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아틀리에의 의미를 묻다 02 | 건축가의 아틀리에

진행
김지아, 윤예림, 박지윤 기자

「SPACE(공간)」 2024년 6월호 (통권 679호) 

 

 

 

​건축가의 작업 공간이 일반적인 사무실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대부분 설계업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아틀리에는 문서 작업과 회의만이 아닌, 설계와 제작을 위한 도구와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기능적 필요에 따라 각 사무소는 여러 작업 영역을 분리하거나 통합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팀원들 간 소통과 협업을 유도하는 배치를 꾀한다. 주목할 점은 설계업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차별화한 작업 공간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국내 아틀리에 20곳에게 각자 생각하는 건축가의 작업 공간과, 설계업의 변화에 따른 공간구성, 미처 실현하지 못한 시도와 앞으로의 작업 공간에 대한 바람을 물었다. 각 사무소의 작업 스타일만큼이나 다채롭고 또렷한 이들의 답변은, 아틀리에가 건축가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상기하게 한다. 

 

Q3. 현재 사무실 공간에서 실현하지 못해 아쉬운 건축적 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실현하지 못한 이유는?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사무소와 도시가 만나는 접점에 전시 공간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정문은 입구에 여유 공간이 없고 반대편은 공원이라 지금까지는 판단 유보 중이었으나 향후 디지털 모니터 등으로 시도해볼 생각이 있다. 또 공원 쪽으로 보행자가 출입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편하고 좋을 것 같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듯 하나 민원의 소지가 있어 자제해왔다.

 에스케이엠 건축사사무소  점심식사를 제공하거나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나 주방 공간이, 늘어난 직원 수에 비례해서 좀 더 넓고 편안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상 1층과 2층은 바닥 난방 시스템을 적용하고 지하층은 공조 시스템으로 냉난방을 적용했는데, 지하층도 바닥 난방을 적용했으면 더 쾌적한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지하는 1개 층이 있는데 2개 층을 확보했다면 모형 제작실이나 샘플 보관소 창고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원오원아키텍스  현재 원오원아키텍스는 다섯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공간의 유기적 연결은 두 개 층에서만 가능하다. 향후 원오원아키텍스의 공간을 설계할 수 있다면 계단실의 역할을 확대하여 공간을 유기적인 입체가 되도록 하고 싶다.

 더_시스템 랩  분당 오피스는 제작과 설계가 공존하는 공장형 오피스로의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을 위한 장비나 공간 준비 등이 업무 일정에 의해 번번이 무산되면서 어느덧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작년부터 다시 준비해 올해 제작 워크숍을 분당 오피스 내에 구현했다.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에 있으니 새로운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건축사사무소  아직 진행 중인 미완성의 사무실이다.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기회가 될 때마다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재료 실험실, 다목적 중정 공간, 사이 중정 공간 등을 차근차근 완성하여 지역사회와 연계된 문화 프로그램들을 운영해보고자 한다.

 TRU 건축사사무소  조도. 사무실을 디자인할 때는 아직 초짜 건축가라 그 중요성을 간과했다. 눈이 편하고 서로 바라볼 때 편안한 조명을 곧 실현할 예정이다.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지하에서부터 3층까지 개방된 공간을 갖고 싶었지만, 30평 대지에 18평 건축면적의 한계로 열린 공간을 만들 수 없었다. 대신 지하층에 넉넉한 천장고를 주었고, 주차장 쪽을 폴딩도어로 개방할 수 있도록 하여 확장된 1층 공간을 누리게 했다.

 도시공감협동조합건축사사무소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오래된 목조주택이고 단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겨울에는 정말 춥다. 처음에는 책상 위에 마시던 물컵을 두고 퇴근하면 다음날 아침에 얼어 있을 정도였다. 박공지붕틀이 노출되어 있어 난방이 더 어려운데, 한때 사무 공간에 겨울철에만 와이어와 천을 활용해 이동식 천장을 만들까 생각했다. 물론 생각만 하다 봄이 되는 게 반복되면서 여전히 그대로 있긴 하다.

