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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학생기자] 다시 보는 SPACE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글
16기 SPACE 학생기자
진행
최은화 기자

16기 SPACE 학생기자단이 ‘다시 보는 「SPACE」’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콘텐츠는 월간 「SPACE(공간)」에 게재된 프로젝트, 이슈, 인물 등을 되짚어보는 인터뷰 시리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1. 서재원, 이의행(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오렌지주스맛 단단집

2. 이진오, 박인영(건축사사무소 SAAI): 어쩌다가 건축으로 만난 인연들

3. 정다영(국립현대미술관): 전시, 건축의 일부와 일생

4. 이용주(이용주건축스튜디오): 건축으로 교감하기

5. 한승재(푸하하하프렌즈): 벌거벗은 진솔함​

6. 정수진(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삶과 정서적 공간으로서의 집

7. 윤승현(​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비움, 채움, 이음 

8.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문화행동이 문화가 되기까지 

 

 

월간「SPACE(공간)」 2019년 12월 625호 32~33쪽

 

 

오렌지쥬스맛 단단집​

 

인터뷰 서재원, 이의행(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 김재희, 심종은, 안서경, 장은영(16기 SPACE 학생기자단)

  

16기 SPACE 학생기자단: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이하 에이오에이)는 도시에 대한 관찰을, 특히 서울에 대한 관찰을 이어가고 있어요. 에이오에이가 바라보는 서울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특히 서울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서재원: 사실 예전에는 서울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 것 같아요. 계속 미워해 봤자 결국 내 얼굴에 침 뱉는 것 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우리가 보는 모든 결과들이 결국은 우리가 겪었던 민주화의 과정, 그리고 배우지 못했음에도 빠른 성장을 위해 내달렸던 과정들이 그대로 드러난 것들이잖아요. 어쩌면 이 어글리(ugly)함 자체가 우리의 얼굴이고, 역사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한국사회의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는 단지 어글리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글리한 아름다움이어야 해요. 어글리한데 아름다운 것들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을 관찰하려고 노력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말씀해주신 것에 단어를 붙이자면, 그것이 ‘서울리티(Seoulity)’일까요? 

서재원: 그렇죠. 서울과 리얼리티의 합성어니까. 그거 제가 만든 건데, 그냥 서울을 ‘리얼리티' 상태 그대로 보자는 겁니다. 

 

16기 SPACE 학생기자단: 건축이 도시에 자리할 때 오브제처럼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신 것 같은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건축이 오브제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아가 그렇다면 건축이 향해야 하는 방향은 어디라고 보시나요?

서재원: 글쎄요. 오브제를 경계하는 것은 맞지만 한편으로는 오브제를 통해서 비평을 하기도 하죠. 도시에는 필지마다 법규가 있고, 또 그 법규가 건물의 형태에 이미 내포되어 있어요. 법규는 새로 들어서게 될 건물이 기존의 옆 건물과 반응을 하게 만드는 거에요. 이미 콘텍스트를 반영하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도시에서의 건물은 태생적으로 오브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만일 오브제가 들어선다면, 그것은 어떤 목소리이거나 비판이 되죠. 저는 이 시대에 한국에서 살면서 비판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모순적이고 극심한 빈부격차에 온갖 젠더 이슈가 극단화된 이런 사회에서 말이죠. 게다가 건축은 많은 부분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여요.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요. 건축이 사회를 반영하고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다루는건축가가 비판정신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무책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즉 사회에 응답하는 ‘리스펀스(response)’가 필요해요. 봉준호 감독은 그것을 영화로 하잖아요. ‘기생충’으로 지금의 한국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는 거죠. 그럼 건축가는 건축으로 해야겠죠. 단순히 기능을 맞추고, 방이 몇 개 있고,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 이런 것들은 당연한 얘기에요. 그 이상의 건축가의 목소리가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집을 예쁘게 만드는 것, 마감을 잘해서 깔끔하게 하는 것, 추상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 이런 것들을 넘어선 무언가 말이죠. 그 중에 추상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현실을 부정한다는 측면에서는 비판정신이 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저는 아름다운 디테일을 만들고, 기능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건축가의 ‘보이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건축을 사회학적, 인문학적,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서 다시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서재원: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든가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사회적인 것들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고 검열해야 하기 때문이지 않을 까요? 물론 윤리적이어야 하죠. 다만 건축가로서의 개인의 윤리가 아니라 인간의 윤리이어야겠죠. 그리고 의도. 건축가에게는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측면에서 작가 의지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앞서 말했었는데요. 뭔가가 이미 많이 정해져 있는 서울의 땅에서 우리가 대칭을 만들어 내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어요. 대칭은 친숙한 형태에요. 인간도 동물도 자연도 다 대칭이죠. 자연의 형상들은 외부 개입이 없으면 힘의 평형에 의해 대칭이 돼요. 대칭은 대중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고, 단단집이 그 대표적인 사례죠. 대칭은 이론적으로 공사비가 저렴해요. 구조적으로 합리적이니까요. 비대칭은 어딘가 보강이 필요한 이유때문에라도 당장 부재부터 더 많이 필요할 거예요. 대칭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희는 공사비가 많지 않은 다가구, 다세대의 서민들의 공동주택을 설계하다 보니 대칭적 평면을 짜는 경우가 많아요. 동네의 예전 집장수 집들을 보면 대칭인 경우가 허다하죠. 더 중요한 건 대칭이 갖는 아름다움이 있고, 동시에 대칭 안에서 어떠한 이유로 인해 비대칭이 공존할 때는 더욱 미묘한 아름다움이 생기죠. 이러한 결과는 다시 컨텍스트에 놓이면서 사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죠.

