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2월호 (통권 699호)


인터뷰 에도아르도 잔콜라, 페데리코 차라티니 차르콜라 아르키테티 공동대표 × 박지윤 기자
박지윤(박): 이번 프로젝트와 라돌라 하우스(2024)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작은 창고와 헛간을 주거 용도로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먼저 베로나는 어떤 지역인가?
에도아르도 잔콜라, 페데리코 차라티니(잔콜라, 차라티니): 베로나는 복잡하고 독특한 맥락을 지닌 도시다. 행정적 구분을 넘어, 역사적으로 농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른다. 특히 와인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여전히 베로나의 가장 중요한 문화적, 경제적 자산 중 하나다.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현대건축을 수용하는 태도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으며, 문화와 제도 등 다양한 층위에 걸쳐 깊게 뿌리내린 보수적 태도는 건축적 실험과 혁신에 종종 제약이 된다.
박: 두 프로젝트 모두 외관에서 일부는 기존의 석재를 남기고, 일부는 새로운 재료를 더했다. 이는 이탈리아 혹은 베로나 지역의 경관법에 의한 것인가?
잔콜라, 차라티니: 경관 규제나 행정적 제한이 아니라, 지역 재료를 사용하되 이를 다른 기술을 통해 재해석하기 위한 의도적인 결정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베로나의 버내큘러 건축, 특히 레시니아 산맥의 전통 건축 방식을 참고했다.


박: 라룬 하우스에서는 얇고 넓은 석재와 이를 고정하고 있는 철재로 구성된 입면 디테일이 흥미로웠다. 석재를 기존의 방식과 같이 쌓거나, 혹은 붙이지 않고 판재와 같이 얇게 만들어 철재로 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잔콜라, 차라티니: 석조 입면에 대한 접근 방식은 인근 산악 지형, 특히 레시니아의 건축 유형에 대한 우리의 오랜 관심에서 비롯됐다. 베로나 석재로 알려진 프룬석(pietra di prun)은 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도시와 시골 전반에서 널리 사용됐으며, 카를로 스카르파 또한 사용했던 재료다.
이 석재는 퇴적암으로, 자연적으로 층리 구조를 이루며, 두께가 서로 다른 판재로 구분돼 있다. 전통적으로 각 판재는 지붕, 벽체, 바닥 등 특정 용도와 연관되어 사용되어왔다. 철재는 무엇보다 안전상의 이유로 도입됐으며, 석판을 건식으로, 안정적으로 고정해준다. 동시에 구축 방식 자체를 건축적 장식으로 전환하는 역할도 한다.
박: 이 프로젝트에서 기존 구조는 제약이자 매개로 작용한 듯 보인다.
잔콜라, 차라티니: 우리는 기존의 외곽 구조체를 보존하고, 그것이 부과하는 제약 안에서 작업하면서 기존 건물의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했다. 구축적 관점에서 볼 때, 기존 외곽 벽체는 새로운 구조 시스템 안에서 가새 역할을 한다. 우리는 손대지 않은 부분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해석된 재료와 전통적 구축 방식을 통해 기존의 것에 거는(anchoring) 방식으로 새로운 개입을 했다. 여기서 건축 디테일은 건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 된다.
박: 외부와 달리, 내부에서는 건축 자체의 논리를 새로 구축했다.
잔콜라, 차라티니: 사다리꼴 평면을 가진 작은 헛간이었던 라룬 하우스의 기존 내부 구조와 층고는 거주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 구조와의 관계 속에서 볼륨을 확장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새로운 볼륨은 외부에서 프룬석으로 드러난다. 이 주택의 특정한 기하학적 조건은 목구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구축 방식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와 공간적, 기술적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내부 구조 시스템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Barbara Corsico × Klimahouse
박: 3×3cm 목재 모듈이 구조적, 미학적 내부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 목구조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잔콜라, 차라티니: 목재의 사용은 두 가지 주요한 사항에서 비롯됐다. 하나는 석재, 목재로 지어진 전통적인 농가 주택의 물질 문화와 관련이 있고, 다른 하나는 직접 시공하겠다는 우리의 강한 의지 때문이다. 목재는 가공과 변형이 용이해 이러한 방식에 아주 적합하다. 또한 목재는 작은 단면의 부재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가벼운 구조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접근은 시공 과정을 비교적 단순하게 통제하면서도, 재료의 구조적 성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실험이 됐다. 반복되는 목재 모듈은 구조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내진 구조를 형성하며, 기존 석조 외벽은 전체 시스템의 가새(bracing) 역할을 한다. 계단 또한 단순히 각 층을 연결하는 요소를 넘어 구조적 보강 기능을 하며 주택 전체의 구조적 완결성을 강화한다.
박: 건축가들은 윤리적 논리, 구조적 필연성, 시간에 대한 건축적 태도 등으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접근한다. 차르콜라 아르키테티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 일관된 태도, 혹은 논리를 갖고 있는가?
잔콜라, 차라티니: 항상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공간을 오늘날에 적합하게 만들면서도 본래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미묘한 개입에 관심이 있다. 기존 구조를 과하게 조작하지 않음으로써, 그 고유한 매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과 함께 ‘폐허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 현재와 과거의 지속적인 대화를 창조하는 것을 도전 과제로 삼는다.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반드시 대조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시간이 축적돼 오늘의 형태에 이르렀음을 서술하는 공존의 상태가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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