 에이앤디  중정에 수공간을 두어 하늘과 주변의 풍경을 반사하는 공간을 생각했다. 이 수공간을 건너 아틀리에로 들어오는 과정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미지의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여정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 예산상의 문제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매스스터디스  제한적인 부지 안에서 최대한의 시도로 최대한의 가능성을 끄집어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규모의 제한으로 용도상 아쉬운 부분을 말하자면 끝도 없지만 지속적으로 조절하면서 규모에 맞춰 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제한적인 것이 우리의 그릇을 무한 성장시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에 건축의 스케일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좋다고도 생각한다. 과하게 성장할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에이라운드건축  건축적 시도에서 구현은 했지만 좀 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 채광 방식이다. 전면 도로가 남향이기에 남쪽으로 들어오는 빛을 내부 창을 통해 들이고, 외부 창틀에 거울을 두어 빛이 내부 깊숙이 유입되도록 했다. 거울의 각도나 폭 그리고 오염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1980년대 지어진 건물답지 않게 기존 골격이 튼튼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구조를 손볼 필요가 없는 리모델링이라 건물의 배치나 외관을 디자인하지 못한 점이 나름 아쉬움이랄 수 있지만, 이미 조화된 독특함을 가진 건물이라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잘 활용되고 있다. 다만 층별 면적이 넓지 않아 화장실이나 탕비실 등 서비스 공간이 넉넉하지 못한 것과 특히 관리와 경제적인 고민으로 외부 공간의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은 후회로 남아 있다.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주거만큼의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 사무소라는 기능에 집중하면서 거주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수납의 부족이 문제인지, 버리지 못함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수납공간에 대한 고려가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많은 것들이 쌓여간다.

 김이홍 아키텍츠  만들며 생각하고 건축물이 설계되는 이상적인 설계 프로세스를 상상해본다. 한정된 치수의 모니터 화면이 아닌 실제 눈 혹은 머리, 몸이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물리적인 모형이나 공간을 실제로 만들며 작업하는 워크숍이 꿈의 환경이다. 개소하기 전 그러한 환경에서 실무를 배웠지만, 서울 도심에서 그리고 사무소의 토대를 다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아직 희망사항일 뿐이다.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  무엇이든 적응하면서 사는 것이 모토인 터라, 특별히는 없다. 오히려 하나였던 공간이 세 개 공간으로 분리되면서 좋은 점이 훨씬 많다.

 디아건축사사무소  외장으로 구조적 성격을 드러내지 못한 점. 극소대지라 바닥면적이 줄어드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신아키텍츠  다양한 깊이와 성격의 외부 공간을 만들어 조경 요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온실이나 중정 등도 생각해보았으나, 대지 크기의 한계 등으로 어려웠다. 발코니와 테라스는 더 잘 활용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삶것건축사사무소  바텐 장치를 이용해 필요 시 상승 및 하강하는 메자닌 플로어. 반대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했다.

 

Q4. 앞으로 또 다른 작업 공간을 마련하게 될까? 꿈꾸는 작업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어디를 가도 이런 위치와 환경은 확보하기 어려워 지금 상황에서 개선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리적 환경과 모바일 환경이 긴밀하게 결합되어 어디에 있어도 쉽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가 이런 면에서 엄청난 진보를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되 일 끝나면 ‘회사를 즐기지 말고’ 빨리 집에 가는 것이 최고다.  

 원오원아키텍스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빌리지를 상상한다. 원오원아키텍스는 광화문 인근에 강의와 전시가 가능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 『도무스 코리아』 편집부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앞으로 이곳을 보다 활성화할 계획이다. 

 더_시스템 랩  하나의 큰 사무소보다는, 여러 개의 작업 공간이 지하철 2호선 (순환식이기 때문에) 상에 흩어져 놓여 있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다 흩어져 있지만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서로 마주하고 일할 수도 있는 체계. 도시 안에 공존하면서 서로의 문화는 동네 맥락에 따라 살짝 다른, 그러면서도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안의 작업 공간을 그린다. 그렇기 때문에 특화된 작은 사무실의 개념을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온건축사사무소  미래는 정말 알 수 없을 것 같다. 업무적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지만 좀 더 깊은 자연으로 들어가 작업 공간을 마련해보고 싶다. 온건축사사무소의 건축적 실험들을 공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TRU 건축사사무소  서머 오피스. 여름이면 전 직원이 어딘가 지역에 자리를 잡고 일하다가 초가을에 다시 복귀하는 방식. 요즘 지역 활성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오피스가 있다면 살아보는 경험이 제안에 추가될 듯하다.

