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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의 지속 가능한 접속​: 마들렌 르노&장-루이 바로 도서관

제이콥+맥팔레인

사진
로랜드 할베(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제이콥+맥팔레인
진행
방유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5년 8월호 (통권 693호) 

 

 

 

 

도미니크 제이콥, 브렌던 맥팔레인 제이콥+맥팔레인 공동대표 × 방유경 기자 

 


방유경(방): 마들렌 르노&장-루이 바로 도서관(이하 아비뇽 도서관)은 1985년 프랑스 아비뇽에 지어졌던 기존 도서관을 2년 반에 걸쳐 재생한 프로젝트다. ‘새로운 국가 도시재생 프로그램(NPNRU)’의 일환으로 진행됐는데, 이번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도미니크 제이콥, 브렌던 맥팔레인(제이콥+맥팔레인): 이 프로젝트는 주요 공공 시설을 현대화하여 포용적이고 매력적인 지역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NPNRU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1985년 건립 당시 ‘아비뇽의 보부르’로 불렸던 옛 도서관은 아비뇽의 우선 사업 대상지 세 곳 중 하나인 생샤몽에 위치한다. 2014년 출범한 NPNRU는 도시 중심지에 양질의 공공 공간을 조성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커뮤니티 안의 물리적·사회적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인구 구성을 장려하는 주택 옵션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사업이 생샤몽 일대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20분 안에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트램 노선이 신설된 것이다. 덕분에 도심과 단절되었던 생샤몽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됐다.

 

 

방: 설계공모 당시 아비뇽의 주 진입로 중 하나인 로카드 순환도로와 인접해 있어 상징성이 필요했다고 들었다. 공모의 주된 요구 사항은 무엇이었나? 

제이콥+맥팔레인: 아비뇽 도서관은 사업 계획에서 상징적·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설계공모는 건물 노후화와 이용자 감소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비뇽 남부의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의 전환과 오늘날 도서관에 있어야 할 기능적 변화를 함께 요구했다. 책을 보관하는 기능을 넘어 독서, 디지털 미디어, 학습,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접근성 높은 공공 공간이 필요했다. 더불어 강화된 환경 기준에 따라 에너지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설계공모 당시 도로 맞은편에 비슷한 규모의 박물관이 직사각형 형태로 신축된다는 계획이 발표된 상황이라, 우리는 두 건물이 아비뇽의 문화적 관문을 형성하도록 직사각형의 목재 캐노피를 제안했다. 

 

 

  

 

 

방: 기존 건물은 불규칙한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로 여러 마감재가 덧붙어 있었다.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무엇을 남기고, 어떤 변화를 시도했는지 알려 달라.

제이콥+맥팔레인: 나이든 신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개념 아래, 옛 건물의 흔적을 드러내고 새로운 요소를 더해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는 건물에 덧붙은 마감재, 외장재를 모두 걷어내고 건물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콘크리트 부분을 보존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내외부는 노출콘크리트로 유지하고 내부에 단열재를 보강했다. 다음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중정(파티오)이다. 초기 계획은 야외 중정으로 진입해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 입면에 여러 출입구를 내는 안이었다. 하지만 이런 공간구성은 도서관에 적합하지 않고, 보안과 기능상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출입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쪽으로 수정하면서 중정은 아트리움으로 변모했다. 도서관에 넓고 개방적인 중심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자유롭게 공간을 가로질러 바라볼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하게 됐다. 그 밖에 계단과 동선 체계는 그대로 재사용해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기존 도서관의 외부 모습. ©Jean-Pierre Campomar Archives Ville D’Avignon

​기존 도서관의 내부 모습. ©JAKOB+MACFARLANE

 

 

​방: 개념적으로 ‘나무’라는 은유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제이콥+맥팔레인: 이는 여러 문화권에 존재하는 ‘지식의 나무’에 대한 은유다. 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가 지혜의 확산을 상징하듯, 교사들은 어린 학생을 나무 아래에 모아 지식을 공유하고 확산한다. 나무 형태로 디자인한 데는 실질적인 여러 이유도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기존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재사용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결과였다. 사람들이 아트리움에서 공간의 방향성을 인지하도록 수직 동선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레 나무 ‘줄기’로 인식하게 됐다. 목재 알베올라 시스템으로 제작된 나무 ‘줄기’는 콘크리트 계단을 감싸며 세 층을 가로질러 지붕까지 이어지면서 책장 기능과 시각적·물리적으로 동선을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편, 외부의 목재 캐노피는 건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에너지 지붕을 형성한다. 건물의 상징성을 부여하는 캔틸레버 형태의 지붕은 그늘을 제공하고 비를 피하게 할 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방: 거대한 목재 캐노피 지붕을 구현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어떤 해법을 동원했나?

