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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QUE] 이미지, 낙관주의, 그리고 현대 포르투갈의 후기 수사학적 적응형 건축 | 팔라

글
페드로 페레이라 사이트레스 아키텍츠 공동대표
사진
프란시스쿠 아센상 (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팔라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 2026년 1월호 (통권 698호) 

 

143(기둥을 둘러싼 집) 

 

 

도발적인 대위법

 

오늘날 포르투갈 건축의 지형을 규정하는 것은 깊고도 역설적인 긴장 관계다. 한쪽에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모더니즘 전통, 특히 에스콜라 두 포르투★1와 그 프리츠커 수상자들이 남긴 거대하고 단일한 무게가 있다. 그들은 엄격한 미니멀리즘, 깊은 맥락적 해석, 물성에 대한 진실성과 관련한 윤리를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다른 한쪽에는 외국 자본, 부동산 투기, 대규모 관광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위기 이후 상업적으로 빠르게 주도된 현실이 있다.  2010년대 초, 이처럼 고도로 긴장된 환경 속에서 등장한 팔라(공동대표 필리프 마갈량이스, 아나 루이사 소아레스, 아흐메드 벨호자, 레라 사모비치)는 중요한 세대적 전환을 대표한다.

그들의 작업은 ‘방법적 낙관주의(methodic optimism)’, 활기찬 색채, 기하학적 엄밀성, 그리고 그들이 ‘나이브한 건축(naive architecture)’이라 칭하는 거의 유아적인 미적 단순성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양식적 일탈이 아니라, 포르투갈 건축 실무 전체를 계산적이고 대단히 자각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시도이며, 투자 주도형 도시 리노베이션이라는 광범위한 문화와 비판적으로 맞닿아 있다. 그들은 이러한 투기적 풍경의 단조로움을 고도로 수사학적이고 개념적으로 충만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매우 섬세한 형태의 현대 예술의 한 형식으로 전환해낸다. 팔라는 빠르고 체계적인 도시 변화 속에서 ‘좋은 건축’이나 ‘진지한 건축’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자체에 도전하고 있다.

 

 

 

143(기둥을 둘러싼 집)

 

 

팔라의 급진적인 영향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이 적극적으로 맞서는 문화적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에스콜라 두 포르투가 드리운 그림자다. 이 미학적 이데올로기는 때때로 ‘아로즈 에 폴로(단순한 재료로 훌륭하게 완성된)’라고 정겹게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미니멀에 대한 엄격함, 재료의 텍토닉적 침묵, 맥락적 진정성에 대한 깊은 헌신과 같은, 변하지 않는 듯한 일련의 가치들을 옹호해왔다. 이 전통은 느림, 재료적 정직성, 기존 도시 구조와의 조용한 대화를 요구했다. 반면, 팔라는 지역에 뿌리내린 논리에 맞서는 곳에 스스로를 위치시켰다. 이들은 허락을 구하거나 경의를 표하지 않은 채 현장에 불쑥 나타났고, 일본 메타볼리즘의 유토피아적 형식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의 인용성까지, 넓고 때로는 모순적인 국제적 참조들을 거리낌 없이 포용하며 포르투의 픽처레스크(pricturesque)한 지형과 좁고 구불구불한 거리를 거닐었다.

국제적인, 디지털을 매개로 한 네트워크를 즉각적으로 수용한 그들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정체되어가던 곳에서 필요하고도 도발적인 대위법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한 흐름 속에서 태어난 건축가로서, 그들은 자신의 계보를 스스로 선택했고, 먼 곳의 영웅들을 마치 지역의 인물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그들이 구축한 건축 언어는 기존에 정착된 언어에 의도적으로 반하는 것이었다. 노골적으로 수사학적이면서도 엄격한 비례를 기반으로 하며, 그들이 강연에서 종종 인정하 듯이 자의식적인 ‘귀여움’이 스며 있다. 이는 무장해제의 정동으로 작용하며 사람들이 작업을 부드럽게 느끼게 하면서도 정서적 밀도를 강화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은 건축이 지역적, 역사적 합의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시각적, 정동적 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44(세 가지 체계의 집) 

 

 

시장 속 발명적 전략

 

사무소 운영과 관련해 팔라의 현실은 2011년 금융 위기와 트로이카 구제 이후의 격동적인 경제 재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국가 정책은 대규모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입을 촉발했고, 그 결과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를 초래했다. 포르투와 같은 도시들은 초가속화된 부동산 투기의 무대가 됐고, 한때 낡고 방치됐던 수천 개의 차고, 소규모 연립주택, 아파트 등은 단기 임대 시장을 위한 수익 창출 자산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맥락이 팔라의 초기 포트폴리오를 단적으로 정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이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팔라는 적은 예산과 상업적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적 투자자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재정적, 프로그램적 제약을 창의적 촉매제로 삼았다. 그들은 공간적으로 경직되고, 때로는 진부한 기존 건물의 조건 안에서 발명적 전략을 구사하는 법을 익혔고, 값싸고 빠른 리노베이션이 만들어낸 이 ‘절박한 혼란’ 위에 명확하게 읽히는 그래픽적 질서를 부여했다. 그리고 시노하라 가즈오가 그랬듯, 각 건물들을 개별 사례로 다루는 대신, 오늘과 같은(modern) 세상에서 건축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들의 신념을 보여주는 모델로 제시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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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세기 중반부터 포르투대학교 건축학과(FAUP)를 중심으로 형성된 느슨한 건축 ‘학파’를 일컫는 말로, 페르난두 타보라, 알바로 시자, 에두아르두 소투 드 모라 같은 인물들이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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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SPACE(공간)」 698호(2026년 0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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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페레이라
페드로 페레이라는 한국에 기반을 둔 포르투갈 건축가이자 사이트레스 아키텍츠의 공동대표다. 건축, 인테리어, 문화 전반을 넘나들며 구조적 엄밀성과 고요한 인간적 분위기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독일, 한국 등에서 교육을 받고 실무를 거쳤다. 취리히의 출판사 gta Verlag의 편집자로 건축의 공적 책임에 대한 확장된 관점을 탐구했다. 현재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아름다움, 추상, 시간’에 관한 신간을 편집하는 한편, 세심한 제작 태도를 기반으로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