 도시공감협동조합건축사사무소  우리 사무소의 대전제는 ‘후암동’을 벗어나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은 후암동에서 거주하면서 5분 정도 반려견과 걸어서 출퇴근하는 직주근접의 삶을 살고 있다. 향후 작업 공간과 거주 공간이 하나의 건축에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에이앤디  다른 공간을 마련하기보다 현재 아쉬운 부분을 개선해나가고 싶다. 조경도 더 보완해야 하고, 내부 마감이나 가구, 조명 등도 좀 더 퀄리티 있는 것으로 교체하고자 한다. 결국은 일하는 건축가가 행복하고, 찾아오는 클라이언트가 감동하고, 같이 새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약간은 비밀스럽고 신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매스스터디스  완전히 다른, 백지에서 다시 출발하고 싶진 않다. 지금 가지고 있는 공간에 기반해 높낮이가 변화무쌍한 골목길 주변 도시 조직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 건물 안에 모든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고, 공간적 요구에 따라 자연스레 흩어지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제이엠와이 아키텍츠  서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업종이 모여 있는 빌딩, 크리에이티브 센터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다.

 에이라운드건축  에이라운드건축에서는 건물의 특징에 맞는 소품들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제작하기도 한다. 금속, 목재, 도자기, 가죽 등 사람의 신체와 접촉되는 건물의 부분을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왔는데 이렇게 공예와 연결될 수 있는 공방이 사무실 근처에 생기면 좋겠다. 사무실과 다른 작업 공간이라면 이런 공방이 함께 있기를 희망한다.

 문도호제  1인 사무실은 오픈 네트워크와 그에 맞는 유연한 구조가 핵심이라 생각한다. 향후 또 다른 작업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희망하는 사무실의 모습은 한 장소에 집중된 커다란 단일 공간이 아니라 몇 개의 작은 공간들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지역 내에서 유연하게 서로 연결된 형태다. 그런 측면에서는 현재의 사무실을 그대로 둔 채, 동네의 이런저런 장소들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확장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우리 사무소의 구성원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아직은 대표 건축가 위주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준비된 구성원 각자의 이름과 책임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상호 협업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들의 시너지가 모여 다양성을 이루고, 합쳐진 노력으로 더 큰 에너지를 만들기를 바란다. 머지않은 어느 시점이 되면 현재 분리된 두 개의 매스는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로 통합해 사용할 것이다. 우리의 공유 사무실이자 나의 사무실로서, 나와 우리가 공존하는 작업환경이 재구성될 것을 기대한다.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앞날은 알 수 없으니 또 다른 작업 공간을 가지게 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이 장소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 사람도 집도 그렇듯이 사무소의 정체성은 장소와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 정체성이 바뀐다면 모를까 지금은 이곳이 옳다고 느낀다.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  단기적으로는 1~2년 내에 교토에 방을 하나 빌리고 싶다. 원격업무 및 실시도서를 체크할 수 있는 체계가 정리된다면, 꼭 사무실 내에서 실시설계를 그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무리지만 곧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각 직원이 돌아가면서 1년에 1~2주씩 교토에서 근무한다면, 그들의 높아진 안목과 경험은 프로젝트의 기획 및 계획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한 이상을 그리자면, 언젠가는 고즈넉한 마을 이면도로 1층에 각 공간을 분리해 사무실로 쓰고 싶다. 회의실, 카페, 업무 공간, 바, 라운지 등이 생활가로에 면한, 마을로 열린 사무 공간의 집합 같은 작업 공간.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디아건축사사무소  현재의 사무실은 3층이나, 다른 기회에 사무실 위치가 1층에 자리한다면 공간을 구성할 때 내부 조직뿐만 아니라 도시와의 접점에서 그 공간적 방식을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신아키텍츠  이사를 온 지 이제 1년이 좀 지났다. 아직도 곳곳이 손보고 갖춰야 하는 채로 남아 있는데, 하나씩 천천히 만들어가다 보면 꿈꾸는 작업 공간이 되어 있지 않을까. 일할 때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디자인하고 구성하려 하지만 결국 공간은 사용하는 사람이 완성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삶것건축사사무소  우드숍, 로봇숍 등이 있는 제작 공간과 아주 개인적인 작은 공간이 추가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무실 라운지를 밤에 작은 사우어맥주 전문 펍으로 운영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

월간 「SPACE(공간)」 679호(2024년 06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