제이콥+맥팔레인: 콘크리트 건물에 추가될 새 지붕은 재료나 형태적 측면에서 옛 건물과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에 장거리 스팬을 구현하는 데 탁월한 재료인 CLT를 사용해 외벽에서 최대 7.6m 돌출된 캔틸레버 구조로 설계했다. 특히 목재 캐노피의 모듈이 기존 건물의 구조 모듈과 일치되도록 조정해 하중이 기존 건물에 직접 전달되도록 했다. 목구조 외에도 지붕 위에 설치한 경량 구조물은 알루미늄과 방수막으로 처리해 하중을 크게 줄이고, 연결 부분(리브)의 두께도 달리하면서 대규모 캔틸레버 구조를 실현할 수 있었다.​

 

 

  

 

 

방: 건물 내부에 합판으로 제작된 벌집 형태의 책장이 인상적이다. 입체적인 격자 구조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는데 어떤 실험과 변주가 진행되고 있는가?

제이콥+맥팔레인: 우리는 이 격자 구조가 미학과 기능이 결합된 3차원적 형태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다양한 스케일에 적용해 탐구해왔다. 큰 스케일에 적용하면, 파리의 헤롤드 사회주택(2008)처럼 건물의 전체 구조를 지지하는 구조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작은 스케일에 적용하면 플로렌스 로위 서점(2001)에서처럼 물건과 책을 보관하는 책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아비뇽 도서관에서는 나무가 자라듯 뿌리에서 가지로 뻗어나가는 개념으로 확장하면서, 도서관 내부에서 카페와 바, 계단형 서가, 다양한 내장 가구 등으로 활용된다. 이런 특징은 우리 전작인 커넥티드 하우스(2016)와 유사하다. 동일한 격자형 시스템이 계단과 통합되어 책장뿐 아니라 와인 저장고, 개인 물품 보관 공간, 벽난로로 사용됐다. 사실 3차원 격자 구조는 우리 작업의 많은 부분에 걸쳐 큰 비전처럼 흐르고 있다. 이는 스케일을 초월해 전체적인 물체가 조각되는 개념이나, 반대로 ‘조각된’ 부분이 물체 자체가 되는 음적 공간의 아이디어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의 모든 작업은 이 두 가지 표현 방식 사이의 상호작용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다양한 해석을 생성하는 방식에 천착한 것이다. 오렌지 큐브(2010)는 건물의 전체 볼륨을 조각해내고 조각된 부분을 제거한 결과물이며, 반대로 아비뇽 도서관에서는 책장이 더 큰 볼륨에서 추출된 형태라 할 수 있다.​ 

 

 

  

 

 

방: 2025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의 큐레이터로 참여해,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파빌리온 바깥에 가설 구조물(비계)을 설치해 전시장을 꾸렸다. 이 전시에서 이 프로젝트도 소개되었는데,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했나?

제이콥+맥팔레인: 프랑스관에서 선보인 전시 <함께 살다>는 여섯 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아비뇽 도서관은 그중 ‘기존과 함께 살다’라는 소주제에서 소개됐다. 우리는 센 강변의 옛 창고 건물을 파리 패션·디자인센터와 프랑스 패션연구소로, 오를레앙과 리모주에서 군사 및 산업 시설을 현대 예술센터로, 툴루즈에서 옛 전시관을 스포츠문화센터로 전환(진행 중)하는 등 다수의 재생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아비뇽 도서관은 기존 콘크리트 건물에 새로운 목조 구조물을 추가한 최초 사례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료(콘크리트)에 지속 가능한 레이어(목재)를 접목하고자 도전했다. 동시대 건축에서 저탄소 재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드러내고, 건물의 기존 자원을 파괴하지 않고도 새로운 재료를 도입해 보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콘크리트에 목재를 접목한 방식은 프랑스관 전시장의 개념—기존 신고전주의 석조 건물 옆에 일시적으로 설치된 철제 가설 구조물—과도 공명하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월간 「SPACE(공간)」 693호(2025년 08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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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제이콥
도미니크 제이콥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빌멩 건축학교를 졸업(1991)했으며, 파리 1대학에서 미술사 학위를 취득(1990)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파리-빌멩과 파리-말라케 건축학교에서 강의했고, 2018년에 파리 특별건축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 건축대학교(SCI-Arc)에서 강의했다. 2019년 ARVHA로부터 ‘올해의 여성 건축가’로 선정되었다.
Dominique Jakob
Dominique Jakob, born in France, graduated from the École d’architecture Paris-Villemin (1991) after receiving a degree in art history from the Université de Paris I (1990). She taught at the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architecture de Paris-Villemin and Paris-Malaquais from 1994 to 2004, at the the École spéciale d’architecture de Paris, and at the Los Angeles 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 (SCI-Arc) in 2018. She was named Woman Architect of the Year in 2019 by the ARVHA. She has been a full member of the French Academy of Architecture since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