플래그스토어 평면도(오른쪽)

 

 

 

 

2층 플래그스토어 평면도(왼쪽), 3층 지원공간 평면도(오른쪽)

 

 

 

 

4층 응접공간 평면도(왼쪽), 5층 스튜디오 평면도(오른쪽)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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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주)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 (이희원,정은주)

설계담당

심재원, 신나라

위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용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12.1㎡

건축면적

102.0㎡

연면적

571.88㎡

규모

지하1층, 지상5층

주차

4대

높이

18.6m

건폐율

48.09%

용적률

194.57%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석재, Sto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지정도장, 석재, 원목마루, 레진테라조

구조설계

(주)미래SE

시공

무일건설(주)

설계기간

2022.04 ~2023.05

시공기간

2023.05~2025.05

건축주

에디토컴퍼니(주)

인테리어설계

(주) 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


이희원, 정은주
이희원, 정은주는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각각 삶것건축사사무소와 건축사사무소 엠에이알유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후 2016년 건축사사무소오드투에이를 설립했다. 두 사람은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건축과 도시, 사람과 삶에 대한 문화와 사회적 현상을 탐구하고, 보이지 않는 가치를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대상으로 치환하고자 시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