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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관계 맺으며 열린 태도: 김철수 물리관

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

글
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
사진
김태윤
자료제공
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
진행
김혜린 웹에디터
background

 

 

Universitas 

오늘날 대학은 여전히 Universitas라 불릴 수 있는가? 혹은 그래야 하는가? 고대의 철학 학교와 중세 유럽의 학자·학생 길드에서 시작된 대학은 학문의 자유, 분야 간의 연결, 그리고 인간 전체에 대한 이해가 그 핵심 가치였다. 현대 대학은 학문의 세분화와 전문화 과정 속에서 각 전공의 깊이는 깊어진 반면, 서로 간의 연결은 점차 약해졌다. 오늘날 대학은 ‘깊이’와 ‘전체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해답을 찾고 있으며, 캠퍼스 내 다양한 공간 재조성 역시 그 과정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 김철수 물리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교류와 우연한 만남이 발생할 수 있는 공간적 조건을 탐색한다. 동시에 대학이 여전히 Universitas로 기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캠퍼스 내 하나의 건축적 유형을 제안한다.​ 

 

 

 

 

 

 

대지 – 배치 (Site – Siteplan)

대지는 행정관–아크로폴리스–중앙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캠퍼스 중심 공간과 자연과학대 클러스터의 경계에 위치한 녹지다. 관악캠퍼스 조성 이후 오랫동안 비어 있던 이곳은, 구성원들이 머무르며 교류하고 휴식을 취하던 장소였다. 동·서측의 주 보행로를 연결하는 이 대지는 약 10미터의 고저차를 가지며, 기존 물리천문학부동(이하 56동)의 주출입구와도 연계된다. 우리는 이 녹지공간이 지닌 장소성과 경험을 보존하고 강화하기 위해, 녹지를 최대한 유지한 채 56동과 약 3미터 이격하여 증축 건물을 배치했다. 두 건물 사이의 공간은 동·서측 보행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건물 간 간섭을 완화하는 버퍼 존으로 작동한다. 56동 – 사이 공간 – 증축 건물 – 녹지로 이어지는 수평적 레이어는, 보행로를 지나는 이들에게 서로 다른 분위기의 외부 공간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기능 – 형식 – 형태 (Function – Format – Form)

캠퍼스 내 교육·연구시설은 기능성·효율성·합리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형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건축은 주변 환경과의 관계 맺음에 소극적이며,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공간은 곧 낭비나 사치로 인식된다. 하지만, 알 수 없음, 무용함, 무의미함과 같은 여백을 허용할 때, 비로소 공간은 새로운 관계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다. 김철수 물리관의 아이디어 팩토리와 네트워크 라운지는 이러한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 프로그램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주변과 관계 맺으며 열린 태도를 지닌 형식을 세우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끝이다. 배치의 수평적 레이어는 평면 구성으로 이어진다. 56동 – 연결통로 – 서번트공간 – 서브드공간 – 외부 공간의 구성은 내부공간 경험의 수평적 시퀀스를 만들고, 주 프로그램 영역을 최대한 확보한다. 이를 통해 내부 공간은 기능적 효율을 유지한 채,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경험된다. 

 

 

 

 

 

56동과의 연결, 10미터의 고저차, 두 개의 보행로와 기존 녹지의 관계는 단면 계획을 통해 조율되었다. 정해진 층고와 프로그램 면적에 따라 쌓아 올린 다섯 개의 볼륨을 동·서 방향으로 밀어내며 배치했다. 이를 통해, 지하 1층 아이디어 팩토리와 지상 3층 네트워크 라운지는 보행로와 만나 사람을 맞이하고, 지상 1·2층의 실험실은 북측 녹지와 연계된다. 이러한 단면 형식은 지형을 따르는 형상을 취하며, 층마다 외부 휴게 공간을 만든다. 단계적으로 밀려나며 수평성이 강조된 형태는, 앞선 형식 논리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각 공간의 성격과 구성 방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기존 56동과의 조화를 고려한 창호 높이와 난간 형식이 입면 계획에 반영되었으며, 화강석과 금속의 외장 재료, 기능에 따라 조정된 조명의 색온도를 더해 단순하지만 감각적인 인상을 형성하고자 했다. 

기능, 형식, 형태는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건축으로 완성된다.​

 

 

 

 

 

계획 – 시공 – 그 이후

발주자와 건축가의 기획 및 계획을 거쳐 시공자의 손으로 완성된 건축은 다시 발주자의 시간 속으로 돌아간다. 기획과 계획의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판단하기까지는 또 다른 시간이 필요하다.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대학이 경계를 넘는 교육과 연구를 논의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고도 희망적이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이 프로젝트는 서두에서 제기한 문제와 질문에 대한 완결된 답이라기보다, 사용과 시간 속에서 캠퍼스 내 열린 건축의 의미가 갱신되기를 기대하는 하나의 제안이다. 

 

 

 

​

배치도(왼쪽), 지하1층 평면도(오른쪽)

 

지상 2층 평면도(왼쪽), 지상 3층 평면도​(오른쪽)

 

단면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대상지 배치도(왼쪽)와 캠퍼스 중심공간과 자연과학대 경계에 위치한 대상지 배치도(오른쪽) 

 

 

 

 

배치 계획과 사이 공간 다이어그램 

 

 

 

 

매스 계획 다이어그램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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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주)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 + 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최재석,전혜진((주)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 시덕진(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용도

교육연구시설

대지면적

1,570㎡

건축면적

593.32㎡

연면적

1999.69㎡

규모

지상 4층, 지하 1층

주차

10대

높이

14.32m

건폐율

0.02%

용적률

0.04%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화강석, 알루미늄 패널

내부마감

수성페인트, 콘크리트노출

구조설계

(주)터구조

기계설계

우리이엔씨

전기설계

대광사업단

시공

거현산업(주)

설계기간

2022.09. ~ 2023.12.

시공기간

2024.01. ~ 2025.08.

건축주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조경설계

스튜디오이공일 조경기술사사무소(이상수)


전혜진
전혜진은 2010년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aandd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 및 인테리어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5년 대한민국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 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 대표직을 맡고 있다.
최재석
최재석은 2011년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고, 삶것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스케일의 작업을 수행했다. 2018년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오브젝텀 건축사사무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덕진
사람과 건축의 ’어떤 만남(face-to-face)‘을 주제로 경험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의력과 감수성을 집중시킬 수 있는 ’건축/공간‘에 관심을 두고 2021년부터 에스디제이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삶것에서 실무를 익혔으며, 대한민국 건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