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는 낮은 둔덕이 뒤를 감싸고 남쪽으로 펼쳐지는 단독주택지에 자리했다. 동서로 긴 420m2의 땅은 앞집에 가려진 것 말고는 대체로 여유로웠다.
배치는 대지 여건을 잘 아는 건축주의 제안을 따라 ‘일조에 유리한 일자형’으로 방향을 잡았다. 부부침실, 거실, 식당, 부엌이 전면에 늘어서고 그 뒤에 손님방, 현관, 차고가 붙었다. 2층에는 거실을 중심으로 서재와 아들방이 일자로 놓였다.
평면은 단순해 보이지만 집으로 들어서는 공간의 체험이 고려됐다. 현관에서 거실, 마당으로 이어지는 ‘비어있는 축’을 둬서 동선을 유도하고 ‘시원하게 열린 거실과 밝은 마당’을 만나게 했다. 가능하다면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진입 과정과 체험으로 이 집이 기억되길 바랐다. 거실은 민가의 대청을 떠올리며 계획됐다. 거실에 들어서면 세 칸 기둥과 보만 눈에 들어오도록 시스템 창호를 목구조 면 뒤로 숨기고 상부에 창을 뒀다. 안팎 경계가 없는 투명한 공간감, 전통적 미감, 우리 시대에 맞는 여유와 아름다움을 거실에 담으려 했다.
외관은 특별한 디자인을 더하기보다 ‘무덤덤하게’ 다뤘다. 정면인 북쪽 면은 벽면과 창으로만 구성해 집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고, 남쪽 면은 처마를 둬서 일사 조절과 처마 밑 공간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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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도시건축(조정구)
조지영, 황보람, 정유진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단독주택
421.4m2
164.96m2
217.84m2
지상 2층
2대
8.2m
39.1%
43.4%
중목구조, 경량목구조
백고벽돌, 스타코플렉스, 티타늄징크
친환경페인트, 스프러스 루버
(주)위너스BDG
정인엔지니어링
(주)지성설계컨설턴트
자연과우리
2017. 9. ~ 2018. 9.
2018. 10. ~ 2019. 5.
김동겸, 박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