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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여가 문화의 변화와 한국 건축 시장의 다양화 과정

글
김정은 편집장
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여가 문화의 변화와 한국 건축 시장의 다양화 과정

 

건축 전문지에 실리는 건축물들이 우리 일상의 건축을 대변할 수 있을까? 때로는 전문지가 집중하는 건축물이 건축 문화의 최전선일 수는 있으나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건축물의 극히 일부만을 다루고 있으므로 많은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아닌지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선의 끝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알람을 울리기도 한다.

 

「SPACE(공간)」는 지난해 5월 일상과 여가 생활의 주요 무대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카페를 다룬 바 있다(「SPACE」 666호 참고).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카페 현상’은 독특한 공간에서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여가 수요를 반영하고, 새로운 건축적 시도 자체가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는 카페 건축은 건축 실험의 배양토가 되고 있다.

 

올해 2월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의 작업을 비평했던 천의영(경기대학교 교수)은 “명품 건축 시장과는 결이 다른 한국의 대중 건축 시장”의 가능성을 짚었다(「SPACE」 675호 참고). 독특한 형태를 드러내고 익숙한 재료를 색다르게 사용한 그들의 여러 카페와 스테이는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건축적 경험 자체가 방문의 목적이 되는 설계 영역의 확장을 보여준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설해원 역시 여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욕구를 보여주는 사례다. 골프 리조트에서 출발해 여러 건축가와 협업하며 복합문화 관광단지로의 진화를 꿈꾸는 설해원은 기능과 효율 중심의 얼개와 인테리어 설계의 결합으로 정형화되었던 리조트 건축의 패러다임 변화를 알린다. 골프 코스와 클럽하우스, 여러 형태의 숙소, 편의시설을 포함하는 리조트는 건축가에게 복합적인 과제를 부여한다. 민현준(홍익대학교 교수)은 최근 소비적 여가 활동에 대한 소위 부유층의 요구와 개성은 뚜렷해졌는데, “골프 클럽의 경우 존재와 접근성만으로도 만족을 느끼던 고객들이 이제는 라운딩만이 아니라 고급 취향을 반영한 아늑한 숙박 공간에 머물며 아름다운 풍광과 미식을 즐기고 힐링까지 추구하는 개인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전환점에 선 설해원에서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 대표)은 기존 클럽하우스를 리노베이션(2022)하고, 고급화된 숙박 수요를 감당할 설해별담(2023)을 설계했다. 그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2016),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2017), 시간의 정원(2022) 등 아이디어를 구조와 재료 실험을 통해 미학적 결과로 이끄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에는 베이지색 스터코와 붉은색 스페니시 기와로 대표되는 기존 클럽하우스에 글루램 중목구조를 활용해 상징적인 진입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필요와 동선에 맞춰 철골조와 철근콘크리트조 등 여러 구조를 결합했다. 설해별담에서는 세 가지 타입의 주택을 제시했는데, 클럽하우스와의 조형적 연관 속에서 전체 경관을 조율하는 단지 설계적 접근을 보여주었다. 민현준은 “이정훈은 초기작들에서 보이던 기본적인 건축 기술에서 시작해, 한국의 건설 시장의 한계에 순응하기보다는 스스로 건축 산업의 토양을 개척해가며 외피에서 전체 건축으로 조형 어휘를 확장해간다”고 평한다.

 

최근 여가 수요와 결합한 카페와 스테이, 리조트 등은 높은 건축적 완성도를 필요로 하지 않던 사각지대에 건축가들을 끌어들이고, 건축가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높은 이러한 영역에서 실험을 거듭하며 다시 공간의 수요와 시장의 지형도를 바꾼다.

 

또 다른 사례로 이번 호에 소개되는 SETT 문화공간&서분당 유리치 그린캠퍼스(2022)는 부동산 개발 전문 회사인 유리치의 브랜딩을 위해 여러 시설이 복합된 대형 카페 형식을 취했다. 설계를 맡은 건축공방(공동대표 박수정, 심희준)은 ‘자연 풍경을 건축에 통합’한다는 목표 아래, 일반적인 커튼월 파사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적 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들의 축적이 한국 건축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SPACE」의 알람을 주시해 주길 권한다.

 

편집장 김정은

 

 

 

 

「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목차

 

006  EDITORIAL

008  NEWS

 

024  PROJECT

SETT 문화공간&서분당 유리치 그린캠퍼스 - 건축공방

SETT Cultural Space & Seobundang Urich Green Campus – ArchiWorkshop

 

036  PROJECT

대천항 관공선 통합사무실 - 코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Public Vessel Office of Daecheonhang Port – KODE Architects

 

046  FEATURE

자연 속 휴식, 환대의 풍경을 그리다: 설해원과 조호건축사사무소

Drawing a Landscape of Hospitality and Relaxation in Nature: Seolhaeone and JOHO Architecture

 

048  FEATURE: PROLOGUE

문화로 성장하는 리조트의 미래_ 방유경

The Future of Resorts with the Growth of Culture_ Bang Yukyung

 

054  FEATURE: ESSAY

전체와 부분의 통합적 구축_ 이정훈

An Integrated Construction of the Whole and Its Components_ Lee Jeonghoon

 

060  FEATURE: PROJECT

설해원 클럽하우스 증축

Seolhaeone Clubhouse Extension

 

070  FEATURE: PROJECT

설해별담

Seolhae Byuldam

 

088  FEATURE: CRITIQUE

티모스를 향하여_ 민현준

Toward the Thymos_ Mihn Hyunjun

 

094  LIFE

자연스러운 건축을 향한 재료 탐구: 오디움_ 구마 겐고, 원성연 × 박지윤

Exploring Materials for a Natural Architecture: Audeum_ Kuma Kengo, Won Sungyeon × Park Jiyoun

 

102  REPORT

에콰도르의 전통 수상 공동체를 보존하는: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_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 × 김보경

Preserving Ecuador’s Traditional Floating Communities: Natura Futura Arquitectura + Juan Carlos Bamba Vicente_ Juan Carlos Bamba Vicente × Kim Bokyoung

 

110  REPORT

일본과 서구 건축을 절충한 한반도 집: ‘청파동 주택, 1930~2024’ 포럼_ 박지윤

A House on the Korean Peninsula with an Eclectic Combination of Japanese and Western Architecture: ‘Cheongpadong House, 1930 – 2024’ Forum_ Park Jiyoun

 

118  RELAY INTERVIEW: I AM AN ARCHITECT

건축가계의 외연을 넓히는_ 민성휘 × 김보경

Expanding the Scope of the Architect’s Field_ Min Sunghwi × Kim Bokyoung

 

124  SERIES: The Possibilities Inherent in Extinction, Mid-Size City Forum 04

소거 계획_ 이장환, 이상현

Erasing Plan_ Lee Janghwan, Lee Sanghyun 

 

 

월간 「SPACE(공간)」 681호(2024년 08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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