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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대중적 건축의 가능성

글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4년 2월호 (통권 675호)   

 

 

대중적 건축의 가능성

 

카페와 스테이가 젊은 건축가들에게 일종의 문화적 기회가 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공간적 특이성이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보니, 건축가에게 다른 용도의 건축물에 비해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한 건축가들 가운데 고영성과 이성범이 이끄는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이하 포머티브)는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보여준다.

 

「SPACE(공간)」 2024년 2월호 프레임은 포머티브의 건축을 살핀다. 화성 동탄의 주택 화담재(2023)에서 시작한 답사는 남한강을 바라보는 강변에 자리한 충주 마당집(2022)을 거쳐 제주도의 스테이 겸 주택인 청수곶(2023)으로 이어졌다. 제주에서만 30여 개의 주택, 스테이, 카페를 설계했다는 그들의 작업을 둘러보며 제주 섬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보는 여정이었다. 인스타그램의 편집된 사진이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몸을 움직여 보니, 과감한 형태가 만드는 공간감에 감탄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섬세하게 조율되지 않은 공간을 발견하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럼에도 적극적인 형태와 재료를 색다르게 사용하려는 시도는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진화하고 있었다. 일상이 아니라 이벤트적 시간을 위한 건물인 스테이의 특징이 이러한 시도를 반복할 수 있게 했고, 이렇게 연마된 언어는 (특히 주거와 숙박시설이 함께 있을 때 혜택을 주는 농어촌민박이라는 제도에 힘입어) 다시 일상을 위한 공간인 주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어진 대지를 다양한 형태의 매스로 점유하고 담장으로 가로지르며 건물 안팎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다채롭게 편집해낸다. 마치 기차의 발명이 차창을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스크린으로 만들었듯이, 포머티브가 세심하게 조직한 기하학적 프레임은 평범한 귤밭도 '밭멍'하고 싶은 화폭의 풍경으로 만들며 농어촌의 경관을 다시 보게 만든다.

 

포머티브의 건축이 상업적이라고 폄하된다면, 대중에게 형태라는 쉬운 언어로 다가서는 방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따라 채택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경계심을 주는 탓일 수 있다. 그들은 "형태의 존재감이나 특별함만으로 좋은 건축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형태를 앞세운다고 해서 건축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어쩌면 포머티브에게 시급히 필요한 도구는 자신들의 건축을 설명하는 정제된 언어일 수도 있다. 천의영(경기대학교 교수)은 비평을 통해 포머티브가 "금기시되던 조형성 중심의 형태 욕망을 건강하게 자신들의 과업으로 받아들이"며 그들만의 건축적 특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미니멀리즘 중심의 우리 건축계에 다양성을 제공하면서 대중 중심의 새로운 건축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는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해 10월 심사가 진행된 '뉴홍익: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조성사업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특집으로 소개한다. 초청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 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숍, 헤르조그&드 뫼롱, OMA, 사나의 안에 대한 심사평뿐만 아니라, 당선사인 OMA의 안에서 그들의 여러 개념과 계보를 짚어내는 장용순(홍익대학교 교수)의 비평도 수록했다. 특히 "홍대의 문화에는 카오스적 에너지가 있는데, 그것을 질서로 덮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 OMA안의 큰 장점"이라는 평은 당선안의 실현을 기대하게 한다. 

 

더불어 이번 호부터 중소도시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장환(어반오퍼레이션즈 대표)과 이상현(대구광역시 도시디자인과 주무관)이​ '소멸의 가능성, 중소도시포럼'​이란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중소도시의 위기를 '활성화'​나 '발전계획'​이란 이름으로 외면하기보다는 소멸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출발하는 이들의 시각과 연구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마감 직전까지 중소도시의 데이터 시각화에 몸바친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격월로 진행될 새 연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4년 2월호 (통권 675호) 목차

  

004 EDITORIAL

006 NEWS

 

020 PROJECT

곧은 마음 집 - 빛의건축건축사사무소

The Plain House – Architecture of Light Architects

 

030 PROJECT

오동숲속도서관 - 운생동건축사사무소_ 조정구

Odong Public Library – Unsangdong Architects_ Cho Junggoo

 

040 PROJECT

교동살롱 - 스튜디오더원

Gyodong Community Center – studiothewon

 

050 FRAME

형태로 사고하는 건축: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Architecture That Thinks Through Form: Formative architects

 

052 FRAME: ESSAY

드러냄, 형태, 그리고 집착_ 고영성, 이성범

Revelation, Form, and Obsession_ Koh Youngsung, Lee Sungbeom

 

060 FRAME: PROJECT

화담재

Hwadamjae

 

066 FRAME: PROJECT

충주 마당집

Chungju Madang House

 

072 FRAME: PROJECT

청수곶

Chungsu Got

 

080 FRAME: CRITIQUE

‘형태 욕망’이라는 이름의 건축_ 천의영

An Architecture Named ‘Formative Desire’_ Chun Euiyoung

 

086 FEATURE

뉴홍익: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조성사업 국제지명 설계공모

NEW HONGIK: International Invited Design Competition for Hongik University Seoul Campus

 

088 FEATURE: REPORT

경계 없는 미래의 캠퍼스를 구상하다_ 이현호

Envisaging the Borderless Campus of the Future_ Lee Hyunho

 

102 FEATURE: CRITIQUE

‘정신착란증’의 홍대, 또는 진기한 시체의 끔찍한 아름다움_ 장용순

‘Delirious’ Hongdae, or the Terrifying Beauty of the Cadavre Exquis_ Chang Yongsoon

 

108 REPORT

엔지니어링 기반 디자인은 어떻게 가능해지는가?_ 위진복, 정광량, 홍석규

How Does Engineering-Based Design Come About?_ Wee Jinbok, Chung Kwangryang, Hong Sukkyu

 

118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서사를 좇는_ 전재우 × 김지아

Pursuing the Narrative_ Chon Jaewoo × Kim Jia

 

124 SERIES: The Possibilities Inherent in Extinction, Mid-Size City Forum 01

수도권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_ 이장환, 이상현

What is Happening Outside the Metropolitan Area_ Lee Janghwan, Lee Sanghyun​ 

 

 

월간 「SPACE(공간)」 675호(2024년 02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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