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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방법

글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2년 9월호 (통권 658호)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방법

 

망원동의 좁은 골목을 바삐 지나며 붉은 뼈대를 드러낸 작은 건물을 본 적이 있다. 당시 후암동 골목길에 있는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이하 경영위치) 사옥 소율을 떠올리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대지의 상황이나 프로그램이 유사해서도 그랬겠지만, 건물에 흐르는 힘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경영위치의 인장과도 같은 붉은색 철골 덕택에 단박에 알아보았다는 게 솔직한 이유다.

 

이번 호 프레임은 김승회의 단정한 이메일에서 시작됐다. 그는 “서로 다른 세계와 반응하는 구조와 디테일을 하나의 건축 공간 안에 묶어내는 과정”을 다니엘학교, 카페꼼마, 드림넥스트 세 작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답사를 하면서도, 그가 꾸준하게 추구하고 있는 보편적인 건축문법이 단지 구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 도시와 반응하고, 프로그램의 요구를 담아내며,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는 방식을 찾는 데 있음을 알아봐주길 바랐다.

 

돌아보면 김승회의 건축은 그가 강원필과 함께일 때부터 이미 여러 차례 「SPACE(공간)」에 소개되었다. 「SPACE」 486호(2008년 5월호)에서 이민아는 건축가에 대한 고정된 수식어와 형용어, “순하고 착하고 견고하고 건실하다”는 다른 건축가들의 해석과 거리를 두도록 애를 썼다며 비평을 시작한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비전관에서 “경영위치라는 집단이 성실하게 헌신하는 부분은 거창한 명분을 획득하는 것보다 옆 학교 학생들의 오래된 등굣길에 대해 따뜻하게 걱정하는 인간적인 버릇”임을 확인한다. 정선군 보건소를 두고는 “복잡하게 실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리얼리티는 ‘사용중’으로, 사람들이 점유함으로써 슬며시 지워지는 실체, 더 부각되는 부분들의 균형”에서, 건물 안팎의 사용자를 배려하는 그들의 세밀한 기획을 읽어낸다.

 

‘건축의 경계면’을 주제로 했던 「SPACE」 632호(2020년 7월호) 프레임에서 김승회는 ‘소통’에 관해 다시 이야기한다. “표면의 깊이가 더 깊어지면 마침내 사이공간(in-between)이 된다. 경계면에 만들어진 공간을 매개로 안의 세계는 밖의 세계와 소통한다.” 이때 정인하는 오늘날 김승회를 포함한 젊은 세대 건축가들은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건축의 실마리를 찾아낸다는 데 주목하며, “김승회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표피와 재료의 문제는 도시의 장소성과 긴밀하게 묶여 있다”고 설명한다.

 

2022년 9월호 프레임에 이르면, 한승재는 김승회와 그의 건축에서 ‘연결에 대한 열망’과 ‘인간에 대한 건축가의 사랑’을 본다.

 

몇 해 전 김승회는 “20년 전 사무소를 시작할 무렵에는 설계가 쉬웠다. 보이는 길을 따라 가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0년 전부터는 안 가본 길을 가는 듯한 기분이다. 이우학교, 문학동네, 과천주택, 이화외고 등을 설계하면서 낯설지만 흥미로운 길이라 느꼈다”고 술회했다(「SPACE」 566호 참고). 지난 「SPACE」를 다시 펼쳐보는 일은 김승회가 일관되게 걸었던 길, 명료한 구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꾸준하게 추구해왔던 목표를 확인하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김승회의 에세이와 한승재의 비평을 함께 읽고 나니 여운이 길게 남는다. 한 건축가가 한결같이 걸으며 만들었던 길과 그 저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선후배라는 관계를 뛰어넘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들 때문이었을까. 한동안은 그 여운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이 맴돌 것 같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2년 9월호 (통권 658호) 목차

 

008  EDITORIAL

010  NEWS

 

020  PROJECT

카사 에르난데스 ‐ 랑가리타 나바로 아르키텍토스

Casa Hernández – Langarita Navarro Arquitectos

 

030  PROJECT

몸-집 ‐ 공이림건축사사무소_ 박영태

MOM-house – empty forest architecture_ Park Youngtae

 

038  PROJECT

옥인단 단단 ‐ 에스엠엘 건축사사무소_ 남정민

Ogindan Dandan – SML_ Nam Jungmin

 

046  PROJECT

카페락가든 ‐ 구중정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_ 김창균

Café rockgarden – KOOJOONGJUNG ARCHITECTS_ Kim Changgyun

 

054  PROJECT

춘천예술마당 봄내극장 ‐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Chuncheon Art Plaza Bomnae Theater – Simplex Architecture

 

062  FRAME

진심이 건축이 될 때: 김승회

When Sincerity Becomes Architecture: Kim Seunghoy

 

064  FRAME: ESSAY

‘짓기’를 짓다_ 김승회

Construct ‘Constructing’_ Kim Seunghoy

 

072  FRAME: PROJECT

다니엘학교

Yaein Church Daniel School 

 

078  FRAME: PROJECT

카페꼼마

Café Comma

 

084  FRAME: PROJECT

드림넥스트

Dreamnext

 

090  FRAME: CRITIQUE

우아한 친구_ 한승재

An Elegant Friend_ Han Seungjae

 

096  LIFE

전시 보고 갈래?: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_ 이지회 × 한가람

Do You Want to See an Exhibition?: ‘Watch and Chill 2.0: Streaming Senses’_ Lee Jihoi × Han Garam

 

104  REPORT

역사의 너머를 보는 사람들: 〈우먼 인 아키텍처〉_ 사라 하틀라, 스바바 리스토 × 윤예림

Looking at the Other Side of History: ‘Women in Architecture’_ Sara Hatla, Svava Riesto × Youn Yaelim

 

112  REPORT

루이스 바라간의 유산을 대하는 태도: 바라간 재단_ 페데리카 찬코 × 한가람

The Attitude Towards Luis Barragán’s Legacy: Barragan Foundation_ Federica Zanco × Han Garam

 

118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_ 이지영 × 박지윤

A Mind for the Future_ Lee Tjiyoung × Park Jiyoun

 

124  SERIES: RE-VISIT SPACE 21

1987년 4월호, 건축가 윤승중의 의미_ 김현섭

April 1987 Issue: The Significance of Architect Yoon Seungjoong_ Hyon-Sob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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