 

16기 SPACE 학생기자단: 한국에서 건축이 대중문화로 자리잡는 것은 힘들 것이라 생각하나요? 

이의행: 저는 아주 희망적으로 보이진 않아요. 짧은 시간에 체화되기는 어렵다고 봐요.

서재원: 제가 볼 때는 한국은 건축이 역사의 중심에 있지 않았어요. 유럽은 서양건축사가 바로 그들의 역사죠. 서양은 건축물을 피겨(figure)로 전제했지만, 우리는 배경(background)으로 전제했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건축을 존중한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한 적도 없어요. 그냥 건축은 배경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건축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 같아요. 궁궐을 지을 때처럼 왕권을 위해서 나선 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보편적 사고는 아닌듯 해요. 근대만 보더라도 식민지에, 전쟁 통에 살기 바빠 죽겠는데 건축물을 존중하는 게 쉽진 않죠. 다만 이런 현상이 건축계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한국인에게 중요했던 건 잘 만들어진 유형의 결과보다도 그것을 가능하게 한 ‘정신’이라고 보여지기도 해요. 그래서 결과물이 좀 안 좋더라도 그 정신이 올바르면 된 거예요. 중요한 것은 왜 그럴까를 따져보는 거예요. 불평불만만 해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인스타그램에서 데페이즈망(dépaysement)으로 해시태그를 다신 걸 봤어요. 에이오에이에게 데페이즈망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재원: 서울, 그 자체가 일상의 데페이즈망 아닐까요? 서울은 '여기에 이런 게 있으면, 저기에도 이거에 맞춰서 잘 조화가 되도록 해야지'가 아니잖아요.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죠. 극단적 자본주의와 실용주의로 인해 여러 가지가 이산집합이 된 곳이에요. 데페이즈망은 컨텍스트적이라기 보다는 텍스트적이라는데 매력이 있어요. 어느 날 한 고깃집에 갔는데, 초가집 입구에황소 구조물이 1:1 스케일로 만들어져 있는 거에요. 그런데 건물은 모던한 디자인이고, 그러다 황소 옆에 가면 다시 절구통 하나가 있고, 그런데 또 옆을 보니 세련된 이름이 붙여진 고층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는 거죠. 우리의 사상이 만들어낸 키치(kitsch)이면서 자연스런 도시적 데페이즈망이죠. 저는 더 이상 이런걸 욕하고 싶지 않아요. 도시에서는 ‘뭐야 이게?’ 싶은 장면들이 종종 펼쳐지곤 하는데 결국 우리정신의 사회적 산물이니 건축으로 어떻게든 이야기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게다가 미학적으로 호기심도 가고, 개인적으로 초현실과 언캐니(uncanny)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결국 데페이즈망에는 현실을 인정하는 어떤 리얼리티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어떤 공간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들어왔을 때,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일단 ‘뭐, 안될 것도 없지’ 할 때가 많죠. 미술에서는 데페이즈망이 의도적인 배열이라면 도시의 데페이즈망은 의도적이지 않기 때문에 힘이 있어요. 집밖에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은 밥통, 침대 , 거울 같은 것들이 함박눈을 맞고 있는 장면들은 머무나 초현실적이죠.

 

 

월간「SPACE(공간)」 2019년 12월 625호 표지​​ 

 

월간「SPACE(공간)」 2019년 12월 625호 40~41쪽​ 

 

 

16기 SPACE 학생기자단: 도시 자체가 다양한 것들이 얼기설기 얽혀져 있다는 표현에 공감해요. 마침 월간 「SPACE(공간)」 2019년 12월호 잡지 표지 사진이 떠오르는데요. 단단집 앞으로 할머니가 지나가는 장면이 절묘하게 담긴 사진이었죠. 그 순간처럼 건축에서의 데페이즈망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일어나나요? 

서재원: 그렇죠. 그게 초현실적인 거잖아요. 도시에서는 그렇지만 건축에서는 완전히 우연에 맞길 수는 없어요. 순수미술과 다르게 건축은 건축주의 돈이 개입돼요. 그런데 건축가가 초현실적인 걸 한다고 막 이상한 걸 가져다 놓으면, 어떤 건축주가 그걸하라고 하겠어요. 그래서 어떤 무언가가 이상해 보인다면 그것은 가능하면 필연적인 것이어야 해요. 기능에 의해, 혹은 구법에 의해, 심지어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등등, 그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개입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단단집 프로젝트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게요. 설계 때와 달리 준공 이후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나요? 

이의행: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망원시장의 초입에 위치하는데, 인식이 잘 안 되는 샛길이에요. 사실 안에 사는 사람들이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얘기를 듣고 싶긴 한데, 구성원정도만 그냥 파악 할 뿐이지 이후의 자세한 상황들은 잘 알지 못해요. 

서재원: 저는 우연히 단단집에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얘기를 했는데, 집이 너무 좋대요. (웃음) 다른 데 가고 싶지도 않고 너무 좋다고 말해주시더군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단단집을 보면서 에이오에이는 디테일에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기성품이 아닌 입구 손잡이, 규격에 맞춰 넣은 타일들, 내부계단 위에 문을 잡아주는 힌지 위의 천정마감을 계단처럼 '단단단' 놓는 등의 것들이요.

서재원: 와, 현관 위 ‘단단단’ 마감을 알아보는 사람은 흔치 않은데. 단단집을 가봤나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아직 안 가봤어요. (웃음)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볼까요? 드로잉에서는 건물 외벽에 사용할 빨간색 타일과 흰색 타일의 규격이 다른데 실제로 지어진 건물에서는 크기와 모양이 거의 같아요. 시공업체의 요구나 시공상의 어떤 우연적인 사건이 있었나요? 

서재원: 원래는 빨간색 타일은 정사각형, 흰색 타일은 직사각형을 사용하려고 했었죠.

이의행: 맞아요. 일층은 기단 역할을 염두하고 세로로 긴 흰색 타일을 써서 구분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저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어요. 비용적인 측면도 있었고,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타일에 문제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전체가 그냥 모자이크 안에 싹 들어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공사과정에서 즉각적인 변경사항들도 있었어요. 단열재를 숨기거나 조명을 바꾸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제안들이 우연이긴 했는데 결국 의도가 있게 된 것 같아요. 

서재원: 그렇죠, 우연인데 의도가 있는 것이죠. 결국 내가 지금 이 건물에서 무슨 얘기를 해야 될지 계속 머릿속에 염두하고 있다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요. 작은 디테일까지도 말이죠. 실제로 단단집에서는 그 옆에 붙은 전기패널도 ‘단단단’하는 계단형으로 되어있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시공 과정이 우연과 의도 사이를 오가네요. 원래는 없었던 옥상 개구부 위의 타일 덩어리가 생기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더 듣고 싶어요.

이의행: 원래는 공사를 하면서 실을 띄우고, 최종적으로 타일 라인을 잡고, 그 다음 단열재의 위치를 맞춰요. 그런데 옥상 벽면의 타일 시공을 하다가 보니까 건물의 정면과 후면의 입면 타일 라인을 정확히 맞추고 같은 위치에서 두 벽을 연결하는 옥상 다락 벽체로 타일 마감을 이어오는데 측면의 벽체가 개구부가 있는 위치에서 서로 5cm 정도씩 어긋나 있는거에요. 뭐가 어디서 잘못 됐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웃음). 그래서 벽면이 서로 어긋나는 위치의 개구부의 상단에 돌출된 백색의 볼륨을 넣어 그 오차를 감춘 거죠.

서재원: 좋은 건물은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이걸 이루기 위해서 건축가가 시공사를 닦달하거나 현장소장이 일당 인부를 닦달해야만 한다면 그건 올바른 사회일까요? ‘그래, 우리 상황이, 우리가 가진 한계가 이렇지’라고 인정하고 어떻게든 좋게 해보려고 노력해요. 가능하면 현실을 부둥켜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하려고 하고요. 현대 미술관이나 음악당을 짓는 것도 아니고 동네 다가구, 다세대 건물을 지으면서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돈은 100원을 주면서 1000원 어치의 노동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시공의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컨셉으로 연결시키고자 했어요. 그 결과 개구부 위로 흰 눈 덩어리같은 게 하나 딱 있어서 거대한 인방 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건 단열재 덩어리라는 구축적 역설이 있어서 재밌죠. 게다가 핑크색 혹두기 돌들과 서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 더 풍부한 디자인이 되겠다 확신했고요. 결국 디자인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건축 요소뿐만 아니라 가구, 창, 조명 등도 인상적이에요. 특히 거실에 동그란 조명에 눈이 가요.

서재원: 한국의 가정집은 내부가 너무 밝아요. 왜일까 생각해보면 애들 공부하는데 눈 나빠진다고 그랬던 건 아닌가 싶어요. 결국 이런 주택에서 조도의 문제 역시 우리 사회가 항상 불안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과하게 밝은 환경은 분주하게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심리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죠. 그래서 보통은 건축가들이 간접조명을 많이 쓰는데 저는 간접조명이 고급주택이 아닌 이상 우리의 방문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조도가 나오려면 조명이 굉장히 많아져야 하는데 뭔가 모순적인 느낌인데다가 감성적으로도 과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단단집에는 효율이 좋은 직부등을 벽에 필요한 만큼만 너무 밝지 않을 정도로 달았어요. 원형의 동그란 조명 같은 것들 말이죠. 이 원형의 조명은 집 안 밖에 쓰이면서 전체적인 기시감과 통일감을 주기도 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인해 공간은 좀더 친근하고 귀여운 느낌을 줘요. 집은 구성이 엄격한데 반해 한편으로는 그래픽적인 가벼움을 동시에 전달해요. 

 

16기 SPACE 학생기자단: 벽지에서는 종이의 질감을, 가구에서는 나무의 질감을, 벽에서는 유리와 대리석의 질감을, 천장에서는 콘크리트의 질감을 정직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재료가 가지는 여러 질감들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서재원: 그쵸. 사실 그 부분을 더 논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단단집 보다는 남녀하우스일 듯 해요. 재료를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디테일을 숨겨 재료의 추상성을 드러내거나 혹은 재료 자체가 가진 물성의 아우라를 강조하는 방법도 있을테고. 하지만 우리는 재료를 기호와 상징으로 사용하는 부분이 많아요. 재료를 통해서 감동을 준다거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어떻게 보면 난잡할 정도로 많은 재료가 병치되어 있거나 놓아져 있어요. 벽지는 스스로 종이임을 창피해 하지 않고, 나는 나무요, 나는 콘크리트요, 블록은 블록으로, 벽돌은 내가 벽돌임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서로 창피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여러 재료가 필요에 따라 솔직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나열된 상태가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결국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내겠죠.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 16기 SPACE 학생기자단​ 인터뷰 현장

 

심종은, 단단집드로잉

 

김재희, 오렌지주스맛 단단집 모형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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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 이의행
서재원은 대한민국 건축사이자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며 한양대 겸임교수이다. 이의행은 스위스 건축가협회 정회원이며 단국대학교 겸임교수이다.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는 서재원과 이의행이 2013년 설립한 설계사무소로, 건축을 둘러싼 거대담론보다는 건축 자체의 의미와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과 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다. 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며 ‘올해의 주목할 만한 건축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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